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퍼주기보다 북한에 요구할 것은 당당히 요구해야"
전 북한군 상위 박춘희씨, 향군 안보강연회에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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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잠실 향군회관에서 가진 강연회에 강사로 나선 前 북한군 상위 출신인 탈북자 박춘희(여, 34세. 강원 평강)씨는 북한의 전쟁준비 실태와 주민의 생활상에 언급하면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막힘 없이 쓴 소리를 자아냈다. 북한군 고사포중대 출신으로 화력부관과 중대장을 지내고 98년 북한을 탈출해 3년 5개월 동안 중국, 베트남 등을 거쳐 지난 2002년 한국에 들어온 박춘희씨는 탈북 동기와 탈북 과정에 대해 묻는 질문에 목이 잠기기도 했다.
그녀는 탈북 동기에 대해서는 북한군 재직시 남한 방송을 수시로 들으며 최진희씨 등의 노래를 따라 부르던 사실이 보위부원에게 알려져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살수 있는 길은 탈북하는 길 밖에 없다고 판단돼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고 탈북 동기를 밝혔다.
박춘희씨는 북한을 탈출해 기차를 타거나(기차 지붕 위에 앉아서 왔다함)걸어서 3개월에 걸쳐 청진을 경유, 두만강을 건넜다며 군대서 하도 많이 걷는 훈련을 했기에 그 훈련이 탈북에 도움을 주었다고 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춘희씨는 강연 중간 우리 정부의 무조건적 퍼주기식 대북정책과 친북세력의 행동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주는 만큼 요구할 것은 당연히 요구해야한다"고 말하고 "친북 반미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면 막상 북한으로 가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고, 대부분이 미국으로 가겠다고 말하더라" 며 친북 반미세력들을 꼬집기도 했다.
또한 정부의 정책에 쓴 소리를 하는데 대해 정부기관에서 제재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처음 관계기관에서 강연의 틀을 제시해 주었으나 그러려면 무엇 하러 강연하느냐고 반문했다며 강연을 하다보면 일정한 범위를 벗어나는 것 같다고 심경의 일단을 내비추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보다 2년 먼저 탈북해 북한 인권문제에도 관여하고있는 탈북자 출신과 결혼해 현재 알뜰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북한에서 자신의 탈북으로 핍박받고 있을 부모님 걱정에 잠못이룰때가 한두번 아니라고 말해 분위기가 숙연해 지기도 했다.
다음은 박춘희씨가 향군 본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 내용을 요약한 것임.
남조선에 오기 전 중국 단동에서 조금 있었다. 남조선 사람으로 보이는 사람만 보면 혹시 안기부 요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늘 불안한 생활을 하기도 했다. 우리 남한 사람을 보면, 여러분의 표정에서도 그렇지만 매우 밝다. 나이 드신 분은 10년은 더 젊어 보이고 어린이들은 오히려 숙성해 보인다. 그것은 아마도 자유가 그렇게 만들지 않나 생각이 든다.
북한에 있을 때 나도 보위부의 스파이 노릇을 했지만 또 다른 사람이 나를 감시하고 있었다. 늘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상대방을 감시하고 또 감시당하면서 살아 왔다. 그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스스로 표정관리 하는데 신경을 쓰게 된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이 피흘려 지켰고, 땀흘려 건설해 왔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의 안보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북한 김정일이 남침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김정일에게 남침의 기회를 이 나라에서 만들어주고 있다. 만약 전쟁이 일어나면 나 같은 탈북자나 안보를 위해 힘쓰고있는 여러분부터 먼저 끌려가 처벌될 것이다.
지금 북한에서는 2000년 이후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이 약화되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사회에서는 김정일 1인 우상화와 독재정권을 찬양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작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모른 채 하고 있다. 이러다 언제 6·25와 같은 비극을 겪게될지 모른다.
북한은 세계최고의 전시체제를 갖추어놓고 모든 것이 갱도(땅굴)로 이루어져 있다. 북한사람들이 두더지 성향이 강해서인지 땅굴을 잘도 판다. 지금도 1주일분 식량을 포함해 전쟁물자를 직장과 가정에 다 비치해놓고 신호만 떨어지면 곧바로 지정된 장소로 신속히 이동하게 된다. 나도 유치원 다닐 때부터 훈련을 했다.
북한에서는 주민들에게 교양(세뇌교육)을 하면서 전쟁만 일어나면, 남한은 자동적으로 붕괴된다고 교육하고 있다. 특히 남조선 군대는 열악하기 그지없고 군인들은 막대기에 불과한 소총을 가지고있으며 전쟁만 일어나면 제 살기에 급급해 달아날 생각만 갖고 있다. 미군만 아니면 남한은 금방 무너진다.
남한에 와서 보니 경제적으로는 평양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발전되었지만 정치·사상적으로 약하다. 이에 비해 북한은 경제는 낙후되었지만 정치·사상적으로는 강하게 이루어져있다. 내가 속한 고사포 중대도 그랬지만 북한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남조선을 때려잡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강한 정신자세를 갖게되는 것 같다.
예전 북한주민에 대한 생사 이탈권을 김정일이 가지고있었다면 지금은 남한이 쥐고 있다. 주민들의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은 과거에 비해 멀어지고 있는데 오히려 남한에서는 친 김정일로 가고있어 안타깝다. 우리 TV방송을 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 깍듯이 호칭하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다. '남조선 당국자' '남조선 괴뢰도당'이라는 용어가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북한에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주면서도 큰소리한번 하지 못하고 요구도 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북한의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이 열리고있지만 지금까지 김정일이 약속해 놓고 제대로 지키는 것을 보았는가? 김정일의 약속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굶주린 승냥이가 불쌍하다고 먹이를 주다가는 결국 승냥이에게 잡혀 먹힐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남한에서 지원하는 쌀이 북한 장마당에서 팔려나가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 94년부터 98년까지 350만명의 주민들이 굶어 죽었다. 나는 군인이었기에 그나마 급식이 이루어져 괜찮았지만 심지어 아기 엄마가 1주일을 굶어 실성한 나머지 아기를 죽여 잡아먹었다는 말과 나중에 살인죄로 끌려가 맞아죽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 상황임에도 주민들은 김정일부터 걱정하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보지만 "장군님은 굶으면 안 된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바로 그런 사고가 2000년까지 이어져 왔다고 본다. 지금 북한주민은 대다수가 전쟁이 일어나기를 원한다.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전쟁이 일어나면 다른 나라로 넘어가기가 쉬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통일을 준비하되 북한이 개혁·개방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한 혼란한 분위기를 치유할 수 있도록 민사작전을 강화하고 제 3국에 대규모 난민촌도 건설해야 한다고 본다. 대량 난민이 발생하면 우리사회에서 다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줄 안다. 아울러 여러분도 자녀들에 대한 교양도 잘해서 우리식의 통일을 유도하고 바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Konas)
이현오 기자 konasn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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