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맛보지 못한 그들이 불쌍할 뿐입니다”
Written by. 김수연
입력 : 2005-07-19 오후 3:59:01
김태산씨는 경제관료 출신으로 동서유럽, 동남아시아 등 많은 곳을 누비며 외화를 벌었던 경제일꾼이었다. 북한에서도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 2000년에는 조선-체코신발기술합작회사의 사장으로 발령받아 북한의 노동자 200여명을 데리고 체코에서 사업을 꾸렸다. 그러던 2002년 어느 날 회의에 들어갔다가 북한 담당 보안원으로부터 “너를 잡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충고를 받는다. 김씨의 업적을 시기해 모함한 일부의 소행이었다. 지난 1996년에도 모함을 받고 2년동안 억울한 ‘혁명화’를 받은 경험이 있는 김씨는 이제 더 이상은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남한행을 결심하게 된다.
“괘씸한 게.. 저는 북한에서 정말 양심껏 그리고 몸바쳐서 무섭게 일했습니다. 제가 처음 체코에 발령받았던 2000년 당시 23명이었던 직원들이 1년새에 250명의 규모로 늘어났을 정도였습니다. 곧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해 놓은 상황이었죠. 일이 너무 잘 되니까 몇몇이 배가 아팠던 모양입니다” ‘혁명화’란 과오를 범한 사람(많은 경우 간부급)을 산하 광산이나 농촌에 감직시켜서 2~3년에서 길면 10년까지 제일 힘든 노동을 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김씨는 ‘혁명화’때 김일성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금수산 기념궁전 주위에 조성되어 있는 백정보 규모의 수목원에 파견되어 나무를 가꾸는 일을 하다가 다시 중앙기관 간부로 발탁됐다.
자본주의 나라 등 많은 해외생활 경험이 있었던 김씨는 남한에 오기 전 고민을 했다. “구라파나 미국에 갈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통일이 가까워오고 있고 또 김정일이 죽으면 이 민족에 돌파구가 생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남한에 오게 됐습니다.” 그는 “남한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발전했을지는 몰랐다”고 했다.
“북한, 가만 놔두면 무너지지 않을 것”
김씨는 “북한은 가만 놔두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에서 살았던 사람으로서 말하는데, 북한은 외적인 압력과 타격이 없으면 50년이 지나도 절대로 무너지지 못합니다” 김씨가 말하는 외적인 압력은 다름아닌 ‘인권문제로의 세계적인 압박’이다. 그는 그 중에서도 ‘탈북자들을 이용한 압박’과 ‘정치범수용소 해체를 주장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적인 압력에는 다른 것이 없습니다. 군사적 압력 같은 힘의 위력보다 인권을 통한 세계적인 압박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봅니다”
남한,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는 대북지원을 해야
김씨는 이와 관련해 남한정부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서독 사람들은 큰 돈을 들여 동독의 정치범들을 서독으로 들여와 동독 사람들의 마음을 샀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 정부는 북쪽에 쌀, 돈, 비료 등을 그렇게 많이 주면서도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도 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어 김씨는 “햇볕정책이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남한에 대한 이미지를 높인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오히려 김정일의 이미지만 올라가고 남한 사람들은 머저리 취급밖에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제라도 쌀 등 대북지원의 댓가로 탈북자들을 데려오는 식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인권법이라는 밧줄, 죽어가는 탈북자들에게 던져 구해내야
김태산씨는 미국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6자회담, 군사적 압력 모두 효과가 없다고 봅니다. 아쉬운 것은 작년에 발효된 인권법이 1년이 지나가도록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김씨는 美 북한인권법을 ‘밧줄’로 빗대어 설명했다. “인권법이라는 밧줄을 물에 빠져 죽어가는 탈북자들에게 던져서 구해내야 합니다. 그러면 그 밧줄은 다시 김정일의 목을 조르는 밧줄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적인 압력은 내적인 파격으로 이어지게 될 것
그는 이러한 인권을 사용한 외적인 압력이 곧 내적인 파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탈북자들이 여기 나와서 잘 살고 또 돈을 보내서 북한에 있는 탈북자 가족들이 잘 살게 되면 북한 인민들은 미국과 남한에 대한 마음을 열게 될 것입니다. 북한 내부를 흐물흐물하게 만들 수 있는 겁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북한인권법인 겁니다. 이 밧줄을 올바르게 잘 이용해야 하는데 선포만 해놓고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탈북자들 많아질수록 김정일의 약점 드러나게 돼
김씨는 김정일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미국도, 일본도, 남한도 아닌 오직 탈북자들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정일은 탈북자들을 제일 무서워하고 제일 미워합니다. 왜냐. 지금까지 폐쇄정치 덕분에 왠만한 자기 약점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었는데 탈북자들이 생기면서부터 그 정치의 허점이 온 세상이 드러나게 된 것이거든요. 탈북자들을 더 끌어내면 끌어낼수록 김정일의 약점은 더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는 탈북자들에 의해 김정일의 약점이 더욱 드러나고 인권을 통한 압박이 가해지면 무력을 사용한 강압적인 방법을 쓰지 않아도 북한은 스스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힘을 주어 말했다.
