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군 사건사고 정치·사회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Written by. 김철
입력 : 2005-06-20 오후 1:14:44
군에서 잇달아 발생한 어처구니 없고 무지막지한 사건들이 국민 모두를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들고야 말았다.
고참에게 불만을 품은 병사가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8명이라는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끔직한 일이 휴일인 20일 새벽 전방부대에서 발생했다. 이보다 며칠 앞서 북한군 병사가 강원도 철원의 비무장지대(DMZ)를 넘어와 무려 4일동안이나 배회하다 주민의 신고로 가까스로 검거되는 일도 있었다. '인분사건'과 내무반 폭력사건 등으로 한동안 사회문제가 됐던 병영에서 또다시 극도로 원시적인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통탄을 금 할 수가 없다. 우리 군이 24시간 철통같은 경계를 펴고 있다는 DMZ의 철책선을 일개 북한군 병사가 어떻게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는지도 궁금한 일이지만 군복 차림의 병사가 그렇게 오래 우리 지역에서 활보할 수 있었는지 생각할수록 기가 막힐 노릇이다. 동해상에서 술에 취한 어부가 어선을 몰고 군 경계망을 뚫고 북한으로 넘어간 사건이 불과 두달전에 있었음을 명백히 기억하고 있는 국민으로서는 군의 경계태세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서해 최전방 해군기지가 있는 대청도에서는 지난 8일 해군의 조업구역 통제에 불만을 품은 어민들이 불법 해상시위를 벌이는 한편, 고속정 육상기지에 난입하여 장교 4명을 폭행하고 부내 내에서 난동을 일으킨 사건이 있었으며, 이 부대는 지난 5월 중순 경 고속단정(RIB) 1척을 잃어버리고도 한달 동안 쉬쉬하며 숨겨온 사실이 지난 13일에야 밝혀져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어쩌다가 군의 기강과 경계태세가 이런 지경까지 가게 됐는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경기도 연천의 한 부대에서 끔직한 사고를 저지른 김동민(22) 일병은 평소 선임병으로부터 언어폭력 등에 시달려 왔고 자고 있던 선임병의 얼굴을 보고 순간적으로 그간 쌓였던 화를 수류탄 투척과 총기 난사로 풀었던 것으로 육군은 밝혔다. 우발적 사고라는 육군의 발표내용에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김 일병이 이런 참혹한 사건을 저지르기까지 군 지휘책임자는 과연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군 내부에서의 폭력을 근절시키겠다고 한 군의 천명은 결국 공염불에 그치고야 말았다.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을 문제의 김 일병 한 사람에게 전가하기에는 군 내부의 문제가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와 군 입대를 앞둔 자식을 둔 부모에게 군은 무엇이라고 얘기할 것인가.
북한군 병사가 아무런 제지 없이 우리 지역으로 내려와 활보하다 검거된 사건은 군 내부 폭력 못지 않게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남북교류로 남북 관계가 종전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상황에 있는 한 우리 군은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하는 게 당연하다. 문제의 지역은 지난해 10월 월북한 '신원미상 민간인'에 의한 3중 철책 절단사건이 발생했던 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고 한다. 군은 당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경계강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 효과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야 말았다.
군은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될수록 국민이 느끼는 허망함과 안보 불안감은 커져간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도록 자식을 독려해 군에 보내는 부모의 심정은 군내 폭력과 사고로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고 만다는 점을 군 간부는 명심해야 한다. 일개 북한군의 침입이라고 단순하게 치부하기에는 군의 경계태세에 심각한 문제가 없는지 전면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군은 이번 사건들을 단순히 우발적인 것이라고 치부해서는 절대 안된다. 근본적으로 뭔가 큰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군 내부 폭력은 군 전체의 사기와 직결돼 있는 것이고 철책선의 허점은 우리의 안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가슴 속 깊이 새겨둬야 한다.
6·15만 있고 6·25와 주적은 없다는 최근의 정치·사회적 분위기가 장병들에게 '안보 불감증'으로 전염된 게 아닌가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장차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게 옳은 일일 것이나, 그렇다고 해서 군까지 경계태세를 소홀히 하거나 인민군마저 열린마음으로 대하는 것은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비슷한 유형의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군 당국이 여러 가지 보완대책을 마련한다고 했음에도 이처럼 사고가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은 이같은 정치·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다는 증거이다.
이제 또 군에서는 철책선이 뚫리고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한 대책이 곧 발표될 것이다. 장병 교육과 훈련, 지휘관리 감독 등으로 군기를 다잡겠다는 대책일 것이다. 그러나 차제에 군 기강이 이처럼 해이된 것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도 심층적으로 분석해 종합적인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다시말해 왜 장교들이 병사들의 군기강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병사들은 왜 그렇게 나사가 풀렸는지, 그것은 우리 사회와 정치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닌지를 반성하고 따져보아야 하는 것이다.
