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남재중의 마지막 칼럼>對北 쌀·비료 지원의 숨겨진 진실

`北인권법안' 산파역 美동포 남재중 박사 별세

Written by. 남재중   입력 : 2005-06-08 오후 4:46:57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6
 지난해 미국 상원을 통과한 북한인권법안 초안을 작성한 재미동포 북한 인권운동가인 이지스(AEGIS)재단의 남재중 박사(사진)가 6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10시경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별세했습니다. (향년 60세)

▲남재준 박사, 美AEGIS재단 대표
 남재두 전 국회의원의 동생인 남 박사는 고려대 의대를 나와 1974년 미국으로 이민가 1983년부터 워싱턴에서 이비인후과를 운영해 왔으며, 민주평통 미주지역 자문위원을 역임하기도 했습니다. 남 박사는 1998년 귀국했다가 북한 여성들이 중국에서 50달러에 팔린다는 얘기를 듣고 이듬해 재미동포들을 규합, 탈북동포 보호를 위한 이지스(AEGIS)재단을 만들었습니다.

 재단은 탈북자의 인권실상을 알리는 데 주력하면서 직접 의약품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쳤고, 워싱턴 포스트지에 처음으로 탈북 여성들의 인신매매 기사가 실리도록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미국방문을 주선한 남 박사는 지난해 북한의 한국민족민주전선(한민전)이 발표한 `6ㆍ15시대의 민족반역자 20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남 박사는 오는 7월 19일부터 워싱턴 프리덤하우스에서 열리는 북한 인권관련 행사를 준비해 왔는데, 이 행사는 미국 국무부로부터 197만 달러를 지원받았으며 가을에는 한국에서도 열릴 예정이였습니다.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혼신을 다해온 故 남재중 박사의 명복을 빌며 그 분이 남긴 마지막 칼럼이 <미래한국> 6월 4일자에 실려있어 아래에 전재합니다.(편집자 주)

 對北 쌀·비료 지원의 숨겨진 진실

▲ 북한으로 보낼 비료가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 최근 남북실무자회담을 통해 북한에 비료 20만 톤을 지원키로 하고 즉시 선적에 들어갔다. 조국의 운명이 걸린 북한 핵문제는 아랑곳않고 비료만 선뜻 내주는 것이 과연 옳은 정책이냐는 논란은 별개로 하고, 북한의 황폐해진 농토는 비료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대북 비료지원의 성격에 대해 분명하게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비료지원을 이른바 ‘인도적 지원’ 품목에 포함시키는 것은 세계역사상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이론이란 점이다.

 비료가 화약원료로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지난번 용천 폭발사고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그만큼 주의를 요하고 분배·사용과정에 대한 철저한 투명성이 요구되는 물품이다. 얼마전 한 관계부처 공무원을 만날 기회가 있어 이 문제를 제기했더니 답변이 가관이었다. “아직 미국 정부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니 괜찮지 않느냐”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국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 지원되는 물자는 ‘인도적 지원’이라는 이름만 붙이면 무조건 수용하는 대부분의 국민 인식도 문제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언론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

 비료를 화약제조 물질로 전용(轉用)하지 않더라도 다른 문제가 있다. 지난 수년의 전례를 보면, 이 ‘인도적 차원’의 지원비료를 북한당국이 실수요자인 농민에게 무상으로 분배하지 않고 돈을 받고 팔았던 일들이 있었다. 한국 국민들이 낸 세금이 결국 북한의 정권유지 비용으로 사용된 것이다.

 ‘인도적 지원’이라는 포장하에 국민의 귀와 입을 막고 있는 다른 사례가 또 있다. 대북 쌀지원이 그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가 하고 있는 북한 식량 지원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세계식량기구(WFP)를 통해 지원하는 것과 장기저리 융자방식이 있다. 한국 정부는 2001년 10월 북한 당국과 맺은 장기저리융자 방법을 사용해 매년 30만~40만 톤에 달하는 쌀을 지원해 오고 있다.

