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분 망각한 국가인권위, 시민이 견제에 나서야
"언론의 자유를 위해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 교사의 정치활동 범위를 확대하도록 해야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 같은 주장은 좌파 시민단체에서 줄곧 요구해 온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말들이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마련한 국가인권 정책기본계획안(NAP)에 담겨져 있어 우리를 놀라게 한다.
국가보안법은 자유민주국가인 대한민국의 안위와 직결된 법으로, 지금 국민의 70% 이상이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교사의 정치활동 제한을 합헌으로 판시한 바 있다. 또 국민의 4대 기본적 의무 중 하나인 국방의 의무를 특정 종교의 교리나 반전주의 등의 양심에 따라 거부하는 것은 국민의 도리와 의무를 저버리는 비양심적 행위다. 그런데도 국가인권위원회가 한 해에 150억원의 국민 혈세를 써가면서 국가의 정체성을 흔들고 헌법을 무시하는 활동을 일삼는다면 과연 누가 국가인권위원회를 국가기관이라고 인정하겠으며, 또 계속 존치할 필요가 어디있겠는가.
이 밖에 국가인권위원회는 노동권을 강화한다면서, 직권중재제도의 폐지와 쟁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과 민사책임의 완화, 그리고 직장폐쇄와 대체근로 제한 등을 핵심 추진과제로 설정했다. 전형적인 친노조 중심의 인권정책이다. 시장친화적인 자세라든가 기업인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인권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말하자면 기업인의 (경영능력 및 사업 창의성을 발휘할) 인권은 없는 셈이다.
실업자들이 늘어나고 경제가 활성화 되지 않는 핵심적인 원인은 바로 경직된 노동시장 때문이라는 점은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바이다. 불법 쟁의행위가 만연하고 노동조합이 필요 이상으로 강경하다면 기업가들이 투자를 회피한다는 것은 경제원리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런데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전교조나 민주노총 등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정책을 내 놓는 이유는 도무지 모르겠다. 사실 그동안 국가인권위원회는 전교조 교사의 교육내용을 감시하고 평가할 학부모의 권리에 소극적이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들의 눈에는 피의자의 인권만 보였고 수사관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국가인권위원회는 유독 북한인권문제만 나오면 통일부라도 되는 양 친북적, 북한인권무시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코드인사 때문인가?
엄연히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의 일부인 북한주민의 인권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뻥끗하지 못하는 기관이 무슨 대한민국 국가인권위원회인지 알 수 없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북한인권무시위원회라고 비난받아도 아무 소리 못할 것이다. 우리 국민의 일부인 북한주민의 인권에 침묵하려거든 제3국 국민의 인권에 대해서도 침묵하길 바란다. 그래야 일관성이 있지 않겠는가.
요컨대, 이제 국가인권위원회의 편향성이 도를 넘고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현재의 국가인권위원회가 시민단체 수준의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책임성 있는 국가기관으로서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앞으로도 국가인권위원회가 특정단체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기관으로 머물 경우 국가인권위원회 폐지를 위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정 대한민국의 국가(인권)기관이 되려면, 한반도가 처한 안보현실, 국민의 일반 법감정, 사회.문화적 풍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정책적 우선순위를 정하여) 국가가 채택해야 할 현실성 있는 인권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국가에 권고해야 할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두말할 것도 없이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의 국가인권기관이 아니다. 물론 제3세계의 열악한 인권국가의 국가인권기관도 아니다. 그러기에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한민국이란 옷에 걸맞는 인권정책을 수립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가인권위원회는 비현실적인 감각, 책임 의식 결여, 시민단체(NGO)와 같은 발상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
또한 헌법 위의 기관인 것처럼 착각하지 말기를 당부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어 느 국가기구에 속하지 않음을 이유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것이야말로 극히 위험한 반법치의 사고로서, 결과적으로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해치는 잘못된 인권관념과 정책을 양산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짚고 넘어갈 것은 그간 국가인권위원회의 인원이 좌파진영에서 충원, 수혈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한 인사관행 때문에 오늘 어처구니 없는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안이 나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우파진영의 시각이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에 합리적인 인사관행을 정착, 제도화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할 것이다.
인권문제야말로 좌우진영간의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필요한 분야인데, 한쪽에 치우친 사람만 들어가 일하고, 또 한쪽 의견만 들어서 어떻게 대한민국의 올바른 인권정책을 수립, 권고하는 국가기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수 있겠는가.
국가인권위원회 법 제1조에는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이바지한다는 것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아무쪼록 국가인권위원회는 앞으로 본래의 설립 목적에 맞게 대한민국의 국가기관으로서 본연의 인권증진 책무를 다해 주길 촉구하는 바이다.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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