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명렬의 군대비판을 비판한다①
"평화를 위한 제대군인회를 건설하겠다"는 표명렬의 궤변
최근 예비역 준장 표명렬씨가 오는 8월 15일 광복 60주년에 때 맞춰 '평화재향군인회(평군)'라는 제2 향군단체를 설립하겠다고 나서자 각계에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표씨는 군 출신답지 않게 이라크 파병 반대를 주장해 왔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며 국군의 주적론(主敵論) 교육에도 반대하면서 한미 상호방위조약 폐기까지 주장하고 있다. 평군은 또 남북 제대군인간의 교류협력을 추진하겠다며 이를 통해 남북한 군비 축소를 이뤄내겠다고 공언한다. 이것이 표씨와 평군이 주장하는 '자주적 안보관'의 실체이며 북한의 '민족공조론'에 부화뇌동하는 위험성이다. 이에 <코나스>는 그간 몇차례에 걸처 표씨가 주장하는 제2 향군의 이념적 지향성의 위험성을 지적한 바 있다.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군 흔들기' '국가안보 허물기'에 앞장서고 있는 표명렬씨의 의심스런 행동에 경악하면서 현역시절 한때 그의 부하 장교로 근무했던 한 예비역 장교가 그간 표씨가 각종 언론에 기고했던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코나스>에 보내왔다. 필자 안상원(예비역 중령, 3사 3기)씨는 표씨와 같은 정훈병과로 20여년을 전·후방 각급부대에서 근무해 왔다. 필자는 "현역시절에는 군 장병들의 '정신전력'을 그렇게 중요시 하며 주적개념을 강조했던 표 선배가 전역후 왜 그렇게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지 의심스럽다"며 표씨의 표리부동한 행동을 비난했다. 표씨의 언론 기고 내용에 대한 안상원씨의 반론을 3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 군 개혁의 필요성<한겨레신문 발언대, 2003년 3월 7일>
◑ "21일간의 신병훈련을 거쳐 21개월 이상 군대생활을 마치고 나면 군대자체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가름할 수 있는 분별력이 마비되어 버리는 것 같다."
- 생사를 예측할 수 없는 전투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21일간의 신병훈련과 항재전장의 일념으로 젊음을 투신하는 21개월간의 의무복무에 세뇌이론을 적용해 "군생활=분별력 마비"라는 등식을 이끌어 낼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 "참여정부의 새 대통령은 병장으로 만기제대를 했고... "군대란 본래 이런 것이야!"라는 생각에 예외없이 젖은 탓인지..."
- 노무현 대통령이 육군 상병으로 제대했기 때문에 "군대란 본래 이런 것이야"라는 타성에 젖어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국방부에 대해서는 다른 부처와 달리 개혁을 위한 정책을 검토하거나 토의하지 않았다는 식의 주장은 국군 최고 통수권자에 대한 비하이며 650만 전역 장병들에 대한 모독이다.
◑ "군대생활을 오래 했다는 사람일수록 국가의 이익과 민족의 미래를 생각하고 민족적 자존심을 지키려 하기보다는 냉전적 사고와 사대적 시각에 사로잡혀 "맹방" 운운하며 핏대를 세워 강대국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하기에만 열올리고 있으니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 한 때 육군 전 장병들의 정신무장을 책임졌던 정훈감 출신이자 25년 동안 군에 몸담았던 예비역 장군이 이와 같은 논리를 편 것은 그 저의가 무엇인지 납득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군대생활을 누구보다 오래 한 표씨는 어떻게 세뇌당하지 않고 분별력을 가진 선각자가 되었는지 되묻고 싶다.
▧ 세계 어느 군대가 '주적'개념을 가지고 있는가<한겨레신문 저자와 함께, 2003년 6월 7일>
◑ "(육사에) 입학할 때는 신생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지도자가 여기서 길러진다는 자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니 민족의식이 살아있는 그런 조직이 아니에요. 나라의 장래와 민족의 미래를 고민하는 어떤 교육도 없고 집단 이기주의만 판치는 것입니다. 알고보니 육사와 군대의 우두머리는 모두 일본군 출신이었어요..."
- 표씨 주장대로 육사 생도시절(58년 7월∼62년 2월), 육사 교장(이한림, 강영훈, 김용배)과 육참총장(송요찬, 최영희, 최경록, 장도영, 김종오), 국방장관(김정열, 이종찬, 현석호, 권중돈, 장도영)들이 대부분 일본군 출신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일제 치하에서 학병으로 끌려갔던 사람(강영훈, 김용배, 최영희, 장도영, 김종오)과 일본군 출신과 무관한 국방장관(김정열, 이종찬, 현석호, 권중돈)들까지 일본군 출신으로 매도한 것은 크나큰 잘못이다.
