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時作戰統制權' 환수, 아직은 이르다
지난 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제57주년 국군의 날 기념 연설에서 "자주국방은 자주독립 국가가 갖춰야 할 너무나도 당연하고 기본적인 일이며, 국방개혁안은 바로 이러한 자주국방 의지를 담고있다"고 전제한 뒤 "우리 군은 전시작전통제권 행사를 통해 스스로 한반도 안보를 책임지는 명실상부한 자주군대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발언을 전후해 국내에서는 '자주국방'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를 주제로 전문가들 사이에 열띤 토론과 공청회가 있어왔고, 오는 21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37차 한미연례안보회의(SCM)에서도 이 문제가 양국 간 관심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
국방부는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美 국방장관이 참가하는 이번 SCM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을 포함한 한미 지휘관계 발전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지난달 28일~30일 열린 한미안보정책구상(SPI)회의에서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를 협의하자는 우리측 제안에 미측이 공감하면서 SCM의제로 다루기로 했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노 대통령이 밝힌 것 처럼 전쟁 발발시 우리 군을 우리나라 지휘관이 직접 지휘하는 것은 주권 차원에서 볼 때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민족의 흥망을 결정짓는 전쟁에서 우리 군의 작전권을 미군에게 맡기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문제는 전시작전통제권을 우리가 당장 가져온다 하더라도 우리 스스로 독자적인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자주국방 능력이 구비됐거나 북한의 군사위협이 사라졌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군사전문가들이 전시작전권 조기 환수 문제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는 것도 바로 이 점 때문이다.
한미연합사 근무 경험 등으로 연합작전 교리에 밝은 박승부(朴勝夫) 예비역 육군소장은 지난 12일 '21세기 군사연구소'에서 주최한 한·일 안보포럼에서 "우리의 전시 작전통제권 인수시기는 아직은 적절한 여건과 준비, 능력이 구비되지 않았다"며 "전시작전통제권은 우리가 언젠가는 인수해야 할 국가적 과업이지만, 지금은 남북이 대치된 상태에서 북한의 핵문제와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미 연합사령관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북한 남침을 가정해 한미 연합사에서 발전시킨 작전계획 5027과 연관돼 있다. 전쟁이 재발했을 때 한미 양국의 합의 하에 마련된 작전계획에 근거해 미국 본토로부터 투입되는 병력과 장비, 그리고 이의 관리운영체계 및 유엔사 후방기지인 일본의 7개기지와 시설, 역무 등을 제공받게 된다.
미국은 한반도 전쟁 발발시 美 해군 전력의 40% 이상, 공군의 50% 이상, 해병대의 70%이상의 증원전력을 전개시킨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국본토 및 일본 주변기지로부터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 전투력은 시차별로 대략 지상군 수십만 명, 항공기 2천여 척, 항모 수 개 전단을 포함한 함정 160여척 등이다. 이런 식으로 유사시 한반도로 이동해오는 미군은 69만 명이 넘는다. 평시 한국군의 총병력이 68만인데 이 보다 더 많은 미군 병력이 한반도로 이동해 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을 실질적으로 억제해온 것은 햇볕정책이 아니라 미군의 증원계획"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유사시 미국으로부터 증원되는 병력과 장비들은 한국군 지휘관이 지휘할 수 없는 요소들이다. 실제로 이러한 美 증원전력은 '신속억제방안'(FDO) 및 '전투력증강'(FMP), '시차별부대전개제원'(TPFDD)에 의거 한반도에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사령관이 요청하고, 美 합참의 지시에 의해 전개되며, 한반도에서 부대통합 과정을 거쳐 전장에 투입된다. 전시 작전 통제권을 아직도 한미 연합군 사령관에게 위임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군 장성이 전시작전권을 행사하며 한미연합작전을 수행할 수 없는 또다른 이유는 기본적으로 미국만이 개발·보유·운용하고 있는 첨단무기체계를 관리 할 수 있는 능력을 한국군이 갖지 못하고 있다는 기술상의 한계에 기인한다.
