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호국보훈교육의 현주소
Written by. 김태훈
입력 : 2005-06-29 오전 10:55:41
작열하는 태양이 민족의 염원을 달구는 6월이다. 해마다 이 맘 때쯤이면, 몇 해전에 미국 조지아주 스톤 마운틴 공원에서 경험하였던 일이 생각난다. 그 공원은 애틀랜타에서 동쪽으로 약 30km 떨어진 평원 위에 거대한 화강암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약 200m 높이의 바위 전면에는 3명의 기마상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들은 데이비스 남부연맹 대통령, 리 남부군 총 사령관, 그리고 잭슨 장군으로서 모두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의 주요 지도자들이었다.
이 곳에서는 4월부터 10월까지의 기간 동안 거대한 바위에 조각된 기마상을 스크린으로 하여 웅장한 음악과 함께 장대한 레이저 쇼가 펼쳐진다. 저녁 무렵이 되자 수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거대한 바위 스크린 앞의 드넓은 잔디 광장에 모여들었다. 쇼는 "군대에 대한 경례"라는 제목으로 남부인과 미국인으로서의 자긍심 및 정체성을 고양시키는 내용이었다. 가족들은 한데 모여 앉아 남부군이 패하는 모습에서는 숙연한 태도를 보이다가 리 장군이 말을 타고 가는 장면에서는 모두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태평양 전선에서 미군이 승리하여 유황도에 성조기를 꽂는 모습과 함께 국가가 울려 퍼지는 장면에서는 모두 일어서서 함께 국가를 따라 불렀다.
이 쇼는 미국 청소년들에게 오늘의 미국 청소년들에게 오늘의 미국을 가능하게 했던 수많은 선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동시에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는 가슴 뭉클하였던 광경으로 필자에게는 기억되었다.
필자는 그날 숙소로 돌아오며 우리나라 호국보훈교육의 현실을 되돌아보았다. 국립묘지는 신성한 장소이므로 엄숙해야만 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전국에 산재해 있는 공원에서는 지역사정에 따라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의 청소년들이 스톤 마운틴 공원에서와 같이 오늘의 우리나라를 가능하게 했던 순국선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다져볼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마련할 수는 없을까? 이런 상상으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많은 국민들은 학교에서 그런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잇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 초라하다. 필자는 지난해에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과서 중에서 도덕, 국어, 사회, 국사를 대상으로 1차 교육과정기에서부터 현행 7차 교육과정기의 호국보훈관련 내용을 '독립운동', '전쟁참전', '민주화운동', '국가상징' 등 네 영역으로 구분하여 분석을 한 바 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두 가지의 경향성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하나는 '전쟁참전' 영역이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그 비중이 현격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영역은 6·25전쟁, 월남파병 등을 하위요소로 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를 보면, 이에 관한 내용은 제5차 교육과정기 이후 급격히 감소되었고, 특히 제6차 교육과정기에서는 교과서에서 완전히 삭제되었다.
또 하나는 '민주화 영역'이 교과서에서 거의 다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영역은 4·19, 5·18을 하위요소로 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를 보면, 국어와 도덕교과에서는 제1차 교육과정기 이후 현행 제7차 교육과정기에 이르기까지 이에 대한 내용이 교과서에서 전혀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학교에서 6·25전쟁, 월남파병 등 전쟁참전 관련내용과 4·19, 5·18 민주화 운동에 관하여 교과서를 통해서는 거의 배우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민족과 국가는 반만년의 역사 속에서 수없이 많은 생존의 위기를 겪어왔다.
가까이는 구한말부터 조국 광복 때에 이르기까지 국권회복을 위하여 많은 선열들이 목숨을 바쳐 구국항일투쟁을 하였고, 6·25전쟁과 월남전 참전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하여 수많은 용사들이 전쟁터에서 산화하여 갔다.
또한 이 땅에 정의를 확립하기 위하여 4·19와 5·18 민주와 운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중한 새영들이 희생을 당하였다. 우리나라는 이들의 희생 속에서 현재의 모습을 가꾸어 온 것이다. 우리의 미래 또한 이를 발판으로 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선열들의 희생을 기반으로 성장한 조국에서 삶을 누리는 모든 국민은 그들이 지녔던 숭고한 애국정신을 계승하여 국가를 수호하고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당위적 의무를 지니고 있다.
