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협정' 北의 기존합의 준수·군사위협 해소가 먼저다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접근방향
2005년 9월 제4차 6자회담에서 공동성명이 도출된 것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체제'문제가 관심의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공동성명 4항에는 "6자는 동북아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을 공약하였다. 직접 관련 당사자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다"라는 내용이 명기돼 있다. 6자회담에서 평화체제와 관련된 별도 포럼을 만들기로 합의했다는 것은, 향후 북한의 핵 폐기 수순이 정상궤도에 진입할 경우 정전협정의 당사국이 모여 정전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체제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핵문제 해결과 연동한 평화체제 구상 필요
동 논의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문제다. 이 문제는 주한미군의 지위(地位)와 한미군사관계 그리고 한국의 대북 군사전략과 직결된 부분이어서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주한미군에 대한 지휘권은 법적으로 6.25전쟁 때 결성된 유엔군사령부가 갖고 있는 바, 만일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전환되면 유엔사를 해체할 수밖에 없어 주한미군의 지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한마디로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은 기존의 한미군사관계와 대북 군사대비태세 전반에 대해 총체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중대한 사안이다.
한미연합방위구도 자체를 뒤흔들 수 있는 정전체제 대체문제에 대해 한-미 양국 정부는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김천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9월 12일 남북장관급회담 브리핑에서 "어떤 식의 평화체제가 돼야 하고 그 구성요소는 무엇인지,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것이 되어야 하는지 등은 추후 계속 논의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지금까지 정부 관계자들은 평화체제 문제를 북핵문제가 해결된 이후의 장기적인 과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고, 또 6자회담 전망이 어려운 가운데 정세변화를 지켜보면서 평화체제 접근방안에 대한 원칙적 수준을 계속 유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지적사항이 주목을 끌고 있다. 첫째,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이 "6자회담은 핵 폐기뿐 아니라 항구적인 동북아 평화체제의 장이 돼야 한다"고 거듭 밝힌 사실이나 참여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주요 정책으로 홍보했던 것에 비춰보면, 북핵 정세를 반영한 평화체제 실행방안이 진작부터 완성되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평화체제 구축 일정을 북한의 핵폐기 및 검증 스케줄과 연동해서 설정하는 작업이 검토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정부의 평화체제 준비작업이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실체적이고 점진적인 면보다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선언적이고 형식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후자의 지적이다.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반드시 당사국들이 서명하는 '평화협정'이라는 공식 합의문서를 만들어야 하는가의 문제는 한반도의 특수한 안보환경을 고려할 때 회의적이다.
'선(先) 평화협정 체결' 접근방식의 위험성
평화체제 접근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신뢰구축과 군비통제 과정을 점진적으로 밟아 나가면서 군사력 감축의 최종단계에서 평화상태가 구축됐음을 확인하고 평화협정과 같은 법적 문서로 제도화하는 방안이다. 둘째는 평화협정 체결과 같은 성문법(成文法)을 만든 후 평화구축 조치를 실천해 나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군사위협 제거 방안의 마련과 철저한 실천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평화문제를 성급히 다루는 것은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핵위협과 재래식 군사 위협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선(先) 협정체결'방식을 고려하는 것은 외국의 실패사레를 보더라도 그리고 북측의 변치 않는 호전성을 감안할 때 우려되는 바가 크다.
남북한은 반세기동안 정전체제를 지속해 왔으며, 한반도는 다소 불안하였지만 사실상의 평화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 동안 남북한은 남북기본합의서, 비핵화공동선언 등의 한만도 평화체제 구축의 청사진을 담은 문서를 발효시켰으나 북측의 외면으로 평화상태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는 남북한이 정전협정을 준수하고 평화 관련 기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때 구현되는 것이지 평화협정이 없어서 평화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북한이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을 무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체결되는 평화협정은 의미가 없다. 기존 합의서가 무시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합의서의 준수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평화협정 체결은 남북관계와 한미관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1953년 군사정전협정이 자동 폐기되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반도안보에 직결된 민감 이슈들이 차례로 부각될 것이다. 남북간에 평화협정이 체결되더라도 한미안보관계가 불변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산(誤算)이다. 남북이 평화협정에 서명할 경우, 남북한은 명시적으로 적대관계가 해소되기 때문에 북한을 공동 적으로 상정하고 있는 한미연합방위체제의 유지가 어려워진다. 평화협정 체결에서 비롯되는 대부분의 문제점은 "북한위협 변화여부 및 평화의지 유무"의 문제로 귀착된다. 아무리 국제적 보장 형식을 취한다 하더라도 북한의 군사위협이 해소되지 않고 기존 대남노선이 바뀌지 않는 한 '평화협정' 그 자체는 하루아침에 파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평화상태의 보장'이 관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 및 재래식 군사위협이 해소되기 전이나 또는 북한의 대남정책이 평화공존으로 전환되기 전에 서둘러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실질적인 평화체제가 구축되기도 전에 한미동맹관계와 한국의 군사태세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전체제를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은 미국이 정전체제에서 손을 떼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것은 필연적으로 유엔사 해체,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주한미군 철수/위상변경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그 경우, 국내적으로는 평화협정 체결로 인한 전쟁 가능성이 부재(不在)심리와 한미동맹 무용론(無用論)이 확산될 수 있다.
요컨대, 북한 위협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서둘러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게 될 경우, 평화가 구축되기도 전에 기존의 한미연합방위체제가 총체적으로 무너지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고, 이는 주한미군 전면 철수와 한미동맹 변질 가능성을 높이게된다. 한국이 엄청난 미군전력 대체 부담을 조기에 감당하지 못할 경우 상당기간 대북 억지력 유지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된다. 그동안 북한이 평화협정 체결을 끈질기게 주장해 온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바도는 반세기 동안 정전체제 아래서 한미연합방위체제를 통해 전쟁재발 가능성을 억제해 왔다. 바로 이와 같은 상태로 평화체제로 바꿀 때는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있어야 한다.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를 개발하고 미사일로 무장한 가운데 전 군사력의 70%를 휴전선에서 100km 이내에 공세 대형으로 배치해둔 강성대국 북한과 평화문제를 논의하려면 매우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북한이 핵무기/화생무기의 전면 폐기, 재래식 군사력의 대폭 감축, 평화공존 방향으로의 대남정책 및 남북관계 개선이 가시화되었을 때 비로소 지금보다 더 나은 평화에 대한 보장을 기대할 수가 있는 것이다. 미군 주둔을 통한 한미연합방위체제로 지금까지 유지해 온 전쟁 억제력을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발휘할 수 있을 때 더 나은 평화상태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럴 때까지 실질적인 평화와는 무관한 '선(先) 평화협정 체결'시도는 한미관계 단절과 한국의 군사태세/안보의식 약화를 노리는 북한의 대남전략에 말려들어가는 우(遇)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konas)
남만권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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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군사적 위협해소에 일언반구 말이 없는데 국방부가 앞서서 평화니, 주적개념 해소니 하는 말을 왜 합니까? 통일부가 이런 말을 한다면 그나마 이해를 할 수 있겟는데 말이죠.. 국방부도 인민무력부와 모종의 거래를 하고 있나요?</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10-17 오전 11:28: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