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민족평화축전 참관기
Written by. 고성진
입력 : 2003-10-28 오전 10:48:54
당초 예정인원보다 절반가량 축소된 190명의 북측 참가단이 지난 10월 23일 남북분단이후 최초로 동해 직항로를 통해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많은 취재진들의 취재경쟁과 순수 민간차원에서 뜨겁게 맞이하는 제주도민의 환영에서 이번 축전이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음을 한눈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23일 환영만찬에 이어 오후 7시 북측 참가단이 불참한 가운데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전야제는 만여명의 도민의 뜨거운 열기가 이효리, 김용만씨의 재치있는 맨트와 윤도현 밴드의 아리랑 열창과 함께 축전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뜨거운 함성이 방송을 타고 도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24일 북한의 미술, 수공예품이 전시된 컨벤션센터를 방문한 후, 오후 4시경 개막식이 열리는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재향군인회 회원들을 격려하고 나서, 잠시 환담의 시간을 가졌다.
4시30분경 경찰의 철통같이 경비태세로 애워싸인 월드컵 경기장 출입구의 만국기가 한반도기로 대체되었고, 도민들의 입장이 서서히 시작되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건장한 미남형의 이준호 민주참여 네티즌 대표의 어깨위로 높이 쳐든 태극기였다. 그리고 그 순간 취재진 과 경찰, 사복형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고, 뒤이어 신해식 독립신문 대표, 이준호 민주참여 네티즌대표가 경찰과의 실랑이 속에 기자들에게 호소하는 모습이 입장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20여분 후 두 사람의 모습은 점차 시야에서 사라졌고, 이날 두 사람은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한다.
당초 도내 언론들의 뜨거운 취재경쟁과는 달리 정작 경기장안의 관중석은 거의 비어있었고, 학생과 공무원들의 불평 섞인 목소리가 타의에 의해 동원된 숫자가 적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둠 속에 추위를 느끼며 함께 등장하기로 한 남북대표단 선수 입장이 북측의 도착시간이 지연되어 우리선수단이 먼저 입장하였고, 이어서 북측 선수단 입장,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의 개회선언, 우근민 도지사 환영사, 김영대 민화협 북측단장의 기념사와 김원웅 위원장의 기념사에 이어 행사장의 불빛이 모두 꺼진 채 남북이 서로 손잡고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채화된 성화가 성화대 밑에 놓여있는 한반도 문양의 점화대에 불을 집혔다.
제주도에서부터 붙은 불길은 점차 북쪽으로 타 올라갔고 마치 그 모습이 남에서 북쪽으로 자유의 물결이 타 올라가는 듯한 착각을 들게 했다.
선수단이 퇴장한 후 경기장에서는 무용단의 환상적이고 역동적인 축하무대가 이어졌고, 여자축구가 시작되기 전 우리일행은 제주시로 발길을 옮겼다. 이날 우리 여자축구팀은 북측 에 4 : 0으로 패했다.
본격적인 경기가 펼쳐진 25일, 자전거에 몸을 싣고 제주종합경기장을 향했다. 이날도 주변을 통제하는 경찰들의 삼엄한 경비 속에 종합운동장 주변은 서성이는 가족 관람객과 빨간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가 그려진 아리랑 응원단 옷을 입은 사람들이 속속 입장채비를 하고 있었고, 정사복의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긴장감을 주었다. 이날 한라체육관에서는 탁구와 태권도 시범이 있었으며 종합체육관에서는 남북 혼합여자축구가 열렸다.
이날 사무실에 와서 각급회 상황을 점검해보니 활빈단에서 보혁대결중단등 북측자극 행동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발표가 있었으며, 어제 개막식 입장을 저지당한 보수단체 회원이 애향운동장과 수영장 입구에서 북한의 인권개선을 호소하며 인공기 절단식을 기도하다 경찰에 제지당했고, 승용차에서라도 자신들의 의지를 펼쳐 보이겠다고 했으나 경찰들이 이를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옷으로 승용차를 애워싸는 해프닝도 있었다 한다. 그리고 이날 오후 태일교회 교인10명과 보수단체회원들은 제주를 떠났다.
