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태평양사령관-주한 美사령관 의회 증언과 의미
한미동맹 "조정·현대화" 방향 주요 요소
윌리엄 팰런 美 태평양사령관과 버웰 벨 주한 미군사령관이 7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 국방예산 심의 청문회에 나란히 출석해 증언했다. 이들이 이날 서면 및 구두로 증언한 내용에선 한·미 간에 논의되고 있는 한미동맹의 '조정' '현대화' 혹은 '성숙화' 방향에 대한 미국측 입장을 엿볼 수 있다.
한마디로, 한국의 국력에 걸맞게 지역과 전지구적 안보·안정에 군사·재정적 역할을 하라는 주문이다.
이는 재정적으론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증대 요구로, 군사적으론 한국이 주도적 책임을 지는 대신 미국은 공·해군을 통한 지원으로 역할을 바꾼다는 것으로 각각 나타난다.
두 사령관은 이와 관련, 한국의 '협력적 자주국방' 정책과 미국의 동맹들에 대한 역할분담 증대 주문 정책이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은 닉슨 행정부 이래 미군의 한국주둔 부담 경감을 추진해 왔다.
특히 9·11 이후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에 따른 재정·군사 부담과 막대한 재정적자, 막대한 자원 소모를 요구하는 전세계적인 테러와의 전쟁 등을 감안해 동맹의 부담분담 확대를 추진해왔다.
올해 4개년 국방전략보고서(QDR)에선 각 동맹의 특수 사정을 감안한 "맞춤형 군사 기여"를 각 동맹에 주문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관련기사 [이상현/2006 QDR 분석: 한미 동맹에 대한 함의])
▲동맹 초점 지역으로 확대 = 벨 사령관은 안보환경의 역동적 변화에 따라 한미 안보관계도 계속 변화하고 있지만 "북한 위협 억지와 방어 및 지역 안보·안정에 대한 상호 공약"은 불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팰런 사령관은 "우리는 한국의 시야가 지역안보와 안정으로 확대되는 것을 환영한다"며 한·미·일 "3각 군사협력"의 증진을 희망했다.
벨 사령관도 한국군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전 지원은 물론 2005년 11월 유엔의 수단 평화유지활동 지원, 서부 사하라 의무단 파견, 캐시미르, 그루지아, 리베리아, 부룬디 등에서의 유엔참관단 참여 등을 들어 "한반도를 넘어선 지역적, 전 지구적 안정과 안보에 한국이 기여하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미 국방부의 '2002 동맹 방위분담 보고서'는 "한국이 미묘하지만 뚜렷하게 안보 초점을 북한으로부터 더 넓은 관점의 동북아와 세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이 2002년 유엔 사이프러스 평화유지활동의 사령부 역할을 맡은 것을 "한국의 평화유지활동 참여 이래 최초"라고 특기했다.
▲방위비 분담 증대 압박 = 벨 사령관은 지난해 한국의 주한미군 주둔경비 분담액이 2004년 수준에 비해 6천700만달러 작은 점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당시 "미국 입장에선, 한국이 공평하게 적절한 방위비 분담을 할 용의가 있느냐가 미군의 한국 주둔을 원하고 필요로 하고 존중하느냐에 대한 확고한 징표"라고 분담액 증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의 '2003 동맹 방위분담 보고서'는 "국방부는 동맹들에 대해 국방비 지출, 군 현대화, 수송능력, 주둔비용 분담 등의 분야에서 동맹으로서 책임 분담을 유지·증대해 가도록 지속적으로 촉구해 나갈 것"이라며 동맹이 50%를 분담토록 하는 것을 '잠정목표'로 제시했었다.
미 국방부가 지난해 내놓은 최신 통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02년 주한미군 주둔경비로 8억4천만달러를 냄으로써, 40%를 부담했기 때문에 잠정목표에 10% 포인트 밑도는 셈이다.
한국의 국방비와 관련, 벨 사령관은 한국 국방부가 '국방개혁 2020'을 발표하고 이에 담긴 목표 달성을 위해선 2015년까지 국방비를 매년 11% 증액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는 한국 국회가 올해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6.7% 인상시킨 사실을 지적하고 "한국의 국방 목표 달성을 위해선 국회의 지원과 일관성있고 실질적인 국방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국 방위 한국 책임 증대 = 벨 사령관은 한국의 전시작전권 이양 요구를 "한국의 독자적인 작전권 행사와 미군의 지원역할로의 변화"라고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한·미 양측에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지원역할은 '공·해군 중심'이 될 것이라고 벨 사령관은 전망했다. 이는 팰런 사령관의 주한 미 지상군 지속적 감축 예상과 이어진다.
팰런 사령관은 한국의 자주국방 목표가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실행가능한 계획"으로 발전하는 것을 상정해 "미군의 (주둔) 수준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08년까지 합의된 주한미군 1만2천500명 감군 계획이 완료되더라도, 한국의 국방개혁 목표 진척도에 따라 추가 감군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 국방외교소식통은 국방부의 국방백서 발표 후 미국측에서 한국군의 감군 계획 등을 들어 주한미군의 추가 감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었다.
▲유엔사 역할 강화 = 존 워너 국방위원장이 한국 방위 지원을 미국이 도맡는 부담을 지적하면서 한국의 방위지원의 '국제화' 필요성을 물은 데 대해 벨 사령관은 유엔사령부 역할 강화 방침을 밝혀 주목된다.
북핵 6자회담 공동성명에 포함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으로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유엔사가 해체된다는 일반적 인식과는 다른 방향이기 때문이다.
벨 사령관은 구두 증언에서, 현재 15개 참전국으로 구성된 유엔사는 실전부대 기여 역할이 없는 것은 사실이나 '이론적으론' 북한이 다시 남침할 경우 군사작전을 다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유엔사 참전국들이 실제 재파병을 할 지 여부에 대해 자신이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잠재적인, 더 폭넓은 지원 공약을 논의하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반향이 있으며, 분명히 그렇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벨 사령관의 이러한 설명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그는 서면으로 제출한 증언에선, 참전국들의 유엔사 사령부 요원 증원, 비상계획 및 작전계획 수립과 작전훈련 참관 등을 통해 유엔사의 실질적인 다국적 연합(coalition) 기구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비무장지대를 관통하는 남북 수송로 2개 개통으로 이러한 유엔사 강화 필요성이 더욱 긴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유엔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 지휘체계가 서로 관계있다는 점에서 벨 사령관의 유엔사 역할 실질화와 강화론이 뜻하는 바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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