작년에 해군이 NLL을 침범한 북한 함정을 격퇴시키고도 징계를 받아야 했으며, 얼마전엔 광주에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기지를 무단으로 침범한 통일연대, 한총련 등 불법시위자들을 경찰이 한동안 검거도 하지 않은 것들이 안보의식을 형편없이 만드는 결과를 낳은 게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6·25를 불과 며칠 남기고 온 나라가 6·15통일 축전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며 '우리민족끼리'를 외친 결과가 병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반성해야 한다. 간첩을 민주투사로 둔갑시킨 국가인권위원회가 병사들의 인권문제를 들고 나온 게 군내 인권개선에 얼마나 도움을 줬을까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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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참에게 불만을 품은 병사가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8명이라는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끔직한 일이 휴일인 20일 새벽 전방부대에서 발생했다. 이보다 며칠 앞서 북한군 병사가 강원도 철원의 비무장지대(DMZ)를 넘어와 무려 4일동안이나 배회하다 주민의 신고로 가까스로 검거되는 일도 있었다. '인분사건'과 내무반 폭력사건 등으로 한동안 사회문제가 됐던 병영에서 또다시 극도로 원시적인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통탄을 금 할 수가 없다. 우리 군이 24시간 철통같은 경계를 펴고 있다는 DMZ의 철책선을 일개 북한군 병사가 어떻게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는지도 궁금한 일이지만 군복 차림의 병사가 그렇게 오래 우리 지역에서 활보할 수 있었는지 생각할수록 기가 막힐 노릇이다. 동해상에서 술에 취한 어부가 어선을 몰고 군 경계망을 뚫고 북한으로 넘어간 사건이 불과 두달전에 있었음을 명백히 기억하고 있는 국민으로서는 군의 경계태세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서해 최전방 해군기지가 있는 대청도에서는 지난 8일 해군의 조업구역 통제에 불만을 품은 어민들이 불법 해상시위를 벌이는 한편, 고속정 육상기지에 난입하여 장교 4명을 폭행하고 부내 내에서 난동을 일으킨 사건이 있었으며, 이 부대는 지난 5월 중순 경 고속단정(RIB) 1척을 잃어버리고도 한달 동안 쉬쉬하며 숨겨온 사실이 지난 13일에야 밝혀져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어쩌다가 군의 기강과 경계태세가 이런 지경까지 가게 됐는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경기도 연천의 한 부대에서 끔직한 사고를 저지른 김동민(22) 일병은 평소 선임병으로부터 언어폭력 등에 시달려 왔고 자고 있던 선임병의 얼굴을 보고 순간적으로 그간 쌓였던 화를 수류탄 투척과 총기 난사로 풀었던 것으로 육군은 밝혔다. 우발적 사고라는 육군의 발표내용에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김 일병이 이런 참혹한 사건을 저지르기까지 군 지휘책임자는 과연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군 내부에서의 폭력을 근절시키겠다고 한 군의 천명은 결국 공염불에 그치고야 말았다.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을 문제의 김 일병 한 사람에게 전가하기에는 군 내부의 문제가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와 군 입대를 앞둔 자식을 둔 부모에게 군은 무엇이라고 얘기할 것인가.
북한군 병사가 아무런 제지 없이 우리 지역으로 내려와 활보하다 검거된 사건은 군 내부 폭력 못지 않게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남북교류로 남북 관계가 종전보다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상황에 있는 한 우리 군은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하는 게 당연하다. 문제의 지역은 지난해 10월 월북한 '신원미상 민간인'에 의한 3중 철책 절단사건이 발생했던 곳에서 그리 멀지 않다고 한다. 군은 당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경계강화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그 효과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야 말았다.
군은 이런 일이 되풀이되면 될수록 국민이 느끼는 허망함과 안보 불안감은 커져간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도록 자식을 독려해 군에 보내는 부모의 심정은 군내 폭력과 사고로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고 만다는 점을 군 간부는 명심해야 한다. 일개 북한군의 침입이라고 단순하게 치부하기에는 군의 경계태세에 심각한 문제가 없는지 전면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군은 이번 사건들을 단순히 우발적인 것이라고 치부해서는 절대 안된다. 근본적으로 뭔가 큰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군 내부 폭력은 군 전체의 사기와 직결돼 있는 것이고 철책선의 허점은 우리의 안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가슴 속 깊이 새겨둬야 한다.
6·15만 있고 6·25와 주적은 없다는 최근의 정치·사회적 분위기가 장병들에게 '안보 불감증'으로 전염된 게 아닌가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 장차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는 게 옳은 일일 것이나, 그렇다고 해서 군까지 경계태세를 소홀히 하거나 인민군마저 열린마음으로 대하는 것은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비슷한 유형의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군 당국이 여러 가지 보완대책을 마련한다고 했음에도 이처럼 사고가 그치지 않고 있는 것은 이같은 정치·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다는 증거이다.
이제 또 군에서는 철책선이 뚫리고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것에 대한 대책이 곧 발표될 것이다. 장병 교육과 훈련, 지휘관리 감독 등으로 군기를 다잡겠다는 대책일 것이다. 그러나 차제에 군 기강이 이처럼 해이된 것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도 심층적으로 분석해 종합적인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다시말해 왜 장교들이 병사들의 군기강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병사들은 왜 그렇게 나사가 풀렸는지, 그것은 우리 사회와 정치가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닌지를 반성하고 따져보아야 하는 것이다.
작년에 해군이 NLL을 침범한 북한 함정을 격퇴시키고도 징계를 받아야 했으며, 얼마전엔 광주에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기지를 무단으로 침범한 통일연대, 한총련 등 불법시위자들을 경찰이 한동안 검거도 하지 않은 것들이 안보의식을 형편없이 만드는 결과를 낳은 게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6·25를 불과 며칠 남기고 온 나라가 6·15통일 축전에만 신경을 곤두세우며 '우리민족끼리'를 외친 결과가 병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반성해야 한다. 간첩을 민주투사로 둔갑시킨 국가인권위원회가 병사들의 인권문제를 들고 나온 게 군내 인권개선에 얼마나 도움을 줬을까도 의문이다.
정치 지도자나 사회지도층에서부터 일반 국민들까지 국가안보에 대한 인식이 해이해 지니 병사들도 왜 내가 청춘을 바쳐 군대에 복무해야 하고 밤을 새워 보초를 서야하는지 목표 의식을 잃게 되는 것이다. 군내 사고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있는 부분도 있는 만큼 군 당국 홀로 일부 지휘관들에 대한 지휘관리 책임만 물을 게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 모두가 지혜를 모아 좀 더 근본적인 대처방안을 내 놓아야 한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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