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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QDR 분석: 한미 동맹에 대한 함의

Written by. 이상현   입력 : 2006-03-08 오전 7: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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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QDR의 특징과 주요 내용

 지난 2월 3일, 미국의『4년 주기 국방태세점검』(QDR: Quadrennial Defense Review)이 마침내 발표되었다. QDR은 냉전 이후 미 국방부의 정책 및 구조 개선이 더딘 데 관한 의회의 논쟁에서 촉발되어 1996년 9월 클린턴 대통령이 1997년도 국방예산안을 승인하면서 미국의 방위전략, 전력구조, 전력 현대화 계획, 하부구조, 예산 및 기타 국방관련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명문화함으로써 시작되었다. QDR은 1997, 200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이다.

 QDR은 미 정부 문서체계상 백악관이 발표하는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와 국방부의 국방전략(NDS) 보고서를 기반으로 하여 작성되는 주요문서 중 하나로 총체적 안보·군사전략을 담고 있는 문서이다. 때문에 QDR은 향후 미국의 군사전략 중점을 이해하고, 그에 따른 파급효과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문서라 할 수 있다. 이번 QDR은 지난 4년간의 반테러전 경험과 교훈이 반영되고, 향후 미군의 전반적 군사태세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2006 QDR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인식과 목표에서 잘 드러난다. DR은 향후 미국의 국익에 대한 주된 위협이 과거와 같은 국가가 아니라 극단적 테러 네트워크라고 정의하고 테러와의 전쟁을 ‘장기전(long war)’으로 규정한다. 이 위협의 본질은 단일한 성격의 것이 아니라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것이라서 국방부와 타 정부 부처와의 협력은 물론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 안보환경의 불확실성과 불가 예측성이 QDR 상황인식의 근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QDR은 9·11 이후 미국이 직면한 도전을 비정규적 위협, 전통적 위협, 재앙적 위협, 파괴적 위협으로 구분하고, 전통적 위협에 중점을 두고 있는 현재의 군사태세를 재앙적 위협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미국의 군사력을 재정향하고 국방부문 전체의 개혁을 추진할 것을 밝히고 있다. 각각의 위협에 대응하여 테러 네트워크 분쇄, 본토방어, 적대 국가와 비국가 행위자의 WMD 획득 및 사용 저지, 중국 등 전략적 기로에선 국가들의 선택 유도 등 네 가지 목표도 제시하였다.

 이러한 목표하에 우선 9·11을 계기로 본격 전개되고 있는 전면적 반테러전 체제 정비를 위해 특수전(SOF) 전력을 15% 증강하고, 특수전 대대수를 1/3 증원하며, 특수전사령부(USSOCOM) 휘하에 해병특수전사령부를 신설한다. 또한 USSOCOM 산하에 공군 무인항공단을 창설하고 해군 SEAL 팀 강화, 심리전 및 민사작전 능력 강화 등을 추진한다.

 군사력 건설의 일반 원칙은 세 가지로 제시되었다. 첫째, 평시와 전시를 모두 상정하고 본토 방어, 비정규전, 재래식 전쟁상황에 대비한다. 둘째, 전략적 경쟁자와 불량국가, 테러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획일적인 억지태세보다는 상황에 맞는 맞춤형 억지(tailored deterrence)를 강화한다. 셋째, 2001 QDR에서 밝힌 이른 바 1-4-2-1 전략(미 본토 방어, 유럽·동북아·서남아·중동 등 네 곳에서 침공 억제, 이들 중 두 지역에서 동시 전쟁 수행, 한 전쟁에서 결정적 승리) 목표를 다소 수정하여 기본적으로 두개 전쟁 수행능력을 구비하되 군사력의 탄력성을 발휘하도록 운용한다.

 미국의 변환전략과 QDR

 최근 미 군사외교에 있어서 최대의 화두는 단연 변환(transformation)이라 할 수 있다. 2006 QDR은 이러한 추세를 잘 반영하고 있다. 탈냉전 안보환경에 적응하고 미래전에 대비하기 위해 미군의 체질을 바꾼다는 변환은 군사혁신(RMA)과 더불어 미 국방부가 오래 전부터 연구해온 과제로, 현 럼스펠드 국방장관 들어 군 변환국(OFT:Office of Force Transformation)이 설치되고 가속도가 붙게 되었다. 1998년에 발표된 ‘네트워크 전쟁: 그 기원과 미래’라는 논문으로 유명해진 아더 세브라우스키 제독이 OFT 책임자로 발탁되면서 군 변환은 미 국방부의 대세로 굳어졌다.

 군 변환의 핵심은 탈냉전과 21세기의 유동적 안보환경에 대응하여 미국의 글로벌 방위태세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글로벌 방위태세 조정은 미군의 해외배치를 새로운 안보환경의 실정을 정확히 반영하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냉전기 동안 미국은 적과 대치한 최전선에 요새화된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켜 적을 억지하고 동맹국 방어의 의지를 과시하며 적대행위 발생시 현장에서 즉시 대응하는 전략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면서 미군이 배치된 장소에서 싸울 가능성은 거의 없어진 반면, 새롭고 다양한 불확실성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은 증대하였다. 테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등 21세기의 유동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 미군은 변화하는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여 전개가 가능해야 하고 숫자보다는 능력에 기반한 우위를 가져야 한다. 반테러 전쟁과 미래의 위협에 보다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미군이 필요한 곳에, 그리고 미군의 주둔에 우호적인 곳에 주둔할 필요가 있다. 향후 미군은 해외의 대규모 영구기지에 덜 의존하는 대신 소규모 시설을 순환하는 배치방식을 따르게 될 것이다.

