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정동영'의 대북(對北) 과속 행진
Written by. 정준
입력 : 2005-11-16 오전 9:46:06
가칭 '남북협력공사'라는 것이 있다. 남북경협과 북방경제 전담시키기 위해 국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여 통일부가 설립하고자 하는 정부투자기관 명칭이다. 정동영 장관이 지난 달 10일 국회에서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대북기획안이 알려졌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이 달 들어 그 설립방안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충분한 준비과정이 필요하고 체계적으로 신중하게 풀어나가야 한다"며 "남북협력 초기 단계에서 기구부터 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거부의사를 드러냈다. 노 대통령이 정동영 장관 주도의 남북협력공사 설립에 제동을 건 것이다.
변양균 예산처 장관도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한국)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4~5%를 통일비용으로 쓰고 있는 독일 수준으로 지출하면 국가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며 "통일부 방안에 문제가 많다"고 했다.
오죽하면 청와대와 예산처에서 이런 반응이 나왔을 것인가. 그런데도 정동영 장관은 한 라디오 매체를 통해 "설립 자체를 보류하는 것은 아니라, 1∼2 단계로 나눠 추진할 것"이며, "먼저 추진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일 한국 상주 외신 지국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북한 인사를 초청하는 문제'에 관해 질의받고 "책임 있는 정책 당국자 쪽의 아이디어일 수가 없다"고 했다. 동의하지 않음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이 발상은 최초 정동영 장관이 지난 9월22일 국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APEC에 북한 최고 당국자(김정일)가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하는 문제를 미국 등 회원국들과 사전 협의해 보겠다"고 말해 불거진 이슈였다. 통일부가 "너무 앞서간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고 "범국민적인 정서를 도외시한 엄청난 독주(獨走)라고 비난받아 마땅한 작태"가 아닌가.
지난 10월 초에 있었던 일은 국민을 더욱 놀라게 한다.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60돌 기념행사 참석을 북측으로부터 초청받고 통일부가 민간대표단 구성을 적극 서두른 적이 있다. 이 사건은 결국 북측이 초청의사를 번복함으로써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검찰은 당시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북한 체제를 인정하는 것인 만큼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정리했는데도 통일부는 "최근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음에 비추어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태도로 나왔다.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행사 참석은 단순한 사회 문화 교류로 볼 수 없는 일 아닌가. 당(黨)규약에 남한의 적화통일을 명시하고 그 실천을 존재의 이유로 삼고 있는 북한 노동당이다. 그것은 결국 학정(虐政)과 무능으로 수백만 명을 굶겨 죽인 노동당 일당(一黨) 독재와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북한 인권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노동당 행사는 챙기겠다면 국민이 용납할 리 없다. '정동영'의 통일부는 이 같은 국민정서를 모를 리 없건만, 짐짓 '모르쇠'작전으로 일관하면서 어설픈 작태를 연이어 연출하고 있다.
우리 국군 포로와 납북자 송환 요구에 대꾸조차 하지 않는 북한에 장기수들의 무조건적인 북송을 앞장서서 추진하고 있는 통일부이다. 장기수의 시신(屍身)까지 보내 주면서 살아 있는 북한 동포들이 겪는 반(反)인권의 고통에는 눈감고 입 닫고 있는 못난이 부서가 또한 통일부이다.
정동영 장관은 이제 국민에게 북한이 요구하면 어떻게든 들어주지 못해 안달하는 인물로 각인되어 있다. 남북 관계에 '판 키우기'와 과속(過速)만을 고집하는 것은 '문제의 핵심'과는 거리가 먼 우행(愚行)이다.
원칙 없는 대북(對北) 접촉도 문제이지만, 이에 더해 통일부의 도(度)가 넘치는 '대북 올인정책'과 '북한체제 비위 맞추기' 그리고 매년 그 규모가 턱없이 늘어나고 있는 '대북 퍼주기성 지원'으로 인해 국민은 엄청난 정신적 혼란을 겪고 있다.
우리는 정동영 장관이 대북 중대제안이라면서 송전선로와 변전소 시설 등 송전설비 건설비용만도 1조5천억∼1조7천억 정도가 투입되어야 하며, 이와는 별도로 매년 1조 3천억원 상당의 전력 생산비용이 발생하는 200만kw의 송전(送電)계획을 발표했던 것을 기억한다. 향후 9∼13년간 15∼20억 달러가 소요(야당 주장)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였다.
당시 그는 당초 소요경비를 북한 신포에 짓기로 한 경수로에 건설비로 투입키로 예정되어있던 35억 달러 가운데 22억 달러(13억 달러는 이미 지출)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핵포기 대가로 제시한 대안(代案)이었다. 그러고도 그는 추후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한미공조에 엇 박자를 놓고, 북한의 경수로 건설은 그것대로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라도 대북(對北) 교류·협력 원칙을 재정비해야 한다.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 되는지- 국민적 합의에 바탕을 둔 원칙을 세워야 한다. 통일부의 황당한 독주(獨走)는 바로 이런 와중(渦中)에서 이뤄지고 있는 어이없는 촌극(寸劇)이다.