이날도 도민들의 참여는 대체로 저조한 가운데 북측 마라톤 영웅 정영숙이 통역을 통해 맺어진 원로 스포츠기자인 조동표씨를 만났다는 것과 민족평화축전의 정례화, 베이징 올림픽 남북단일팀, 그리고 통일마라톤 대회를 제의했다는 보도를 접할 수 있었다.
이봉주, 함봉실 봉봉남매가 손을 맞잡고 만난 종합경기장에서 출발, 제주시 해안도로 일원에서 펼쳐진 시민마라톤 대회가 열린 26일, 화창한 날씨와는 달리 이날도 뜨거운 열기는 느낄 수 없었다.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마라톤 동호인들이 경주에서 열리는 동아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바람에 정작 참가 동호인이 줄었으며, 완주자에 대한 기념품이 없어 참가인들이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이날 활빈단 홍정식 단장이 제주종합경기장에서 김정일 타도 구호를 외치며 인공기 소각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무산되었다는 보고를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후 4시, 남북의 20세 이하 축구대표의 경기에서는 우리가 3:0으로 승리한 가운데 축전이 폐막되었다.
이번 축전을 지켜보면서 북측의 뜻밖에 참가인원 축소로 축제열기가 냉각되었지만 나름대로 민간차원의 체육교류가 개최되었다는데 큰 의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일부 보수단체의 자극적 행동도 문제였지만 이에 너무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도 관계자들은 귀를 귀울여 원할히 대처할 수 있도록 문제점들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축전을 통해 필자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가는 길이 결코 환상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갑작스런 예감이 뇌리를 스쳐갔다. 그리고 도민들의 관심과 축전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축제의 한마당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산문제, 행사일정 변경을 차단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절실하다.
기
당초 예정인원보다 절반가량 축소된 190명의 북측 참가단이 지난 10월 23일 남북분단이후 최초로 동해 직항로를 통해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많은 취재진들의 취재경쟁과 순수 민간차원에서 뜨겁게 맞이하는 제주도민의 환영에서 이번 축전이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음을 한눈으로 직감할 수 있었다.
23일 환영만찬에 이어 오후 7시 북측 참가단이 불참한 가운데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전야제는 만여명의 도민의 뜨거운 열기가 이효리, 김용만씨의 재치있는 맨트와 윤도현 밴드의 아리랑 열창과 함께 축전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뜨거운 함성이 방송을 타고 도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24일 북한의 미술, 수공예품이 전시된 컨벤션센터를 방문한 후, 오후 4시경 개막식이 열리는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재향군인회 회원들을 격려하고 나서, 잠시 환담의 시간을 가졌다.
4시30분경 경찰의 철통같이 경비태세로 애워싸인 월드컵 경기장 출입구의 만국기가 한반도기로 대체되었고, 도민들의 입장이 서서히 시작되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건장한 미남형의 이준호 민주참여 네티즌 대표의 어깨위로 높이 쳐든 태극기였다. 그리고 그 순간 취재진 과 경찰, 사복형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고, 뒤이어 신해식 독립신문 대표, 이준호 민주참여 네티즌대표가 경찰과의 실랑이 속에 기자들에게 호소하는 모습이 입장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20여분 후 두 사람의 모습은 점차 시야에서 사라졌고, 이날 두 사람은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한다.