김태산씨가 바라보는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떨까? 김씨는 “이렇게 좌파가 왕성한 줄 몰랐다”며 “한국에 온 것을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김씨가 지적하는 우파의 문제점은 ‘단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파 사람들이 할 일은 뭉치는 것 밖에 없습니다. 가만히 보면 우파 사람들은 목소리만 낼뿐이지 실질적인 행동은 없는 우국(憂國)지사뿐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약간만 개인적 의견이 맞지 않으면 분파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우파의 현주소 아닙니까?”
"우파진영의 문제는 ‘설마’와 ‘미국’을 너무 믿고 있는 것"
김씨는 이어 우파는 ‘설마’와 ‘미국’을 너무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마 나라가 망하겠느냐, 설마 미국이 나가겠느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좌파들은 자기 힘으로 해결하려는 정신이 강한 것 같은데 우파들은 무엇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김씨는 “설마가 사람잡고, 미국은 손님에 불과한 사람들”이라며 우파들의 단결과 행동을 촉구했다.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탈북자들이 지금은 남과 북 모두에게 눈칫밥을 먹고 있다며 안타까워하는 김태산씨. 김씨는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일을 위해서라면 어떤 닦달도 견디어내겠다며 기자에게 ‘나를 열심히 괴롭혀서 북한에 대해 더 많이 알아내라’고 충고했다.(konas)
김수연(코나스 객원기자)
** 이 인터뷰 기사를 끝으로 그동안 '자유통일을 위해 뛰는 탈북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코나스> 특집기획을 꾸며 온 김수연 기자는 '자유북한방송'으로 일터를 옮겼음을 알려 드립니다.(편집자)
자유북한방송 김태산 기자 인터뷰
탈북자의 눈에 비친 북한에 대해, 남한에 대해 솔직담백한 글을 풀어나가고 있는 김태산(53, 2002년 남한 입국)씨는 글을 쓰면 협박조의 글이 따라온다고 전한다. “'이 민족반역자, 죽여버리겠다'는 식의 댓글이 꼭 올라옵니다. 거기에 ‘나는 어차피 죽을 걸 각오하고 떠난 몸이다. 자유를 맛보지 못한 너희들이 불쌍할 뿐이다’라고 맞대응하고 있습니다.”
여러 언론에 글을 기고하거나 이곳저곳의 출강으로 쓴소리를 아까지 않던 김씨는 최근 탈북자들의 방송인 자유북한방송(대표 김성민, www.freenk.net)’에 자원봉사로 정기적인 글쓰기를 시작했다. 제목은 ‘김태산의 100마디’. 북한의 문제를 진단하는 방송 녹음에도 참여한다. “북한에서 온 젊은 사람들이 모여서 북한의 자유를 위해 협박이나 재정문제 같은 어려움을 무릅쓰고 일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라도 합쳐줄까 하는 마음으로 함께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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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씸한 게.. 저는 북한에서 정말 양심껏 그리고 몸바쳐서 무섭게 일했습니다. 제가 처음 체코에 발령받았던 2000년 당시 23명이었던 직원들이 1년새에 250명의 규모로 늘어났을 정도였습니다. 곧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해 놓은 상황이었죠. 일이 너무 잘 되니까 몇몇이 배가 아팠던 모양입니다” ‘혁명화’란 과오를 범한 사람(많은 경우 간부급)을 산하 광산이나 농촌에 감직시켜서 2~3년에서 길면 10년까지 제일 힘든 노동을 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김씨는 ‘혁명화’때 김일성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금수산 기념궁전 주위에 조성되어 있는 백정보 규모의 수목원에 파견되어 나무를 가꾸는 일을 하다가 다시 중앙기관 간부로 발탁됐다.
자본주의 나라 등 많은 해외생활 경험이 있었던 김씨는 남한에 오기 전 고민을 했다. “구라파나 미국에 갈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통일이 가까워오고 있고 또 김정일이 죽으면 이 민족에 돌파구가 생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남한에 오게 됐습니다.” 그는 “남한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발전했을지는 몰랐다”고 했다.