 한국 정부가 국내 쌀값이 비싸니 국제 현물가격으로 처리하고 그 차액은 국민 세금으로 상쇄한다는 것은 상당히 알려진 사실이다. 2001년 남북간 쌀지원 협상 당시 북한당국은 현물차관 방식에 강력히 반대했다고 한다. 반면 우리 정부는 당시 국내에서 큰 문제가 되어 있던 결식아동, 노숙자 문제 등으로 대북 무상지원이 국민감정에 좋지 못하게 비쳐질 수 있을 것을 우려해 현물차관 형식을 택했다고 한다.

 기가 막힌 것은 이런 현물차관 방식을 거부하는 북한 당국을 설득한 한국 정부의 논리였다. 한국 정부측은 북한측에 “이렇게 빌려주는 돈은 받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니 형식적인 절차만 밟아 달라”고 해서 계약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 입장에서 현물차관은 대북지원 누계에도 잡히지 않으니 국회에서 통과된 대북지원 상한선(연간 5,000억 원)을 피해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생각했다고 추측된다.

 그 후 수 년 동안 한국 정부는 현물차관 형식으로 대북 쌀지원을 해 왔다. 도대체 이 명목으로 북한에 나간 차관 누계가 얼마가 되는지, 차기 정부에서 반드시 규명해야 할 문제이다.

 앞에서 본 대북 쌀과 비료지원의 ‘진실’은 한국 정부가 국민과 국제사회를 속이고 있는 전형적인 예이다. 특히 현물차관 형식은 큰 문제이다. 북한 당국 입장에서 보면 비록 돈은 남측에서 나왔지만 ‘내가 내 돈으로 샀으니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고, 남측 입장에서 보면 분배에 대해 가타부타 할 명분을 상실하는 셈이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영상매체에서 한국에서 지원된 쌀이 포장도 뜯기지 않은채 북한 장마당에서 포대째 팔리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그런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입도 벙긋 못하는 것이 한국 정부다. 전임 김대중 대통령은 ‘포장째 팔리고 있으니 이는 한국이 잘 산다고 북한 국민에게 알린는 셈’이라는 식으로 자화자찬까지 했다.

 굶주림에 죽어가는 북한 동포를 지원하자는 대의명분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만 그 분배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도적 차원’이라는 이름으로 지원되는 물품들이 실제로 필요한 사람에 전달되는지를 알고자 한다.

 국제사회는 이제 그런 대북지원의 투명성 확보에 한국 정부가 장애가 된다는 점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나아가 북한 정권이 ‘인도적 지원’ 물품까지도 팔아 정권유지비용으로 충당하고 이를 한국 정부가 일조하는 결과는 장기적으로 남북관계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한국 정부와 국민들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남재중 (Jae Nam, 美 이지스재단 대표)

▲국내에 들어와 탈북자 인권운동을 펼칠때의 남재중 박사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ㅠ.ㅠ   

    제가 좋아하던 분이었는데 너무 놀랐습니다.. 남 박사님이 이루시고자 했던 북한인권을 향한 소망이 꼭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6-09 오후 5:52:11
    찬성0반대0
  • 우리민족끼리    수정

    북한이 무너지면 당연히 한국으로 흡수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국제적으로 보면 안 그렇다. 북한은 중국과 동맹국이고 식량 에너지 등 모든 것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민심도 중국을 향하고 있기에 한국이 아니라 동북 제4성으로 흡수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통일한국을 실현시키려면 북한이 한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

    2005-06-09 오후 3:50:47
    찬성0반대0
  • 강미경    수정

    남선생님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겁니다. 머지 않아 김정일 독재가 무너지고 북한에 자유와 민주화가 이뤄질 것입니다.. 하늘나라에서 지켜봐 주십시요. 삼가 명복을 빕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6-09 오전 8:44:12
    찬성0반대0
  • 김경중    수정

    남 선생님은 자신의 명예보다는 실제 탈북자들을 돕고 북한 인권, 민주화 운동이 실질적인 전진을 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주셨습니다. 그 때문에 남 선생님은 더더욱 저희 젊은이들의 사표가 되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남 선생님! 부디 편히 잠드소서... </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

    2005-06-08 오후 6:25:41
    찬성0반대0
  • 팔도인   

    그대의 뜻 하늘에서 반드시 이루시길....</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6-08 오후 6:16:11
    찬성0반대0
12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