북핵- 이제는 '친북(親北)세력'이 말할 차례이다
한반도의 남북 대치상황에서 최초의 공식적인 핵 발언은 트루먼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나왔다. 그는 한국전쟁 5개월만인 1950년 11월30일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에서 핵(核)사용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바로 이 말에 김일성이 크게 충격을 받은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2004. 12 몽드·디플로마티크誌- 브루스 커밍스 기고 참조)
6.25전쟁 당시 UN군 총사령관이었던 맥아더 역시 그해 겨울 중공군의 남하에 직면하여 10일 안에 전쟁을 종결시키는 방안으로 '원자폭탄(30여발)의 전략적 사용계획'까지 수립했었다.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을 뿐이다. 핵무기 사용계획은 1953년 휴전되기 이전까지 수차 반복 검토됐다. 미국은 당시 450개의 원자탄을 보유하고 있었다.
김일성은 남침 야욕이 실패로 돌아가자 '원자·물리학연구소 설치'(1955년 4월) '소련과의 원자력협정 체결' 및 '연구인력 250명 소련 유학조치'(1956년 3월) '소련과의 원자력 연구단지(寧邊) 건립협정'(1959년 9월) 등 핵 개발을 위한 후속조치들을 진척시켜 나갔다.
자유월남이 패망하던 1975년 김일성은 중국을 방문하여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잃는 것은 군사분계선이고, 얻는 것은 통일이다"면서 남침 속내를 드러내어 보였다. 그해는 북한이 1962년 최초의 연구용 소형 원자로를 도입한지 10여년만에 최초의 소량 플루토늄 추출에 성공한 해이기도 했다. 김일성은 이때 핵 개발의지를 더욱 공고하게 다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시 미국(슐레진저 국방장관)은 북한이 베트남전쟁이 월맹(越盟)의 승리로 돌아간데 고무되어 남침(南侵)야욕에 사로잡혀있을 때 "만일 북한이 한국을 재침(再侵)한다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월남 패망 직후 전쟁 억지 차원에서 나온 경고였다.
북한은 80년대 들어 당시 비밀리에 원폭을 개발하던 파키스탄에 기술자들을 보내 원자력 기술을 익히는 등 약 2천5백 명의 연구인력을 투입하여 내밀하게 본격적으로 핵 개발을 추진했다. 그 결과 1987년 말 4천㎾용량의 연구용 원자로 완공을 보았고, 몇 차례 개량을 거쳐 이제 5MW급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다.
1987년 김일성은 연구용 원자로 완공에 고무되어 "핵은 조국(적화)통일을 위해 필수적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북한 핵이 자위(自衛)수단이 아닌, 남침 수단임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그들이 겨냥하는 대상이 미국도 일본도 아닌, 남한임을 말해준다.
그 후 김일성은 1990년을 전후하여 동구권(東歐圈)이 붕괴되고 대한민국이 소련(1990년)에 이어 중국(1992년)과 수교하자 "동맹국으로부터 배신당했다"는 충격과 함께 "믿을 것은 핵(核)밖에 없다"고 자탄하고 가일층 핵 개발 의지를 다지기에 이른다.
북한이 핵과 동시에 개발중인 핵폭탄 운반수단(탄도미사일) 역시 1981년 이집트에서 340km급 소련제 스쿠드-B형 미사일을 들여온 후 수차 개량하여 이제는 사정거리가 미국 본토를 횡단할 수 있는 6천∼1만km급 대포동 2호 탄도미사일을 확보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국제사회에서 그들 체제를 보장받기 위한 정해진 수순(手順)일 뿐, '과시용'일 수가 없다. 북한 핵은 인도나 파키스탄의 핵 개발과는 달리 미국에게도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미국의 대북(對北)압박'은 충분히 이유 있는 것이다.
저간의 상황이 이러한데도 그간 우리사회에서는 허울좋은 '민족공조론'이 위세를 떨쳐왔고 심지어 '민족 핵(核)'이라는 조어(造語)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참으로 어이없는 '안보 불감증' '안보 무시'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의 핵보유 선언 이후 정부와 집권여당 일각에서 나온 반응은 "정말인지 두고 보아야 한다" "전에도 그런 말을 수 없이 했다" "북한의 핵 수준이 유치하여 그 부피가 너무 커 실전에 유효하지 않다" "북한의 핵 보유 선언과 관계없이 경협은 계속된다" "개성공단은 중단할 수 없다" 등 북한을 옹호하는 발언일색이었다. 북한의 핵실험 외신보도가 나온 이후로도 정부 고위층은 계속 침묵하고 있다. 좀처럼 납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현존하는 안보위협을 애써 평가절하 해가며 덮으려드는 '안보 자폐증(自閉症) 환자들'이 왜 이리도 많은가. 아사자(餓死者) 속출과 공개처형 그리고 인간생체실험이 난무하는 북한에 대해 한없이 호의적인 그들이다.
자유 없이 인간 이하의 박제(剝製)된 삶을 살아야하는 북한동포들의 인권에는 외면하면서 김정일 체제에는 민족공조를 앞세워 '결사옹위(決死擁衛)'로 나서는 친북세력- 이제는 그대들이 답변할 차례이다. 북한 핵이 이제 누구를 향해 날아들 것인가를. (konas)
정 준(코나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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