당초 도내 언론들의 뜨거운 취재경쟁과는 달리 정작 경기장안의 관중석은 거의 비어있었고, 학생과 공무원들의 불평 섞인 목소리가 타의에 의해 동원된 숫자가 적지 않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둠 속에 추위를 느끼며 함께 등장하기로 한 남북대표단 선수 입장이 북측의 도착시간이 지연되어 우리선수단이 먼저 입장하였고, 이어서 북측 선수단 입장,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의 개회선언, 우근민 도지사 환영사, 김영대 민화협 북측단장의 기념사와 김원웅 위원장의 기념사에 이어 행사장의 불빛이 모두 꺼진 채 남북이 서로 손잡고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채화된 성화가 성화대 밑에 놓여있는 한반도 문양의 점화대에 불을 집혔다.
제주도에서부터 붙은 불길은 점차 북쪽으로 타 올라갔고 마치 그 모습이 남에서 북쪽으로 자유의 물결이 타 올라가는 듯한 착각을 들게 했다.
선수단이 퇴장한 후 경기장에서는 무용단의 환상적이고 역동적인 축하무대가 이어졌고, 여자축구가 시작되기 전 우리일행은 제주시로 발길을 옮겼다. 이날 우리 여자축구팀은 북측 에 4 : 0으로 패했다.
본격적인 경기가 펼쳐진 25일, 자전거에 몸을 싣고 제주종합경기장을 향했다. 이날도 주변을 통제하는 경찰들의 삼엄한 경비 속에 종합운동장 주변은 서성이는 가족 관람객과 빨간 바탕에 하늘색 한반도가 그려진 아리랑 응원단 옷을 입은 사람들이 속속 입장채비를 하고 있었고, 정사복의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긴장감을 주었다. 이날 한라체육관에서는 탁구와 태권도 시범이 있었으며 종합체육관에서는 남북 혼합여자축구가 열렸다.
이날 사무실에 와서 각급회 상황을 점검해보니 활빈단에서 보혁대결중단등 북측자극 행동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발표가 있었으며, 어제 개막식 입장을 저지당한 보수단체 회원이 애향운동장과 수영장 입구에서 북한의 인권개선을 호소하며 인공기 절단식을 기도하다 경찰에 제지당했고, 승용차에서라도 자신들의 의지를 펼쳐 보이겠다고 했으나 경찰들이 이를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옷으로 승용차를 애워싸는 해프닝도 있었다 한다. 그리고 이날 오후 태일교회 교인10명과 보수단체회원들은 제주를 떠났다.
이날도 도민들의 참여는 대체로 저조한 가운데 북측 마라톤 영웅 정영숙이 통역을 통해 맺어진 원로 스포츠기자인 조동표씨를 만났다는 것과 민족평화축전의 정례화, 베이징 올림픽 남북단일팀, 그리고 통일마라톤 대회를 제의했다는 보도를 접할 수 있었다.
이봉주, 함봉실 봉봉남매가 손을 맞잡고 만난 종합경기장에서 출발, 제주시 해안도로 일원에서 펼쳐진 시민마라톤 대회가 열린 26일, 화창한 날씨와는 달리 이날도 뜨거운 열기는 느낄 수 없었다.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마라톤 동호인들이 경주에서 열리는 동아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바람에 정작 참가 동호인이 줄었으며, 완주자에 대한 기념품이 없어 참가인들이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이날 활빈단 홍정식 단장이 제주종합경기장에서 김정일 타도 구호를 외치며 인공기 소각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무산되었다는 보고를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오후 4시, 남북의 20세 이하 축구대표의 경기에서는 우리가 3:0으로 승리한 가운데 축전이 폐막되었다.
이번 축전을 지켜보면서 북측의 뜻밖에 참가인원 축소로 축제열기가 냉각되었지만 나름대로 민간차원의 체육교류가 개최되었다는데 큰 의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일부 보수단체의 자극적 행동도 문제였지만 이에 너무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도 관계자들은 귀를 귀울여 원할히 대처할 수 있도록 문제점들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축전을 통해 필자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가는 길이 결코 환상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갑작스런 예감이 뇌리를 스쳐갔다. 그리고 도민들의 관심과 축전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축제의 한마당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산문제, 행사일정 변경을 차단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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