- 국권을 박탈했던 일제 침략을 탓해야지 희생양이었던 학도병 출신까지 일본군 출신으로 매도한다면 종군위안부도 일본군속이었기 때문에 엄격한 의미에서는 일본군 출신으로 봐야한다는 논리가 아닌가? 설사 일본군 출신이라 하더라도 망국의 통한을 안고 오직 구국, 호국의 일념으로 창군 대열에 투신하여 국군의 기틀을 다졌던 창군 원로들을 민족의 장래를 망친 장애물로 폄하한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 또한 4년간 육사 교육체제에서 나라의 장래와 미래를 고민하는 어떤 교육도 없고 집단 이기주의만 판쳤다고 했는데, 위국헌신의 이념교육 도장이자 호국간성의 요람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육사를 "집단이기주의가 판치는" 모리배 학교로 생각했다면 자퇴를 했어야지 임관은 왜 했는지 되묻고 싶다.
◑ "세계 어느 군대도 '주적'을 명시하지 않습니다. <조선일조>를 비롯한 냉전 수구세력이 주적개념을 폐기해서는 안된다고 외치고 있지만, 이것은 전쟁의 원리를 모르는 말입니다. 전쟁은 증오심이나 적개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냉철한 정신으로 합니다."
- 표씨가 전쟁은 증오심이나 적개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냉철한 정신으로 한다고 했는데 동서고금의 병서나 전사, 6·25전쟁의 교훈 등을 볼 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궤변이다. 외국의 국방백서에 주적개념을 명시한 사례가 없다고 해서 이런 주장을 하는지, 그렇지 않으면 6·25전쟁과 북한·미국 등에 대한 좌파적 시각이나, 냉전 수구세력을 매도하기 위한 발상인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 손자병법 作戰편에 故殺敵者怒也(장병들로 하여금 용감하게 적을 무찌르게 하려면 적개심을 길러주어야 한다)라고 명시된 것이나 오기병법 論將편에 작전의 상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네 가지 중 그 첫 번째로 氣機(장병들의 사기와 투지의 진작)를 강조한 것을 보더라도 적개심(대적관)은 전승의 관건임을 알 수 있다.
- 또한 우기병법 圓國편에 전쟁의 명분에 따라 동원되는 군대의 명칭을 ①의병(義兵 → 타국 또는 자국내의 폭력으로부터 국민을 구조하거나 내란을 평정하기 위해 일으키는 군대) ②강병(强兵 → 강대한 국력과 다수의 군사력을 믿고 약소국을 능멸하고 제압하는 군대) ③강병(剛兵 → 사사로운 원한이나 일시적인 분노로 전쟁을 도발하는 군대) ④폭병(暴兵 → 명분과 도리를 버리고 오로지 이익만을 탐하여 전쟁을 일으키는 군대)으로 분류한 것만 보더라도 전쟁은 증오심이나 적개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曲學阿世에 불과하다.
- 국방백서의 주적은 현시점에서 군사대비 목적상 가장 경계하고 대비해야 할 외부의 군사적 위협세력을 뜻하는 것으로, 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현 시점에서 주적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도록 행동하고 있는 북한군이 우리의 주적임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물론 현재의 주적은 영구불변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가변성을 지니고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 "수구세력이 국가보안법도 폐기해서는 안된다고 강변하는데 이 법 때문에 국가안보가 유지된다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인권탄압의 대명사인 이 악법을 지키고 있는 건 문명사회의 수치입니다."
- 표씨와 같이 사회 일각에서는 마치 국가보안법이 평화통일을 저해하는 반통일법으로 매도하고 법 적용상의 문제를 針小棒大하여 반민주, 반인권법으로 호도하고 있으나 국가보안법 개·폐문제는 남북간의 정치·군사적 대치현실, 안보와 인권의 공존논리, 법의 개·폐가 가져올 사회적 파장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다.
- 특히 우리 국민 모두가 염원하는 것은 조건없는 정체불명의 통일이 아니라 긴장완화와 평화가 도래한 다음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평화통일이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대북 통일정책의 기조도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 화해·협력의 추진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국가안보의 3대축(국군, 주한미군, 국가보안법)의 하나를 허문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평화통일의 포기일 뿐 아니라 적 앞에서 스스로 무장해제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계속>(konas)
안상원(재향군인회 공보부장, 예비역 육군중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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