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진영이 점령한 ‘강정구 천막강의’
교수 직위 해제당한 강정구씨, 동국대 '천막강의' 무산
국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최근 학교 측으로부터 직위 해제 당한 강정구 교수가 8일 동국내 교정에서 不法으로 ‘천막강의’(주제: 한국사회의 냉전성역 허물기)를 추진하려다 자유진영 시민단체의 저지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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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씨는 이날 오후 4시부터 ‘강정구 교수사건 해결을 위한 동국대 학생대책위원회’가 주관하는 ‘천막강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예정된 시간이 훨씬 지나도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유는 강 씨의 ‘천막강의’에 앞서 국민행동본부, 서울시재향군인회, 자유개척청년단, 무한전진, 북한민주화운동본부, 나라사랑어머니연합 등 13개 자유진영 시민단체 대표 및 회원 30여명이 동국대 교정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맞불 안보강연’을 개최했기 때문이다.
동국대 인도철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병관 서울시 재향군인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강 교수가 지난 2001년 북한을 방문해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조국 통일 이루자고 한 것은 우리 헌법의 기본정신인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이적행위를 자행한 것”이라며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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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사랑어머니연합의 권명호 대표는 “직위 해제된 강 씨는 근신하며 자중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천먁강연’을 통해 순수한 학생들을 사상적으로 오염 시키고 있다”며 “이제는 의식 있는 학생들이 앞장서서 강 씨가 북한을 대변하는 망언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개척청년단의 최대집 대표는 “강정구의 적반하장식 행태를 막아야 할 일차적 책임은 자유진영 시민단체가 아닌 대학당국”임을 강조한 뒤 “대학당국이 정당한 법집행을 직무유기하거나 실패한다면 그 이후의 사태는 국민들의 뜻과 행동에 의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연 형식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이 끝난 후 무한전진 류현태 대표와 자유개척청년단 최대집 대표는 동국대 총장실 측에 자신들의 주장이 담긴 서한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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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안을 전달받은 장 운 비서실장은 “학교 측은 이미 강 교수의 ‘천막강연’이 불법행위임을 주지시켰으나 강연을 강행하겠다는 사람을 물리적으로 저지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며 곤혹스러워했다. 장 비서실장은 이어 “그러나 강 교수가 만일 천막강의를 강행한다면 이는 불법 행위이므로 학교 측은 법적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류현태 무한전진 대표는 “강 씨는 그동안 반국가단체친 북한을 노골적으로 찬양, 고무해 사회에 큰 해악을 끼쳐왔다”며 “다시 한번 그의 천막강의와 지지집회를 적극 불허, 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시각 동국대 사회학과 학생들로 구성된 ‘국가보안법 폐지와 학문의 자유 수호, 강정구 교수 탄압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측은 천막을 치고 강연을 준비하기 시작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유진영 시민단체 회원들과 실랑이를 벌어져 경미한 몸싸움이 발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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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대위 측은 "수십 년 간의 연구를 통해서 강단에서 학생들과 토론하고 축적했던 연구 성과물인 강정구 교수의 논문은 당연히 학문적 영역에서 비판적으로 토론되고 평가되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왜곡되고 편향된 색깔몰이에 의해 국가보안법에 기소된 사실을 근거로 강정구 교수를 직위 해제한 동국대학교의 결정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부적절한 처사이다…….(생략) 동국대가 강정구 교수에 대한 직위해제 결정을 고집한다면 학문의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됨은 물론 강정구 교수의 수업수강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현실적 고통이 학생들에게 가해질 것이다”
이날 공대위는 위 같은 주장을 ‘천막강의’에 참여한 70여 명의 동국대생들을 상대로 40여 분간 지속시켰다. 그러나 강 씨는 끝내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극소수의 학생들만이 관심을 보인 이날의 ‘천막강의’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보수단체 회원들이 좌석을 점령해 ‘강정구 성토의 장’으로 돌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강 씨는 교내 강의실로 장소를 옮겨 '한국사회 냉전성역 허물기'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강의가 끝난 뒤 공대위는 '강 교수 직위해제 철회와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촉구하며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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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대위는 이번 주부터 매주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주제: 학문의 자유와 강정구 교수 필화사건), 홍세화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주제: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와 함께 하는 진보강연) 등을 초청해 ‘천막강의’를 계속할 계획이다. (konas)
김필재 코나스 객원기자 climb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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