“북한, 가만 놔두면 무너지지 않을 것”
김씨는 “북한은 가만 놔두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에서 살았던 사람으로서 말하는데, 북한은 외적인 압력과 타격이 없으면 50년이 지나도 절대로 무너지지 못합니다” 김씨가 말하는 외적인 압력은 다름아닌 ‘인권문제로의 세계적인 압박’이다. 그는 그 중에서도 ‘탈북자들을 이용한 압박’과 ‘정치범수용소 해체를 주장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적인 압력에는 다른 것이 없습니다. 군사적 압력 같은 힘의 위력보다 인권을 통한 세계적인 압박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봅니다”
남한,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는 대북지원을 해야
김씨는 이와 관련해 남한정부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서독 사람들은 큰 돈을 들여 동독의 정치범들을 서독으로 들여와 동독 사람들의 마음을 샀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 정부는 북쪽에 쌀, 돈, 비료 등을 그렇게 많이 주면서도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도 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어 김씨는 “햇볕정책이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남한에 대한 이미지를 높인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오히려 김정일의 이미지만 올라가고 남한 사람들은 머저리 취급밖에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제라도 쌀 등 대북지원의 댓가로 탈북자들을 데려오는 식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인권법이라는 밧줄, 죽어가는 탈북자들에게 던져 구해내야
김태산씨는 미국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6자회담, 군사적 압력 모두 효과가 없다고 봅니다. 아쉬운 것은 작년에 발효된 인권법이 1년이 지나가도록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김씨는 美 북한인권법을 ‘밧줄’로 빗대어 설명했다. “인권법이라는 밧줄을 물에 빠져 죽어가는 탈북자들에게 던져서 구해내야 합니다. 그러면 그 밧줄은 다시 김정일의 목을 조르는 밧줄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적인 압력은 내적인 파격으로 이어지게 될 것
그는 이러한 인권을 사용한 외적인 압력이 곧 내적인 파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탈북자들이 여기 나와서 잘 살고 또 돈을 보내서 북한에 있는 탈북자 가족들이 잘 살게 되면 북한 인민들은 미국과 남한에 대한 마음을 열게 될 것입니다. 북한 내부를 흐물흐물하게 만들 수 있는 겁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북한인권법인 겁니다. 이 밧줄을 올바르게 잘 이용해야 하는데 선포만 해놓고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탈북자들 많아질수록 김정일의 약점 드러나게 돼
김씨는 김정일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미국도, 일본도, 남한도 아닌 오직 탈북자들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정일은 탈북자들을 제일 무서워하고 제일 미워합니다. 왜냐. 지금까지 폐쇄정치 덕분에 왠만한 자기 약점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었는데 탈북자들이 생기면서부터 그 정치의 허점이 온 세상이 드러나게 된 것이거든요. 탈북자들을 더 끌어내면 끌어낼수록 김정일의 약점은 더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는 탈북자들에 의해 김정일의 약점이 더욱 드러나고 인권을 통한 압박이 가해지면 무력을 사용한 강압적인 방법을 쓰지 않아도 북한은 스스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힘을 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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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산씨가 바라보는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떨까? 김씨는 “이렇게 좌파가 왕성한 줄 몰랐다”며 “한국에 온 것을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김씨가 지적하는 우파의 문제점은 ‘단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파 사람들이 할 일은 뭉치는 것 밖에 없습니다. 가만히 보면 우파 사람들은 목소리만 낼뿐이지 실질적인 행동은 없는 우국(憂國)지사뿐이라고 봅니다. 게다가 약간만 개인적 의견이 맞지 않으면 분파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우파의 현주소 아닙니까?”
"우파진영의 문제는 ‘설마’와 ‘미국’을 너무 믿고 있는 것"
김씨는 이어 우파는 ‘설마’와 ‘미국’을 너무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마 나라가 망하겠느냐, 설마 미국이 나가겠느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좌파들은 자기 힘으로 해결하려는 정신이 강한 것 같은데 우파들은 무엇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김씨는 “설마가 사람잡고, 미국은 손님에 불과한 사람들”이라며 우파들의 단결과 행동을 촉구했다.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탈북자들이 지금은 남과 북 모두에게 눈칫밥을 먹고 있다며 안타까워하는 김태산씨. 김씨는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일을 위해서라면 어떤 닦달도 견디어내겠다며 기자에게 ‘나를 열심히 괴롭혀서 북한에 대해 더 많이 알아내라’고 충고했다.(konas)
김수연(코나스 객원기자)
** 이 인터뷰 기사를 끝으로 그동안 '자유통일을 위해 뛰는 탈북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코나스> 특집기획을 꾸며 온 김수연 기자는 '자유북한방송'으로 일터를 옮겼음을 알려 드립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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