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韓美정상회담, 그 의미와 평가
또 하나의 미봉책(彌縫策)이어서는 안 된다
Written by. 홍관희
입력 : 2005-06-12 오전 10:36:44
“10년만에 가장 중요한 회담”으로 일컬어질 만큼 주목을 끈 한·미 정상회담이 6월 10일 열렸다. 한·미 정상은 일단 ‘북핵 불용’의 원칙을 재천명하면서도, 동시에 ‘평화·외교적 해결’ 원칙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북핵 불용’과 ‘평화적 해결’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의 2가지 원칙으로 제시되었으나, 북한의 핵 不포기 의지와 지속적인 핵무장 기도로 인해, 이 2가지 원칙은 양립할 수 없는 그리하여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곧 평화적인 방법만으로는 북한 핵개발을 저지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북핵 저지를 위해 非평화적 방법까지 동원할 것인가? 아니면 ‘평화적 해결’을 고수(固守)한 나머지 북한 핵무장을 용인·방치하고 말 것인가? 하는 선택이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한국의 요청에 따라 ‘평화적 해결’ 원칙에 서 있었다. 2002년 10월 북한의 우라늄농축 비밀 핵개발 인정으로 제2차 核위기가 발발한 이래, 2003년 북한의 NPT 재탈퇴와 IAEA 사찰 요원 및 시설들의 강제추방과 퇴거, 2004년 6월 제3차 회담 이후의 6자회담 참가 거부, 그리고 금년 2월 ‘핵보유’ 공식 선언과 핵실험 준비설에 이르기까지, 북한은 한·미 양측이 ‘평화적 설득’에 매달리는 동안 사실상 핵보유 진입에 성공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냉정히 평가할 때, 북핵의 ‘평화적 해결’ 원칙은 이미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정이 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제3차 6자회담에서 미국이 구체적이고 단계별 대북지원책(북핵 포기시) 곧 ‘포괄적 해법’을 제시한 바 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하였고, 이후 한반도주변 정세의 틈새를 이용, 핵무장 드라이브에 매진해왔기 때문이다.
이제, 북핵을 저지하려 한다면, UN안보리 회부나 각종 제재가 불가피하게 되었고, 이러한 억지책을 원하지 않는다면, 북핵을 용인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한·미 정상은 또 다시 ‘북핵 불용’과 ‘평화적 해결'이라는 현실적으로 양립되지 않는 2가지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고자 하였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주는 의미는 양국이 각자의 북핵 대응책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것이 부담이 됨에 따라, 원칙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또 하나의 미봉책으로 마무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마무리는 북핵 문제가 원만히 해결된다면, 한·미 동맹관계의 새로운 출발을 향한 토대가 될 수도 있겠으나, 북핵 해결이 여의치 않을 경우, 상황은 간단하지 않으며 위험하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북한 핵무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단과 선택이 없는 미봉과 지연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경우에 따라 더 큰 파국을 초래할 충분한 잠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미 양국의 견해 차와 지속되는 불투명한 대응의 틈새를 활용, “미국이 북핵 先포기를 요구할 경우, 핵문제 해결 안 된다”는 ‘적반하장’식의 보다 강경한 입장을 천명하고, “미·북간 상호 핵군축”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들고 나옴으로써, 핵보유를 기정사실화시키고, 핵문제 해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미 보유한 핵무기 이외에 “추가로 핵무기를 제조할 것”임을 공공연히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북핵에 대한 한·미 양국의 결단(決斷)의 지연은 상기 언급한 대로 북한에게 시간벌기를 허용하고, 북한의 핵무장 기도를 방치하는 동시에, 미국의 정책수립가들에게 깊은 좌절감을 가져다 줄 것이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북핵 인내’에 한계를 가져오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북한과의 평화적 남북회담과 설득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한국정부에게 있어, 향후 또 다른 설득의 실패는 더 이상 ‘평화적 해결’이 먹히지 않는다는 ‘명분의 상실’과 국제사회로부터의 신뢰 약화, 그리고 고립이라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현재의 북한 태도로 볼 때, 남북대화를 통해 북한이 핵포기를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이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에 관한 한, 한·미 양국은 현재 분명히 다른 해법을 추구하고 있음에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러한 차이를 봉합하는 마지막 기회로 삼은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러한 봉합이 실패할 경우, 결과는 더 큰 파국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은 시간벌기와 한·미 양국의 틈새를 최대한 활용하려 하고 있다. 그만큼 북핵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 되어가고 있으며,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되는 한계선에 다다르고 있다. “시한폭탄이 째깍거리고 있다”는 표현(「조선일보」, 6.11)은 이러한 긴박한 한반도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Konas)
