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구교수는 차라리 만경대로 가시오 (2)
남파공작원보다 북파공작원이 더 많다고? 세상에!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게재된 강 교수의 이야기를 한차례 더 분석해 보자. 강정구 교수는 사물 현상을 이해함에 있어 親김정일적 사고패턴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우선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실제 북이 남에 어느 정도의 간첩을 침투시켰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68년의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78년의 충남 홍천군 광천읍의 ‘광천침투사건’, 96년의 동해잠수정 침투사건처럼 북 역시 90년대 까지 계속 침투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으로 남쪽 또한 최근까지 북파 간첩을 침투시키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북파 간첩을 침투시키고 있다고 강정구 교수는 추론한다. 그런데 그 논거로 김정일의 행동을 든다. 김정일이 남파간첩을 계속 내려 보냈으니, 당연히 한국정부도 북파간첩을 보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김정일세력이 청와대를 습격하고 영부인을 저격하며, 아웅산테러와 KAL기 테러를 했기 때문에 한국정부도 테러행위를 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강정구 교수는 정말 속으로 그렇게 생각할까? 그것이 알고 싶다.
어떻게든 김정일을 옹호하려는 강렬한 욕구가 아니라면 학자로서의 이런 논리비약을 하기는 어렵다. 동맹국이든, 적성국이든, 아니면 준적성국이든, 각각의 나라는 자국의 안전과 국익의 극대화를 위해 상호간에 정보원을 파견할 것이다. 상대국의 고급정보를 파악하여 자국에서 활용하거나 대책을 세우기 위한 이같은 활동은 동서고금이래로 지속되어 왔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은밀하지만 일반적인 정보활동과 김정일의 남파행위를 동일한 차원으로 희석시킬 수는 없다. 김정일은 대한민국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계급혁명세력을 만들고 체제를 전복하거나 테러를 위해 남파한 것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산업스파이와 오사마 빈 라덴 류의 테러세력을 '간첩‘이라는 용어로 뭉뚱그려 놓을 수 없는 것과 같다.
강정구 교수가 ‘정보사령부’를 통해 입수했다는 북파간첩자료에 의거해도 70년대 초반까지 북파가 이루어졌지, 중반 이후 한국정부가 김정일류의 북파간첩을 파견했다는 자료는 전무하다. 앞서도 이야기했다시피 강 교수는 김정일이 그러했으므로 한국정부도 ‘틀림없이’ 북파했다는 자신의 ‘만경대적 확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망설이다가 사족하나 덧붙힌다. 충남에는 홍천군이 없다. 홍천군은 강원도에 있다. 아마 홍성군을 홍천군으로 강 교수가 오해하신 모양이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이 맞다. 만경대정신 때문에 생긴 착각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강 교수는 ‘간첩은 남한이 북한보다 더 많이 보냈다’고 단언했다. ‘미군이 북으로 보낸 공작원 중 3천명이 실종되었고, 약 2만 1500여명을 파견한 한국정부의 북파간첩 중 실종자는 7726명’인데 비해, ‘북한의 남파간첩은 총 6446명이며 그중 1350명이 북한으로 도주했다’고 강 교수는 이야기한다.
자료는? 확실한 자료는 북한에 대한 것 하나다. 북한의 남파간첩 통계인데 이건 국방부에서 나왔다. 북파간첩 2만 1500여명과 이중 실종자 7726명에 대한 자료는? 정보사령부에서 나왔다는 것을 필자가 만경대식으로 풀이한 것이다. 미군 북파 실종자 3000명에 대한 근거는 전무하다. 더구나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온통 뒤엉켜있다.
1) 정보사령부에 확인한 바로는 북파는 70년대 초까지 계속됐으며, 실종된 것으로 확인된 사람만 7726명
2) 60년대 이후에도 북파가 계속되어 7.4공동성명 전까지 실종된 북파공작원만 2150명
3) 2000년 11월 5일 김성호 전 의원은 "50년대 북파된 공작원 5500명 가운데 77명을 북한에 체포된 것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고 했다.
강정구 교수가 인용하고 있는 위 세가지 자료를 보자! 백보 양보하여 위 자료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55명과 2150명을 더하면 2205명이 되어야 하지... 어떻게 7726이라는 숫자가 나오나... 누가 덧셈을 잘못한 것인가! 앞뒤가 맞지 않다. 사실확인이 필요하다. 어쨌든 열쇠는 정보사령부인데, 확인해 본 결과 정보사령부는 이런 것을 논할 수 없는 기관이고, 말을 했다면 국방부인데 국방부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해서 확인한 바 없다고 한림대 국방연구원 김종하 박사는 말한다.
온통 뒤엉켜 있는 숫자로, 그것도 70년대 초반까지의 자료로, 그마저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사령부를 들먹이며, 게다가 간단한 덧셈까지 틀려가면서 김정일이 파견한 남파간첩보다 북파간첩이 훨씬 많았다고 단호하게 주장하는 강정구 교수에게서 만경대정신의 진수를 발견할 수 있다.
다시 이야기를 가장 처음의 자리로 돌려보자.
오는 8월 적십자회담에서 납북자와 국군포로에 대한 이야기가 의제로 상정되었다. 그동안 가족들이 흘린 눈물과 분노, 노력의 결과이다. 강 교수는 이 회담을 앞두고 왜 그들 문제만 다루는가, 각종간첩과, 인민군포로, 전쟁 와중의 이산가족까지 다 다루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좋다. 앞서도 필자가 이야기했듯이 이들도 돌아가시기 전에 가족들의 생사라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Mr. 김정일에게 강 교수가 제안하시오
강 교수에게 제안한다. 브로커가 개입하지 않아도 되게, 국군포로 송환문제에 국가가 좀 나서도록 하자. 북으로 가고 싶은 인민군, 남으로 오고 싶은 국군이 그들의 의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남북 양측에 촉구하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유엔인권위이나 기타 국제 인권기관에서 중재하도록 하자. (안타깝게도 유엔 인권위를 포함하여 그 누구도 북한에 가서 그야말로 자유롭게 국군포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먼저... 피랍된(강 교수 표현대로 하면 억류된) 민간인들이 무조건, 조기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자. 그러는 사이에 강 교수께서 남파와 북파 간첩에 대한 사회과학적 자료, 좀 제대로 된 자료를 수집해 놓으면 어떨까? 만경대에도 요청좀 하고...
납북어부 등 민간인들이 송환되고, 전쟁당시 포로들이었던 분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자신이 갈 곳을 정하고 이를 남과 북의 정부가 인정한다면 간첩같이 예민한 문제도 논의할 고리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생기지 않을까? 비전향장기수들을 송환한 바있는 한국 정부는 이미 준비되어 있는 듯하다. 북으로 가고 싶은 사람은 얼마든지 의사표현을 할 수 있지 않은가!,
이제 납북어부들, 국군포로들의 의사를 물을 수 있도록 생사확인과 상봉을 허용하도록 만경대 정권에게 요청하면 어떨까? 김정일씨가 다른 사람은 믿지 못해도 강 교수는 신뢰할 것 같아서 드리는 말이다. 사람들이 흘린 피눈물에 적당히 물타기해서 강 교수에게 차려질 것이 없겠기에 드리는 말이다. 부디. (new-right.com)
최홍재 (자유주의연대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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