우리가 오늘날 풍요로운 삶을 누리며 참삶(well-being)을 추구할 수 있는 것도 선열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 한 국가의 선진 정도를 알아보는 주요척도는 국민들의 호국보훈의식이다. 거기에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정의, 생명존중, 평화 등의 숭고한 인류의 소망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쯤 공원에서 우리 선열들의 자랑스러웠던 모습을 가슴 뭉클하게 되새길 수 있을까?
김태훈 (공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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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쇼는 미국 청소년들에게 오늘의 미국 청소년들에게 오늘의 미국을 가능하게 했던 수많은 선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동시에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는 가슴 뭉클하였던 광경으로 필자에게는 기억되었다.
필자는 그날 숙소로 돌아오며 우리나라 호국보훈교육의 현실을 되돌아보았다. 국립묘지는 신성한 장소이므로 엄숙해야만 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전국에 산재해 있는 공원에서는 지역사정에 따라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의 청소년들이 스톤 마운틴 공원에서와 같이 오늘의 우리나라를 가능하게 했던 순국선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다져볼 수 있는 교육의 장을 마련할 수는 없을까? 이런 상상으로 아쉬움을 달래야만 했다.
많은 국민들은 학교에서 그런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잇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 초라하다. 필자는 지난해에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는 교과서 중에서 도덕, 국어, 사회, 국사를 대상으로 1차 교육과정기에서부터 현행 7차 교육과정기의 호국보훈관련 내용을 '독립운동', '전쟁참전', '민주화운동', '국가상징' 등 네 영역으로 구분하여 분석을 한 바 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두 가지의 경향성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하나는 '전쟁참전' 영역이 교육과정이 개편될 때마다 그 비중이 현격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영역은 6·25전쟁, 월남파병 등을 하위요소로 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를 보면, 이에 관한 내용은 제5차 교육과정기 이후 급격히 감소되었고, 특히 제6차 교육과정기에서는 교과서에서 완전히 삭제되었다.
또 하나는 '민주화 영역'이 교과서에서 거의 다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영역은 4·19, 5·18을 하위요소로 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를 보면, 국어와 도덕교과에서는 제1차 교육과정기 이후 현행 제7차 교육과정기에 이르기까지 이에 대한 내용이 교과서에서 전혀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중·고등학교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학교에서 6·25전쟁, 월남파병 등 전쟁참전 관련내용과 4·19, 5·18 민주화 운동에 관하여 교과서를 통해서는 거의 배우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민족과 국가는 반만년의 역사 속에서 수없이 많은 생존의 위기를 겪어왔다.
가까이는 구한말부터 조국 광복 때에 이르기까지 국권회복을 위하여 많은 선열들이 목숨을 바쳐 구국항일투쟁을 하였고, 6·25전쟁과 월남전 참전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하여 수많은 용사들이 전쟁터에서 산화하여 갔다.
또한 이 땅에 정의를 확립하기 위하여 4·19와 5·18 민주와 운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중한 새영들이 희생을 당하였다. 우리나라는 이들의 희생 속에서 현재의 모습을 가꾸어 온 것이다. 우리의 미래 또한 이를 발판으로 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선열들의 희생을 기반으로 성장한 조국에서 삶을 누리는 모든 국민은 그들이 지녔던 숭고한 애국정신을 계승하여 국가를 수호하고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당위적 의무를 지니고 있다.
우리가 오늘날 풍요로운 삶을 누리며 참삶(well-being)을 추구할 수 있는 것도 선열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 한 국가의 선진 정도를 알아보는 주요척도는 국민들의 호국보훈의식이다. 거기에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정의, 생명존중, 평화 등의 숭고한 인류의 소망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쯤 공원에서 우리 선열들의 자랑스러웠던 모습을 가슴 뭉클하게 되새길 수 있을까?
김태훈 (공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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