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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은 軍 위상 제고

Written by.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심경욱   입력 : 2003-10-28 오전 12: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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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한국 정부는 이라크의 추가파병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과 좀 더 대등하고 협조적인 관계 속에서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를 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이라크 추가파병은 우리 국군사에 있어 반세기 한·미동맹의 결속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만 머무를 사건은 결코 아니다.

한국은 세계 12위권 경제부국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눠 쓰는 데는 누구보다 인색하다. 공적개발원조(ODA) 기금 실적을 국민총소득(GNI)에 대비해 보면 그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다. 전세계 평균은 0.22%인데 우리나라는 그리스·포르투갈보다 훨씬 못한 0.06%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번 추가파병을 통해 우리 군이 이라크 재건사업에 한몫함으로써 한국은 중강국(中强國)으로써 주어진 위상에 걸맞은 국제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제고는 국가 이미지 향상과 외교·경제적 실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쓸모없는 과시라고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날 세계질서 하에서는 19세기의 식민지 쟁탈전쟁이나 20세기 이념동맹의 확보전쟁은 더 이상 일어날 수 없다. 그 대신 다국적군 작전이나 국제평화유지활동(PKO·PKF)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어떠한 성과를 거두는가에 따라 각국의 대외 영향력 수준이 매겨지고 있다. 21세기 강국들은 세계 어느 곳이든지 분쟁이 발발하면 다국적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병력을 투입하고 분쟁 종식에 기여한 전과(戰果)만큼 재건사업의 파이를 나누고 있다. 미국을 선두로 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호주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리고 이들 국가의 군대는 자국 영토 방호에만 매달리는 대신 사막을 넘고 대양을 건너 새로운 국익을 창출하는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군도 더 이상 한반도의 방위에만 매달리는 소극적 군대가 아니며 우리 사회의 소수 반전론자들의 구호가 되는 소위 소모집단이라는 딱지도 벗을 때가 됐다. 국제평화유지 임무영역의 본격 확대를 통해 국익을 창출하는 군대로서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은 국제적 역할을 분담하면서 역으로 힘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한반도의 안전보장이다.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예측하지 못한 분쟁이 일어날 경우 우리 힘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추가파병으로 한국군은 이라크에서도 30개국 이상의 군대와 나란히 치안질서 유지와 안정화 작전에 참여하게 된다.

더욱이 각국 군대는 세계박람회장에 모인 업체들처럼 치안유지 능력과 민사작전 성과를 두고 평소 닦은 자질과 기량을 경쟁하게 될 것이다. 우리 군은 동티모르와 이라크의 나시리야에서 이미 그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이번에도 한국군이 성공적인 현지활동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인도를 높이고 한국군의 방위능력이 굳건함을 재확인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랜 기간의 독재와 잦은 전쟁으로 피폐한 이라크의 조기 안정과 경제회생을 도우러 가는 우리 군의 임무는 그 자체도 숭고하지만 한반도의 방위에도 직결돼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 국제평화유지활동은 21세기 협력안보체제 하에서 한국군이 능동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새로운 임무 영역이기 때문이다.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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