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킬레스건(腱)을 드러낸 북한
칼자루는 분명 미국에 넘어가 있다. 북한의 위폐 의혹에 관한 한, 미국은 '확전(擴戰)'은 하지 않는다 해도 대(對)북한 공세(攻勢) 수위를 낮추거나 타협을 모색하고자 하는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검은 돈 세탁 창구로 이용되어온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이 미국의 조언을 받아들여 대(對)북한 외환거래를 중단한지도 어느덧 6개월 째이고, 북한 8개회사가 미국 내에 갖고 있는 자산에 '동결' 철퇴가 내려진지도 4개월을 훌쩍 넘겼다.
북한은 뒤늦게 국제적인 '반(反)자금세척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의 위폐 제조용 '동판(銅版) 폐기 요구' 발언으로 미루어 알 수 있듯이 북한으로서는 근본적이고도 철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외에는 달리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위폐(僞幣)의혹에 대해 전면(全面)고백과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려는 미국의 완강한 요구에 북한은 아직 이렇다할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으나, 백기(白旗)를 드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이미 아킬레스 건(腱)을 드러낸 것이나 진배 없다는 점이다.
위폐 건(件)은 피해 당사자인 미국 입장에서 보면 결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는 사안이다. 미국은 북한이 '위폐 문제'를 '북핵 6자회담 참가'와 연계하여 흥정 대상으로 삼는 것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북한의 위조지폐 생산·유통을 방치할 경우 미(美) 달러를 기축(基軸)통화로 삼고있는 세계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미국만이 아닌, 전세계가 우려해야 할 중대문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미국의 대북(對北) 경제조치는 '단순한 금융제재'가 아니라 '당연한 방어행위'인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이번 위폐 건(件)을 과거의 관행으로 마무리하려드는 엄청난 계산착오를 범하고 있다. 북한이 수퍼노트로 획득한 자금을 핵무기 등의 대량살상무기 생산과 확산에 투입하면서 미국을 상대로 '경제적으로 공격하는 전쟁행위(act of economic war)'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 미국측 해석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추산하는 슈퍼노트 규모는 연간 약 1천5백만∼2천만 달러 상당이다. 하지만 최근의 추이를 살펴보면 미국은 '슈퍼노트' 건(件)을 '양(量)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그 죄질(罪質)'을 더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신형의 위폐(僞幣) 감식기로도 감별이 어려울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정교성(精巧性) 문제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미 90년대 중반부터 알려져 있었던 북한의 미 달러 위조문제를 최근에야 국제적 문제로 확대된 이유를 두고 미국 정부의 '북한 목조르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 연방기구의 14개 정보기관들이 북한의 불법행위에 관한 조사에 나섰던 것은 지난 2001년부터였다. 미국은 위폐 규모가 국제경제를 위협할 정도의 상황에 이른 이제서야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고서 자기방어에 나섰을 뿐이다.
북한이 슈퍼노트의 제작·유통에 집중하게 된 것은 80년대 전반 일본을 표적시장으로 삼았던 마약밀매가 단속강화로 외화조달이 차질을 빚으면서부터였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2004년 한해에 적발한 위폐 액수는 2천만 달러였다. '예술의 경지(state of art)'라는 평을 들을 정도의 북한 위폐 품질수준을 감안한다면 그것도 빙산의 일각(一角)일 수가 있다.
미국은 북한이 달러 이외의 중국 위안화(貨)·일본 엔화·한국 원화·태국 바트화 등도 위조한 증거를 잡고 이들 국가와 공동연대를 구축하고 방어전선을 펴고 있다. 비밀준수 의무를 중시하는 스위스 금융기관이 이례적으로 북한과의 거래 중단을 밝혔을 정도로 해외 금융기관의 북한 자금 관련 반응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연간 교역고는 약 30억 달러이며, 수출은 10억 달러를 약간 웃돈다. 이 가운데 합법적인 방법으로 벌어들이는 5억여 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5억 달러 규모의 외화수요를 위폐(僞幣)와 헤로인 등 마약·말보로 등 가짜담배·가짜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위조약품과 같은 불법거래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조사결과이다.
정상교역으로 벌어들이는 대금 인출이 불가능하다는 점 외에 수십억 달러로 추정되는 김정일 개인의 해외은닉재산을 포함한 북한의 해외자산이 모두 미국의 동결조치로 묶인 것이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국가차원의 세입세출 예산제도도 없이 김정일의 사금고(私金庫)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나라가 북한이다. 이 같은 고통이 장기화할 경우 김정일의 위상과 리더십은 한없이 추락할 것이고, 북한경제는 더더욱 곤두박질칠 것이 분명하다.
미·북(美·北)간의 최대현안이 이제 북핵문제에서 북한의 '슈퍼노트' 제작·유통 등 불법행위로 옮겨져 불붙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을 버팀목(木) 삼아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북한의 벼랑끝전술이 계속 위력을 발휘할 것인지는 지극히 의문이다.
북한이 중국을 버팀목으로 하여 미국의 압박을 뿌리치고 독자적으로 행동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중국은 자국의 경제성장의 원천인 '미국시장(市場)'과 '대만 문제의 향방' 및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의 상하이 세계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에 사활을 걸고있어 미국과의 관계를 소홀히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미국이 이들 문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렛대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생명 줄까지도 사실상 미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쥐고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대응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는 우리 모두의 관심의 표적이 아닐 수 없다. 북한과 미국의 입장 차(差)가 극복될 것인가- 우리는 이제 미국의 그 보폭(步幅)과 페이스에 주목하면서 북한이 앞으로 얼마나 더 견뎌낼지 지켜볼 도리밖에 없다. (konas)
정 준(코나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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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아킬레스건이 어디 위폐문제만일까.. 핵공갈, 인권탄압, 마약밀매 등 범죄행위가 하나둘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이 김정일의 약점인데.. 문제는 미국 등 국제사회가 단죄를 해려해도 한국이 미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정부가 김정일의 간뎅이만 키워주고 있는 것이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
2006-02-26 오후 6:38: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