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에 대한 참여연대의 한심한 인식수준
최근 참여연대가 홈페이지에 올린 유엔총회 대북인권 결의안 채택 논의에 대한 입장을 들여다 볼 기회가 있었다. 참여연대의 입장은 한 마디로 북한 인권 개선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대북인권결의안 채택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였다. 지난 4월 유엔 인권위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상정되었을 때 이들이 스위스 제네바 현지에서 벌인 활동을 익히 알고 있던 지라 그 다지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
우선 이들의 뻔뻔스러움을 지적해야 할 것 같다. 대부분의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준다고 하면 우선 고마움부터 표시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참여연대가 북한인권과 관련하여 남쪽 정부의 특수성을 주장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북한주민이 처한 현실이 더 이상 우리에게 남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그 바닥에 깔고 있다고 보여 진다. 그렇다면 더욱더 참여연대가 현재 보여주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 정당한 태도는‘우리가 앞장 설 테니 도와 달라’ 혹은 ‘그 동안 제대로 활동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앞으로 노력 하겠다’ 등의 입장이어야 했다.
인권 문제 제기는 北 반발 초래?
지난 4월 스위스에서 보여주었던 이들의 모습은 완전히 반대의 모습이었다. 인권결의안 통과를 저지하기위해 동분서주 했다는 것이다. 같이 참석했던 다른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참여연대의 이러한 활동은 국제 NGO관계자들의 빈축을 사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국제 NGO관계자들이 보기에 참여연대의 활동은 아무런 대안도 없이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적 활동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에 다름 아니었다. 국제 인권NGO관계자들의 참여연대의 행위에 대한 추궁에 얼굴이 붉어졌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당신들의 주장이 국제사회의 망신꺼리라는 사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참여연대는 11월 15일 발표한 입장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접근하는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북한 인권개선의 실효성 문제이어야 하다고 주장했다. 옳은 문제제기다. 우선은 참여연대가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질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참여연대의 주장이 더욱더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참여연대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유엔의 결의는 북한의 반발만을 초래할 뿐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 말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북한의 반발을 초래할 어떤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북한은 현재 인권문제가 애당초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없는 문제를 국제사회 특히 미국이 자신들의 공화국을 공격하기위해 만들어낸 문제라는 태도이다.
북한 동포의 인권 외면 인면수심의 극치
사실은 어떠한가. 이미 국내에는 7000명에 달하는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한결 같이 증언하고 있다. 20만 명 이상이 감금된 채 죽어가고 있는 정치범 수용소, 지난 3월 회령에서 있었던 것처럼 수시로 벌어지는 공개 총살, 고문과 폭력, 탈북자 강제송환과 납치 등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되는 반인륜적 만행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들 탈북자들이 증언하는 북한 동포들의 참혹한 실상에 대한 증거들은 이미 넘쳐난다. 오늘날 북한동포들이 당하는 참혹한 인권의 실상은 더 이상 의혹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 북한 당국은 없는 문제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올바른 태도인가. 북한당국이 반발할 것임으로 없는 문제로 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인가. 아니면 참혹한 처지에 있는 북한동포들의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인가. 물론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만행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 이를 은폐하려는 북한당국의 반발에 직면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의 참혹한 현실을 외면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태도이다. 북한의 인권문제는 방법의 문제 이전에 무엇이 올바른가 하는 가치의 문제이다. 참여연대의 주장은 북한당국의 반발이 두려워 동포의 현실을 외면하자는 인면수심의 극치이다. 또한 실효성을 핑계로 결과적으로 국제사회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외면하고 북한당국의 손을 들어주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더 나아가 북한의 반발이 있는 한 어떠한 문제제기도 해서는 안 된다는 비도덕적인 태도로 볼 수밖에 없다.
北, 수령과 지도자의 지시가 곧 法
참여연대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해결하기위한 현실적 방안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프로그램을 수용하도록 설득하는 정부당국의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구체적 대안으로 분단으로 인해 지금까지 남아있는 반인권적 법제도를 개선하기위한 대화를 제안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당국의 역할을 주문한 것은 옳은 태도이다. 우리 정부당국은 북한에 대해 그 많은 지원을 하면서도 한 번도 북한당국에 대해 인권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한 적이 없다. 심지어 북한에 의해 납치된 우리 국민의 생사확인 조차도 하고 있지 못한 현실에 비추어 본다면 참여연대의 이러한 지적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남북한 쌍방간의 법제도 개선을 주문하는 참여연대의 주장에 이르러서는 가장 실효성이 없는 주장을 참여연대가 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남한과 북한이 동일한 수준의 사회라는 기준을 설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북한인권문제가 어디 법제도의 문제였던가. 참여연대의 주장은 북한의 법제도를 고치면 인권문제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인식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오늘날 북한의 인권현실이 북한의 법제도가 잘못되어 벌어진 일이라고 해석되는 참여연대의 인식은 북한에 대해 무지하거나 아니면 의도적인 물타기이다.
北, 남한의 국보법 트집 삼아 인권문제 회피
오늘날 많은 북한 전문가가 지적하듯이 북한은 법에 의해서 지배되는 법치의 사회가 아니다. 북한의 법은 유명무실화된 지 이미 오래이다. 수령의 지시가 법보다 우위에 있는 세상이라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 되었다. 참여연대는 북한이 대한민국과는 전혀 다른 사회라는 현실인식을 우선 가져야한다. 북한에서 최고의 법은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 원칙’과 김정일의 지시이다. 수령과 지도자의 지시는 법을 우선하는 최고의 명령이다. 이런 북한이 법제도를 고치다고 해서 인권현실이 개선된다고 기대하는 것은 한심한 현실인식이다. 또 북한이 남한의 국가보안법 등 제도를 트집 잡아 인권문제를 회피할 명분으로 삼을 소지가 얼마든지 있다.
참여연대의 주장 가운데 가장 문제로 생각되는 부분은 북한인권의 심각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참여연대는 북한인권 문제를 “어느 나라에서나 내부의 인권문제가 존재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표현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북한에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동포의 비참한 현실을 어느 나라나 어느 정도 존재하는 문제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만일 이것이 표현상의 문제가 아니라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참여연대가 그 동안 대한민국의 시민사회를 사실상 대표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더 이들의 이러한 안이한 인식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북한 동포들의 비참한 처지 생각해야
참여연대에 바란다. 미국에 대해 당신들이 인식하는 심각성만큼이나 최소한의 동일한 잣대로 북한당국에 의해 자행되는 인권침해의 참혹한 현실에 눈을 돌리기 바란다. 북한에서 벌어지는 인권현실은 그 어느 기준으로 보아도 그 도를 넘어서는 것이며, 그 무엇으로도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명분을 찾아서는 안 되는 인간 본연의 문제이다. 당신들이 변명과 외면하는 이 순간에도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이 죽어갈 동포들의 비참한 처지를 생각해 보라.
훗날 북한동포들이 우리에게 물을 물음에 우리는 답을 준비해야 한다. 그 때 그 참혹한 환경에서 나의 부모 형제가 죽어갈 때 당신들은 어디에 있었는가? 그 물음에 정직하게 설 때만 우리가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다.
李東湖 (북한민주화포럼 간사, 前 전대협 연대사업국장)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