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동상의 상징성과 역사성
인천 자유공원에 세워져 있는 맥아더 동상이 계속해서 수난을 당할 것 같다. 8월 11일에는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8·15 민족 대축전’을 앞두고 통일선봉대원이 인천 자유공원을 방문하여 맥아더 동상 철거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였다. 통일선봉대와 보수단체 간 경찰차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9월 8일에는 ‘미군강점 60주년 청산을 위한 9·8 범국민대회’가 이곳에서 열린다고 한다.
진보단체의 맥아더 동상 철거 주장과 보수단체의 맥아더 동상 지키기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가운데 세상이 정말 엄청나게 변했음을 실감하게 된다. 민주국가에서는 누구나 어떤 주장이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 맥아더 동상 철거 주장은 그 도를 넘은 것 같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인천시장이 나서고 성우회 재향군인회 및 보수단체 등이 직접 철거 반대를 주장하지만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맥아더 동상 철거 논의는 인천시 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전국적인 쟁점이 되고 있으며, 국민적인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우방국은 이를 예의 주시할 것으로 보이며, 만의 하나 맥아더 동상이 강제로 철거되는 불행한 사태가 오면 한-미관계에 부정적인 파장을 몰고 올 것이 뻔하다. 물론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를 노리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맥아더 동상의 철거와 지키기 집회는 평화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맥아더 동상이 강제로 해체되는 상황은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할 것이다. 역사적인 기념물을 이념이나 역사관의 차이 때문에 부정하고 불법으로 철거하는 사태를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시대가 변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관과 이념의 차이 때문에 비슷한 일들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대에 따라서 이념에 따라서 역사관에 따라서 과거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시대는 변하게 되어 있고, 이념과 역사관의 차이는 언제나 존재하게 마련이다. 모든 과거사를 평가하고 해석할 때 당시의 역사적인 상황을 무시하고 현재의 시각에 초점을 맞춘다면 부정되지 않는 역사가 얼마나 될지 걱정스럽다.
역사적인 사실은 잘된 것은 잘된 대로, 못된 것은 못된 대로 보존하는 것이 가치가 있다. 잘된 것은 계승.발전시키고, 그 반대의 것은 두 번 다시 반복하지 말자는 데서 모두 역사적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 당시 맥아더 장군 업적이 청산 대상이 되고 그의 동상을 밧줄로 묶어 철거해야 하는 정도로 잘못된 것인가? 대다수 국민들은 결코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한국전쟁 때 우리 군은 수도 서울을 빼앗기고 낙동강까지 밀려 최후의 방어선을 구축했지만 한반도의 공산화가 시간문제인 절박한 상황에서 성공확률이 5천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는 불확실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킴으로서 전세를 역전시킨 역사적인 작전이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더불어 상륙전사에 길이 남는 작전이다. 그 덕분에 수도 서울이 수복되고 북진의 계기를 마련하여 공산화를 막았다. 맥아더 장군은 그런 역사적인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지휘관이다. 상륙해안이었던 월미도가 내려다보이는 인천자유공원에 맥아더 장군의 동상을 세운 것은 의미 있는 것이다. 맥아더 동상을 인천자유공원에 세운 목적이나 동기 그리고 그 위치는 상징성과 역사성이 있다. 맥아더 장군은 한국전을 일으킨 장본인도 전범도 남북분단의 책임자도 더욱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1957년 인천시민이 한국전의 전세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반전시킨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서 세운 것이다. 철거 문제는 인천시민이 결정할 일이다. 일부 진보적인 시민단체가 나서서 철거를 지나치게 주장하는 것은 인천시민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불법적인 강제 철거는 막아야 한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었다 하더라도 역사성과 상징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일은 성숙한 시민의 자세가 아니다. (konas)
홍 득 표 (인하대 교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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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7 오전 9:16: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