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북한방송>을 통해 북한의 '해방'을 기대
<자유 북한 방송>이 곧 대북 공중파(단파) 방송을 시작한다고 한다. 이 기회에 <자유 북한 방송>이 무엇을 하는 존재인지를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자유 북한 방송>이 하고 있고 하고자 하는 일은 그 ‘설립목적’에 명기되어 있다. 여섯 가지다. 즉, 1) 북한 인민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하고, 2) 북한의 독재정권을 민주주의와 개혁ㆍ개방의 길로 유도하며, 3) 국내외의 북한 독재정권 추종세력을 비판하고, 4) 제3국의 탈북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며, 5) 한국의 국민과 사회단체들의 북한민주화운동 동참을 종용하고, 6) 남북한의 자유와 민주, 통일과 번영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북한동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은 물론 <자유 북한 방송>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방송공사(KBS)의 <사회교육 방송>이 있었고 또 이른바 ‘흑색방송’으로 분류되는 <용미 방송>이 있었다. 그러나 1998년 김대중 정권 때부터 ‘햇볕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북한이 싫어하는 것은 무조건 하지 않는 ‘유화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한 이래 이 같은 대북방송들은 없어졌거나 아니면 대북방송으로서의 성격이 크게 변질되어 있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 북한 방송>이 지금 가는 길은 외로운 길이다. 정부의 지원은커녕 정부로부터의 직ㆍ간접의 간섭과 방해로 인한 제약 속에서 어려운 방송 활동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자유 북한 방송>이 가는 길이 외로운 길은 아니다. 이미 그 길을 먼저 걸어갔거나 지금도 가고 있는 선험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자유 방송(Radio Liberty)>ㆍ<자유 유럽 방송(Radio Free Europe)>ㆍ<자유 아시아 방송(Radio Free Asia)>ㆍ<미국의 소리 방송(Voice of America)> 등이 그 것들이고 그 밖에 <영국 방송(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도 있다. 이들 방송들 가운데 특히 <자유 유럽 방송>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유럽에서 형성된 동ㆍ서 냉전 상황 속에서 구 소련을 비롯한 동구 공산권의 ‘해방’을 가져오는 데 불멸의 공헌을 했었다.
<자유 유럽 방송>의 ‘설립목적’은 “정확한 정보와 사상의 전파를 통해 민주적 가치와 제도를 신장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탈냉전 시대인 지금의 얘기이고 냉전시대의 <자유 유럽 방송>의 ‘설립목적’은 이와 달랐다. 그 때는 “(구) 소련을 ‘볼셰비즘’의 폭정으로부터 해방시킨다”는 것이었다. <자유 북한 방송>의 ‘설립목적’과 일치하는 것이다. 이 방송들은 거의 모두 해당 국가 정부가 제공하는 재정지원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지만 특히 미국 방송들의 경우 냉전기간 중에는 CIA(중앙정보국)가 방송 프로그람들을 통제했었다. 그 이유는 이들 방송은 일반 공ㆍ민영 공중파 방송과는 달리 특정 국가목적을 수행하는 ‘심리전 방송’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심리전 방송’은 그리스 신화 ‘오딧세이’에 등장하는 ‘사이렌(Sirenes)'라는 이름의 요정들을 연상시킨다. ’오딧세이‘에 의하면 ’시레눔 스코풀리(Sirenum Scopuli)'라는 섬에 존재하는 ‘사이렌’들은 그 섬 주변을 항해하는 배의 선원들을 고혹적인 노래가락으로 유인해서 배를 섬의 암벽에 충돌시켜 난파하게 만들었었다. ‘심리전 방송’이 해야 할 일이 바로 ‘사이렌’들이 했던 일이다. 그래서 전쟁이 있을 때마다, 그리고 냉전적 대치가 있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심리전 방송’이 등장했고 이들 ‘심리전 방송’에서는 예외 없이 그리스 신화에 등장했던 ‘사이렌’을 모방하는 ‘현대판 요정’들을 출현시켰다. 예컨대 2차 세계대전 때 제국일본군과 나치독일군이 연합군에 대한 ‘심리전 방송’에 등장했던 ‘토쿄 로즈(Tokyo Rose)'와 ’액시스 샐리(Axis Sally), 또는 월남전 때 월맹군의 대미 ‘심리전 방송’에 등장했던 ‘하노이 한나(Hanoi Hanna)'는 ’심리전 방송‘ 세계에서 전설이 되어 있다.
북한의 대남방송에 대해서도 알 필요가 있다. ‘중앙방송’과 ‘평양방송’ 등 북한의 2대 방송 중 ‘평양방송’은 일반 북한주민들은 청취하지 못하는 ‘대남 전용’ 방송이고 그 밖에 ‘구국의 소리 방송’이라는 대남 ‘흑색방송’이 있다. 남한의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대남 ‘심리전 방송’ 실태를 의식하지 못한 채 일상생활을 살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중파’ 방송의 경우, 우리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쓰면서 방해전파를 발사하여 북한의 방송을 차단시켜 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천편일률적인 정치선전 위주의 북한의 대남 방송의 내용이 너무 재미가 없어서 남한의 청취자들이 청취할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북이건 대남이건 ‘심리전 방송’에서 주로 채택되고 있는 ‘단파’ 방송은 기술적으로 차단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3분의 1 정도가 북한에 있을 때 남쪽에서 보내는 ‘단파 방송’을 청취했고 그러한 남한 방송 청취가 그들의 탈북 결정의 일부 동기가 되었다고 응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자유 북한 방송>의 경우는 청취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보다 유연하고도 흥미진진한 방송 프로그람을 개발하여 방송함으로써 북한을 김정일 수령독재로부터 ‘해방’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제 공중파 방송의 개시를 앞두고 <자유 북한 방송>에서 ‘사이렌’의 활약을 기대한다. [끝]
李東馥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전 국회의원/전 남북회담 대표)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