한국군은 현재 전략정보의 100%, 전술정보의 70% 이상을 주한미군으로부터 제공받고 있으며, 북한 신호정보(SIGMINT·Signal Intelligence)의 99%, 영상정보(IMINT·Imagery Intelligence)의 98%를 전적으로 미군의 기술력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노 대통령이 국군의 날 연설에서 밝힌 '자주'를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와 결부시키는 것도 문제가 있다. '자주'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는 사실상 무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은 한미 양국의 동등한 '공동방위'체제로 되어 있다. 따라서 전시작전권환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한국이 미국에 예속되어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국민 자존심을 자극하는 일부 반미단체의 거짓 선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초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유병현(예비역 육군대장) 前 주미대사는 "한미연합사는 한미 양국 대통령을 공동의 통수권자로 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한미연합사 사령관은 주한미군 사령관으로서 발언할 때는 미국을 대표하지만 연합사 사령관으로서는 한국 대통령의 지휘도 받는다. 또 비록 미군 장성이 연합사 사령관을 맡고 있지만 그의 권한 행사는 한국군 부사령관(육군대장)의 동의아래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특히 연합사 휘하의 구성군 사령관 중 지상군, 해군, 상륙군, 특전사령관을 한국군 장성이 맡고 있다. 공군사령관만 미군이 맡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연합사 사령관의 결심이 내려지기 전이나 작전 수행중에 얼마든지 한국군 측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와 이에 따른 주한미군의 지위 및 성격의 재조정은 한국에게 '자주'를 안겨 주는 대신 치명적 '안보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는 대다수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박승부 장군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앞서 해결돼야 할 과제에 대해 ▲우리군의 작전기획능력, C4I 지휘, 통제 시스템을 통해서 우리에게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위기조치 및 전쟁 수행 기법에 대한 개발이 시급히 이뤄져야 하며 ▲상당수 장교들을 연합사에 파견시켜 훈련을 참관토록 하는 등 전쟁기법에 대한 숙달을 좀더 구체적으로, 연합사를 통해 벤치마킹 해야 하고 ▲평시에 위기조치 권한, 군사소요 권한 등을 획득하기 위한 타격 및 감시능력 확보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방연구원(KIDA)의 차두현 선임연구원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 "주한미군은 그 자체로도 중요성을 지니지만 한반도 유사시에 미국이 한국을 돕겠다는 對韓안보공약의 상징적 존재"라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韓美동맹의 변화에 따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도 거론할 수 있겠지만, 이 같은 논의는 우리 軍의 국방능력이 증대되고 미군이 한국의 국방력 신장에 저해된다는 판단이 설 때 제기돼야 한다. 이것을 '자주'라는 모호한 논리로 주장하면 곤란하다. 자주국방과 배타적인 단독국방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경우 회원국은 전시 작전 통제권을 미군이 맡고 있는 나토군 사령관에게 주고 있는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이번 제37차 SCM에서 한미 양국간에 협의될 예정인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로 인해 자칫 한미연합사는 물론 유사시 69만의 미군증원계획을 포함한 '작계 5027' 등 한미연합방위체계가 무력화 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전시작전통제권이 환수되면 한미연합사 체제는 자연히 해체되고 연쇄적으로 주한미군사령부의 변화도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능력이 갖춰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자주'라는 명분 때문에 교각살우(嬌角殺牛)의 우(愚)를 범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과제이다. 지금은 한미동맹 강화 및 미군 증원세력을 활용한다는 의미를 되씹어 보면서 평시 작전통제권을 완전하게 보강하는, 그리고 조용히 내실있게 준비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될 것이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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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통제권의 개념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고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언론을 통해 중요성을 제기하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한미동맹에 금간 뒤 무지했음을 후회한다고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5-10-19 오후 4:5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