 군사차원의 변환과 더불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무장관은 금년 1월 18일 조지타운대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이 지향할 21세기 외교로 변환외교(Transformational diplomacy)를 강조하였다.

 변환외교란 외교를 통해 세계를 변화시킨다는 취지로 미 국무부가 추진해온 공공외교(public diplomacy)가 더욱 확대·발전된 개념이다. 변환 외교의 목표는 될수록 많은 국가들과 파트너십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민주주의와 법치의 확장을 도모하는 그물망 지식외교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세계에 배치돼 있는 외교 인력을 21세기적 수요에 따라 재배치하고 지역 공공외교센터를 본격적으로 확충하며, 외교관 일인 포스트와 가상 포스트(Virtual Presence Post)를 많이 만들어 미국식 자유를 전파하기 위한 현장외교를 본격적으로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부시 1기 행정부의 반테러·반확산 중점이 2기에 들어 여기에 민주주의·인권 확산이 추가되면서, 이를 군 변환과 변환외교로 뒷받침한다는 것이 현 부시 행정부의 큰 구상인 것이다. QDR은 군사부문에서 부시 행정부의 대전략을 뒷받침하는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변환전략이 의미하는 바는 한미동맹이 과거와 같은 형태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현재 진행 중인 동맹 재조정이 더욱 추진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략적 유연성은 동맹의 성격이 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의 군변환과 그에 따른 전략적 유연성은 우리가 거부한다고 해서 미국이 포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만큼 우리의 입장에서는 향후 예상되는 동맹에의 파급효과를 감안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한미동맹에 대한 함의와 과제

 이번 QDR에서 한미동맹과 관련하여 주목할 부분은 전면적 반테러전 체제 정비를 위해 합동 및 연합 전쟁수행체계를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QDR은 서문에서 미국 힘의 중요한 원천 중 하나가 동맹관계라고 지적한다. 전통적 동맹관계인 NATO는 물론, 아시아에서는 호주, 일본, 한국 등과의 동맹관계가 범세계적인 반테러전 수행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동맹국들은 양자 및 다자협력을 통해 지역 안보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주요 방편이다. 또한 부시 행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확산 방지구상(PSI)의 성공을 위해서도 국제적 협력은 필수적이다.

 QDR은 미국의 전반적 군사안보태세의 방향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에 대해서도 많은 함의를 지닌다. 버웰 벨(Burwell B. Bell)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취임연설에서 주한미군의 ‘4대 우선순위’를 한반도 평화와 안정보장, 변혁을 통한 한미동맹 강화, 전투준비태세 향상, 장병복지 개선 등으로 제시하였다. 벨 사령관은 한미동맹의 변혁이 더 힘 있고 능력 있는 동맹관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며, 동맹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역할과 임무를 조성하고 전력을 조정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변혁 과정의 주요 동기가 된다고 강조하였다. 한미동맹의 재조정도 미군의 변환이라는 큰 틀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주한미군은 전략적 유연성을 바탕으로 신속기동군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거의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의 경우 과거 사단 중심의 전투수행체계가 여단(UEx) 중심으로 변화하고, 2∼3개 대대로 구성되던 1개 여단이 5∼7개 대대로 증편되면서 한반도 안팎으로 전개되는 부대를 지원하는 501 증원지원여단(Sustainment Brigade)이 창설될 예정이다.

 주한미군의 이 같은 개편 흐름은 미군의 전반적인 변환 추세에 부합하여 전략적 유연성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즉, 전투 여단이 5∼7개 대대로 증편되는 것은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유형에 따라 여단 또는 대대 병력을 골라 맞춤형으로 내보내 전투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1개 여단을 5∼7개 대대로 확대한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 전투 부대를 다르게 파견한다는 의미”라며 “전투부대가 경량화 할수록 신속기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주한미군이 전투여단 예하 대대 수를 늘리겠다는 것은 소규모 국지전과 대테러전 등에 효과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려는 뜻으로 해석한다. 2006 QDR은 주한미군 뿐 아니라 전세계 미군의 신속 기동군으로 개편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임을 예고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미국이 21세기형 군대를 지향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협력적 자주국방을 어떻게 추진하고 미군과의 상호운용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연합지휘체계를 어떻게 구상할지 등 장기적인 전략과 비전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한·미 양국은 안보정책구상회의(SPI)를 통해 동맹의 미래비전, 전시작전통제권환수 문제, 새로운 연합방위체제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논의가 생산적 결실을 맺으려면 무엇보다도 동맹의 가치와 목표에 대한 기본적 철학을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미간 전략적 유연성 합의는 동맹의 의사소통 구조가 아직은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동맹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여기에서 만족하지 말고 동맹의 건전성과 신뢰를 한단계 더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맹관계에서 실무 차원의 조율과 조정이 잘 되고 있다는 것만이 한미동맹의 건강을 측정하는 지표는 아니다. 실상 실무차원의 조정은 동맹의 우호 정도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처리해야 하는 사안들이다. 실무적 조율이 잘 되었다고 해서 동맹관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은 안이한 판단이다. 한·미 양국이 동맹의 목표와 역할, 근본적 철학과 가치관을 공유할 때, 즉 전략적 차원의 상호운용성에 공감할 때 동맹의 토대가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shlee@sejong.org [출처 : 세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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