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대한민국 정체성' 해체 작업장인가
'인권(人權)'이란 무엇이며, 또 무엇이어야 하는가. 인권위가 전주(前週)에 내놓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National Action Plan)을 접하고서 많은 사람들은 그 의외성(意外性)에 놀라 분노했을 것이다.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원천적으로 생명·자유·평등 등에 관한 기본적이고도 보편적인 권리를 지닌다. 그것은 또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가치이며, 인권존중이 민주사회 기본질서의 토양(土壤)이기도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인권(人權)'이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선진사회는 '균형과 조화가 살아 숨쉬는 사회' '역동적인 평형감각을 느낄 수 있는 사회'일 뿐, 지나친 인권의식으로 내홍(內訌)을 앓아야 하는 갈등사회는 아니다. 달리 말해 인권(人權)이 '법치사회' '도덕적 사회' '선진사회'로 가는 필요조건일망정, 충분조건이 아님은 명백하다.
인권위가 내놓은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대다수 국민을 인내심의 임계(臨界)선으로 몰아세웠다. 인권위가 인권신장을 빙자하여 사회의 전통적인 온갖 기존가치를 건드려가며 나라의 근간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것 하나도 국민정서에 반하지 않는 것이 거의 없다. 인권위는 그런 결론을 여과없이 내놓은 것이다. 그 결론들이 '단순한 오해(誤解)에서 발상된 것들이 아니라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인권위는 바로 이 점을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를 가장 먼저 반길 집단은 이 나라 대다수의 국민이 아니라, 남남갈등을 부추겨온 북한당국이거나 사회기강의 틈새를 겨냥하고있는 친북좌파(左派)들일 것이다.
인권위의 이 계획은 내년부터 5년간 정부가 추진할 인권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로드맵'이다. 관련부처가 당장 이를 수용해야 하는 강제성을 띄고 있지 않다는 점이 다행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①국가보안법 전면폐지 ②양심적 병역거부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 ③공무원과 교사의 정치활동 허용 ④노동쟁의 직권중재제도 폐지 ⑤비정규직 고용 억제 ⑥사형제 폐지 ⑦집시법 완화 주장 등 모두가 국민정서와 크게 괴리되어있다.
인권위는 평화시위를 보장하는 현행 규정도 지키지 않아 불법·폭력시위가 난무하고, 경찰과 시위자의 희생이 속출하는 판에 집회와 시위의 장소·시간·방법 규제를 철폐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활동을 '허용'하라고 강변하고 있다. 헌재(憲裁)의 불가 결정은 안중(眼中)에도 없다는 투 아닌가.
미국은 공무원에게 정치헌금 기부 등 제한적 정치활동만을 허용하고있고, 교사의 정치활동은 원천적으로 금하고 있다. 일본 역시 다르지 않아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활동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인권위의 권고안은 우리에게 헌법(憲法) 규정을 바꿔서라도 미국·일본과 같은 선진국을 제치고 인권에 있어서 최선두에 서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권위는 또 노동자의 직권중재제도의 폐지하라고 권고하고 았다. 그것은 '시민의 권리'는 아랑곳없이 지하철·가스·전기·통신 등 국가 중추기관의 파업을 무제한 방치하라는 것과 진 배 없다. 그것이 과연 바람직할 것인가. 비정규직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도입 주장 역시 이로 인해 노동자의 일자리를 줄어들 것임을 모르는 졸견이다.
더구나 인권위가 '국보법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과 대체(代替)복무제 도입' 등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事案) 또는 인권과 무관한 정치적 문제에 개입하여 독단적인 권고안을 내놓은 것은 참으로 어이없다.
양심적 병역 거부에 대한 법적 판단은 이미 작년에 대법원 유죄판결과 헌법재판소 합헌결정으로 판가름이 난 건(件)이다.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무를 거부할 권리는 '별개'라는 것이었다. 인권위가 헌법기관 위에 군림하려들고 있음을 말해주는 아이러니이다. 남북 대치상황에서 병역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국가의 안전'이 흔들리면 국민의 존엄성마저 보장될 수 없을 것임은 정한 이치이다.
대체복무제 문제도 마찬가지다. 양심의 자유를 내세워 편하게 근무할 수 있다면 어느 누구인들 힘든 군 복무를 택할 것인가. 어떤 명분이든 병역 거부 인정은 국방의 의무 근간을 흔드는 소행이다. 우리는 체제유지를 위해 국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국방의무를 예외없이 지켜야 한다. 특정 종파의 교리가 헌법상의 '병역의 의무'에 우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안보사법(국보법)과 병역의무를 훼손하려는 시도 자체를 국기(國基)를 흔드는 월권으로 보고 경계해야 할 일이다.
인권위의 권고안(案) 상당부분이 전교조(全敎組)·전공노(全公勞)·'시민단체(NGO)를 빙자하는 불법서클 등의 주장과 대체로 일치하고있음은 결코 '우연'일 수가 없다. 결국 인권위 자체가 법치(法治)주의를 무시한 채 좌(左)편향 '이념코드'에 빠져 있음을 유감 없이 보여주었다.
인권위의 이번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결과적으로 '인권 선진국 지향'을 빌미 삼아 국가기강을 흔들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해체(解體)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밖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국민은 이번 권고안(案)을 계기로 인권위가 초법적(超法的) 발상과 편향된 코드에 놀아나면서 한해 국민 세금을 200억원 이상을 축내고있는 '인권위'의 실상을 숙지하게 되었다. 국가 정체성에 혼란만 더하는 기구는 더 이상 '국민의 기구'일 수가 없다.
옷감을 짜려면 교직(交織)이 '필수적'이다. 씨실이나 날실만으로는 천(옷감)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과거 수직적 사회의 특질인 '전통·권위·서열(序列)' 의식이 씨실이라면, 인권(人權)에 바탕을 둔 네트워크 중심의 참여정신이 수평적 사회의 특질이며, 날실이랄 수 있다. 선진사회는 이 두 가지가 '이상적으로' 교직될 때 가능한 개념임을 국가인권위는 철저히 깨우쳐야 할 것이다.(konas)
정 준 (코나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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