洪官憙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동안 ‘북핵 불용’과 ‘평화적 해결’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의 2가지 원칙으로 제시되었으나, 북한의 핵 不포기 의지와 지속적인 핵무장 기도로 인해, 이 2가지 원칙은 양립할 수 없는 그리하여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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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미 양국은 한국의 요청에 따라 ‘평화적 해결’ 원칙에 서 있었다. 2002년 10월 북한의 우라늄농축 비밀 핵개발 인정으로 제2차 核위기가 발발한 이래, 2003년 북한의 NPT 재탈퇴와 IAEA 사찰 요원 및 시설들의 강제추방과 퇴거, 2004년 6월 제3차 회담 이후의 6자회담 참가 거부, 그리고 금년 2월 ‘핵보유’ 공식 선언과 핵실험 준비설에 이르기까지, 북한은 한·미 양측이 ‘평화적 설득’에 매달리는 동안 사실상 핵보유 진입에 성공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냉정히 평가할 때, 북핵의 ‘평화적 해결’ 원칙은 이미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판정이 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제3차 6자회담에서 미국이 구체적이고 단계별 대북지원책(북핵 포기시) 곧 ‘포괄적 해법’을 제시한 바 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하였고, 이후 한반도주변 정세의 틈새를 이용, 핵무장 드라이브에 매진해왔기 때문이다.
이제, 북핵을 저지하려 한다면, UN안보리 회부나 각종 제재가 불가피하게 되었고, 이러한 억지책을 원하지 않는다면, 북핵을 용인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한·미 정상은 또 다시 ‘북핵 불용’과 ‘평화적 해결'이라는 현실적으로 양립되지 않는 2가지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고자 하였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주는 의미는 양국이 각자의 북핵 대응책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한·미 동맹을 훼손하는 것이 부담이 됨에 따라, 원칙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또 하나의 미봉책으로 마무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마무리는 북핵 문제가 원만히 해결된다면, 한·미 동맹관계의 새로운 출발을 향한 토대가 될 수도 있겠으나, 북핵 해결이 여의치 않을 경우, 상황은 간단하지 않으며 위험하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북한 핵무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단과 선택이 없는 미봉과 지연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경우에 따라 더 큰 파국을 초래할 충분한 잠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미 양국의 견해 차와 지속되는 불투명한 대응의 틈새를 활용, “미국이 북핵 先포기를 요구할 경우, 핵문제 해결 안 된다”는 ‘적반하장’식의 보다 강경한 입장을 천명하고, “미·북간 상호 핵군축”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들고 나옴으로써, 핵보유를 기정사실화시키고, 핵문제 해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미 보유한 핵무기 이외에 “추가로 핵무기를 제조할 것”임을 공공연히 천명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북핵에 대한 한·미 양국의 결단(決斷)의 지연은 상기 언급한 대로 북한에게 시간벌기를 허용하고, 북한의 핵무장 기도를 방치하는 동시에, 미국의 정책수립가들에게 깊은 좌절감을 가져다 줄 것이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북핵 인내’에 한계를 가져오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북한과의 평화적 남북회담과 설득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한국정부에게 있어, 향후 또 다른 설득의 실패는 더 이상 ‘평화적 해결’이 먹히지 않는다는 ‘명분의 상실’과 국제사회로부터의 신뢰 약화, 그리고 고립이라는 치명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현재의 북한 태도로 볼 때, 남북대화를 통해 북한이 핵포기를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이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에 관한 한, 한·미 양국은 현재 분명히 다른 해법을 추구하고 있음에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러한 차이를 봉합하는 마지막 기회로 삼은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러한 봉합이 실패할 경우, 결과는 더 큰 파국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은 시간벌기와 한·미 양국의 틈새를 최대한 활용하려 하고 있다. 그만큼 북핵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 되어가고 있으며, 결단하지 않으면 안 되는 한계선에 다다르고 있다. “시한폭탄이 째깍거리고 있다”는 표현(「조선일보」, 6.11)은 이러한 긴박한 한반도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Konas)
洪官憙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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