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신화 뒤에는 바다에 목숨바친 장병들이 있었다"
2함대사 서해교전 3주기 추모식.. 정·관계 고위인사 대거 참석
"내 주위에 아무도 서해교전을 알고 있는 사람이 없어요. 그저 동생이 억울하게 죽었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29일 서해교전 3주기를 맞아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 위치한 서해교전 전적비에 오른 조천형 중사 누나는 여전히 가슴속에 앙금이 남아있는 듯 했다. "나라를 위해 죽었다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잖아요. 영광스런 죽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네요." 안고 있는 어린 딸아이의 엉덩이만 연신 토닥거리던 그녀는 북받치는 설움에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 유족들은 서해교전 전적비 뒤편에 위치한 여섯 전사자들의 청동 얼굴 부조를 찾았다. 오전 내내 내린 비로 인해 이들의 얼굴은 흠뻑 젖어있었다.
아들 얼굴의 청동부조 앞에 앉아 연신 손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던 故서후원 중사의 부친 서영석(52)씨는 차가운 아들 얼굴에 파르르 떨리는 입을 맞추고 애달픈 눈물을 흘렸다. 서씨는 "아버지로서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통한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
"도현아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어라." 어깨를 들썩거리며 통곡하던 황도현 모친은 아들의 얼굴 앞에서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얼굴부조를 어루만졌다. 윤영하 소령 모친은 여섯 전사자들의 이마 하나하나에 떨리는 손을 갖다대며 영령들의 평안한 안식을 염원했다.
유족들은 전적비에서 내려다보이는 출항 직전의 군함들을 바라보며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3년 전 오늘 하늘로 보낸 아들의 마지막 출항이 떠오르는 듯 크고 작은 흐느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사방에 짙게 깔린 안개는 부모의 눈물이 되어 방울방울 떨어졌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2함대 사령부에서는 서해교전 제3주기 추모제가 거행됐다. 행사장에는 유가족과 참전장병, 2함대 장병 등 1000명이 참석했다. 특히, 윤광웅 국방부장관과 손학규 경기도지사, 리언 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을 비롯,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 30여명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남북관계를 이유로 참석하기를 거부했던 1,2주기 추모식과는 대조되는 광경이었다.
|
행사장에는 숨진 故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의 사진과 위패가 놓여있었으며, 그 양 옆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각 부처 장관들과 국회의원들의 조화가 나열됐다. 이날 추모식은 대통령 메시지 낭독과 함대사령관의 추모사, 위령축원, 헌화, 조총 및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 권진호 안보보좌관을 통해 보낸 메시지를 통해 “그날 용사들이 보여준 투철한 군인정신은 모든 장병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면서 “호국의 일념으로 최후의 순간까지 물러서지 않았던 용사 여러분을 우리 국민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그 숭고한 희생을 기념하고 명예로 지켜드리는 일에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메시지는 이어 “서해 바다에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일이야말로 먼저 가신 용사들의 뜻을 받드는 일일 것”이라며 “정부는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합의된 장성급 군사회담과 수산협력실무협의회를 통해 서해상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의 기습공격에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부하들과 함정을 지휘했던 참수리-357호 정장 故 윤영하 소령, 죽음 앞에서도 조타기를 놓지 않고 참수리-357호정과 끝까지 함께했던 조타장 故 한상국 중사,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도 방아쇠를 당기며 적함을 향해 대응사격을 하다 장렬히 산화한 21포 사수 故 조천형 중사, 22포 사수 故 황도현 중사, M-60사수 故 서후원 중사 쏟아지는 총탄 속에서도 쓰러진 전우들을 치료하다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3개월여의 투병생활 끝에 유명을 달리한 의무병 故 박동혁 병장….” 장승학 2함대사령관은 추모사 첫머리에 여섯 장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그들의 장렬한 최후의 모습을 되새겼다.
이어 장 사령관은 “적의 기습공격에도 그토록 대담하고 용감무쌍한 투혼을 발휘하여 마지막 남은 한발의 탄약까지도 모두 소진하면서 단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싸운 여섯 명의 참 전사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바다를 지켜낼 수 있었다”면서 “그대들은 우리 해군과 온 국민의 가슴속에 참 군인 정신과 함께 안타까움을 남기며, 꽃다운 청춘을 국가와 해군에 바치고 장렬하게 산화하였고, 진정한 군인으로서 살신보국의 충성심과 멸사봉공의 희생정신을 보여주며 가신 전우들의 군인의 길은 정녕 영광되고 고귀한 길이었다”고인들의 뜻을 기렸다.
유족들은 아들의 이름이 장 사령관으로부터 한 명 한 명 호명되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아들의 영정에 다가가 헌화를 하며 오열해 주변을 숙연케 했다.
행사가 끝나고 전장에서 부상을 입은 부정장 이희완 대위는 "3년 전 우리 지휘관 및 부하들은 과감하게 목숨을 내놓고 이 나라를 지켰다”면서 “2002년 6월에는 월드컵만 있었던 게 아니라, 그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하기 위해 남모르게 뒤에서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이 나라를 지킨 사람들도 있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고인들이 너무 빨리 잊혀지는 것을 가슴 아파했다.
한편, 예년과 사뭇 다른 '요란한' 추모식 분위기에 유족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이제야 정신을 차린 것 인 게지"(故박동혁 중사 부친)라며 애써 자기 위로를 했다. 그러나 일부 추모객들은 "총기난사사건과 국방부 장관 해임논란만 터지지 않았어도 이렇게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1, 2주기 때는 코빼기도 안 비치던 사람들이…. 너무 속보이는 것 아니냐"며 씁쓸한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konas)
윤경원(코나스 객원기자)
|
|
|
|
- 관련기사보기
-
우리는 6.25행사시 제2함대사령부를 방문했다.참수리호를 보고 당시의 상황이 우리의 머리를 스쳐갔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겠고 다시한번 우리의 국방을 더욱더 강하게 해야겠다는 모든사람들의 생각이었다.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
2005-06-30 오후 12:24:15노 대통령은 하필 이날 당 대표 초청 오찬을 계획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문희상이도 안 오고... 6.29를 애써 잊어버리려는 청와대의 노력이 애처러워 보인다. 그러나 국민은 결코 6.29를 잊지 않는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06-30 오전 9:2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