우리는 이제 '정동영의 무모한 대북(對北) 행진'에 강력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 '강정구의 6·25 통일전쟁론'만을 '정신 나간 주장'으로 몰아붙일 일이 아니다. (konas)
정 준(코나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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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 '남북협력공사'라는 것이 있다. 남북경협과 북방경제 전담시키기 위해 국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여 통일부가 설립하고자 하는 정부투자기관 명칭이다. 정동영 장관이 지난 달 10일 국회에서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대북기획안이 알려졌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이 달 들어 그 설립방안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충분한 준비과정이 필요하고 체계적으로 신중하게 풀어나가야 한다"며 "남북협력 초기 단계에서 기구부터 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거부의사를 드러냈다. 노 대통령이 정동영 장관 주도의 남북협력공사 설립에 제동을 건 것이다.
변양균 예산처 장관도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한국)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4~5%를 통일비용으로 쓰고 있는 독일 수준으로 지출하면 국가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며 "통일부 방안에 문제가 많다"고 했다.
오죽하면 청와대와 예산처에서 이런 반응이 나왔을 것인가. 그런데도 정동영 장관은 한 라디오 매체를 통해 "설립 자체를 보류하는 것은 아니라, 1∼2 단계로 나눠 추진할 것"이며, "먼저 추진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8일 한국 상주 외신 지국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북한 인사를 초청하는 문제'에 관해 질의받고 "책임 있는 정책 당국자 쪽의 아이디어일 수가 없다"고 했다. 동의하지 않음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이 발상은 최초 정동영 장관이 지난 9월22일 국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APEC에 북한 최고 당국자(김정일)가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하는 문제를 미국 등 회원국들과 사전 협의해 보겠다"고 말해 불거진 이슈였다. 통일부가 "너무 앞서간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고 "범국민적인 정서를 도외시한 엄청난 독주(獨走)라고 비난받아 마땅한 작태"가 아닌가.
지난 10월 초에 있었던 일은 국민을 더욱 놀라게 한다.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60돌 기념행사 참석을 북측으로부터 초청받고 통일부가 민간대표단 구성을 적극 서두른 적이 있다. 이 사건은 결국 북측이 초청의사를 번복함으로써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검찰은 당시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북한 체제를 인정하는 것인 만큼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정리했는데도 통일부는 "최근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음에 비추어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태도로 나왔다.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행사 참석은 단순한 사회 문화 교류로 볼 수 없는 일 아닌가. 당(黨)규약에 남한의 적화통일을 명시하고 그 실천을 존재의 이유로 삼고 있는 북한 노동당이다. 그것은 결국 학정(虐政)과 무능으로 수백만 명을 굶겨 죽인 노동당 일당(一黨) 독재와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북한 인권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노동당 행사는 챙기겠다면 국민이 용납할 리 없다. '정동영'의 통일부는 이 같은 국민정서를 모를 리 없건만, 짐짓 '모르쇠'작전으로 일관하면서 어설픈 작태를 연이어 연출하고 있다.
우리 국군 포로와 납북자 송환 요구에 대꾸조차 하지 않는 북한에 장기수들의 무조건적인 북송을 앞장서서 추진하고 있는 통일부이다. 장기수의 시신(屍身)까지 보내 주면서 살아 있는 북한 동포들이 겪는 반(反)인권의 고통에는 눈감고 입 닫고 있는 못난이 부서가 또한 통일부이다.
정동영 장관은 이제 국민에게 북한이 요구하면 어떻게든 들어주지 못해 안달하는 인물로 각인되어 있다. 남북 관계에 '판 키우기'와 과속(過速)만을 고집하는 것은 '문제의 핵심'과는 거리가 먼 우행(愚行)이다.
원칙 없는 대북(對北) 접촉도 문제이지만, 이에 더해 통일부의 도(度)가 넘치는 '대북 올인정책'과 '북한체제 비위 맞추기' 그리고 매년 그 규모가 턱없이 늘어나고 있는 '대북 퍼주기성 지원'으로 인해 국민은 엄청난 정신적 혼란을 겪고 있다.
우리는 정동영 장관이 대북 중대제안이라면서 송전선로와 변전소 시설 등 송전설비 건설비용만도 1조5천억∼1조7천억 정도가 투입되어야 하며, 이와는 별도로 매년 1조 3천억원 상당의 전력 생산비용이 발생하는 200만kw의 송전(送電)계획을 발표했던 것을 기억한다. 향후 9∼13년간 15∼20억 달러가 소요(야당 주장)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였다.
당시 그는 당초 소요경비를 북한 신포에 짓기로 한 경수로에 건설비로 투입키로 예정되어있던 35억 달러 가운데 22억 달러(13억 달러는 이미 지출)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핵포기 대가로 제시한 대안(代案)이었다. 그러고도 그는 추후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 한미공조에 엇 박자를 놓고, 북한의 경수로 건설은 그것대로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라도 대북(對北) 교류·협력 원칙을 재정비해야 한다.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 되는지- 국민적 합의에 바탕을 둔 원칙을 세워야 한다. 통일부의 황당한 독주(獨走)는 바로 이런 와중(渦中)에서 이뤄지고 있는 어이없는 촌극(寸劇)이다.
우리는 이제 '정동영의 무모한 대북(對北) 행진'에 강력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 '강정구의 6·25 통일전쟁론'만을 '정신 나간 주장'으로 몰아붙일 일이 아니다. (konas)
정 준(코나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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