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뉴스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해외칼럼]폐쇄되는 WFP의 북한 식품공장

도날드 커크, 美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기자

Written by. 김필재   입력 : 2005-10-17 오후 4:46:52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原題] North Korea closing another door, this time on food

 그동안 불모지에서 굶주림에 시달려온 북한 주민 4분의 1의 식량 공급을 책임져온 유일한 미국시민이 고향인 텍사스 라레도로 환향(還鄕)하게 됐다. 지난 2년 간 세계식량계획(WFP) 평양 지부장을 맡아온 리차드 라간(Richard Ragan·40)은 최근 북한 당국으로부터 올 연말까지 식량 선적을 중단하라는 통지를 받았다.   

▲도날드 커크 기자

 이에 대해 라간 지부장은 "그들은 우리가 나가주길 원했던 것 같다"며 "북한은 WFP의 식량 분배 감시 조치를 못마땅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WFP는 그동안 실현 가능성은 없지만 110만에 이르는 북한 군대와 노동당 간부 그리고 특정 집단에게만 식량이 배급되는 것을 막고, 정말로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지급하기 위해 무던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덧붙였다.  

 "北, WFP의 배급분 자체 시스템으로 감당 못해"

 북한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는 주민들에게 배급될 국수와 빵을 제조하던 19곳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이제 문제는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1995 이후 WFP가 제공해온 4백만 톤의 식량 분을 지금과 같이 초라한 배급 시스템을 가지고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과 남한으로부터의 원조 그리고 최근 개선되고 있는 북한의 작황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는 전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의 올해 곡물수확량은 전년의 4백2십만 톤에서 기껏 10% 늘어났을 뿐이다. 그러나 이 것은 실제 북한이 필요로 하는 최소 곡물수확량인 6백만 톤에 여전히 못 미치는 수치다.

 WFP는 미국이 북한에 제공하는 쌀 25,000톤을 포함해 올해에만 약 32만 톤의 식량을 선적해 북한에 전달했다. 이 사이 남한이 북한에게 직접 지원한 식량지원은 50만 톤에 이르며, 중국은 대부분 옥수로 이뤄진 수천 톤의 식량을 공급했다. 어느 누구도 북한이 90년대 중반 2~3백만 명이 사망했던 기근(饑饉)의 늪에서 탈출했다고 보지 않는다. 여전히 식량은 부족하며, 올해의 작황이 좋았던 것은 일회성에 지나지 않는 현상이다.

 "북한은 만성적 식량부족 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

 라간 지부장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북한은 국제 시장에서 충분한 양의 식량을 구입하거나 지원을 받아야 하는 나라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중 하나라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부족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북한의 경제가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지 않는 한 충분한 식량을 생산할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

 이제 북한은 연간 백만 톤에 이르는 쌀을 중국과 남한으로부터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으로도 부족한 양의 식량은 북한 자체의 식량증산과 외부로부터의 원조에 기대야만 한다. 라간 지부장은 현재 북한 보통 주민들에게 공급되는 식량의 양은 300~350 그램이라고 한다. 물론 이 수치는 지난해 배급양인 200그램보다는 많아진 것이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WFP의 지원을 받지 못했던 북한 주민들, 즉 정말로 식량의 배급이 절실히 필요한 주민들의 경우 앞으로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라간 지부장의 말에 의하면 북한의 배급 시스템은 너무도 느리다(limping)고 지적한다. 북한은 지난 2년 동안 시범적으로 실시해온 식량의 개인판매를 최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게다가 북한 당국은 WFP가 식량지원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에 대한 통계를 조사하려던 것을 금지시켰다.   

 란코프 교수, "북한은 개혁이 불가능한 나라"

 라간 지부장은 또 북한이 최근 소규모의 NGO(비정부조직) 및 NGO직원들에 대한 철수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냉소적인 웃음을 띠며, "아마도 우리가 떠나라고 통보를 받은 이유는 그동안 상당히 일을 잘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WFP는 지나나 1995년 북한에 사무소를 개설한 이후 북한의 기아를 막는 활동에 이바지해왔다. 인터뷰에 응한 라간과 외국인 옵서버(observers)들은 여전히 많은 지원이 필요한 북한이 이처럼 갑자기 개혁으로부터 후퇴하여 빗장을 걸어 잠그는 것에 대해 낙담했다.

 이 같은 북한의 움직임은 6자 회담 성명을 통해 자국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국제적 개입을 허용하겠다는 것만큼이나 쇼킹한 일이다. WFP는 북한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다. 어디를 가던 출입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 교수로 80년대 북한에서 경험이 있는 안드레이 란코프는 "그때나 지금이나 북한은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고 말했다. 란코프 교수는 또 "북한 체제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개혁은 불가능하다. 그들은 바뀔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라간 지부장은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는 WFP의 활동을 좀더 신중한(modest)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북한 당국과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는 식량 가공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美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인터넷 리뷰 10/17

▲필자: 도날드 커크(Donald Kirk), 美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기자
▲번역·정리: 김필재 (코나스 객원기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