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안보전선에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Written by. 제성호   입력 : 2006-04-20 오전 9:27:26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3

 정부 여당은 2004년 말 이른바 4대 개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밀어붙이려 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이 법을 칼집에 넣어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고까지 말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너무나도 조용하다. 여권의 대북 인식과 국보법 관이 바뀌었기 때문일까. 물론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국보법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온 필자는, 지난해 말 이후 여권의 대응이 바뀌었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무리하게 국보법을 폐지하려 함으로써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정의 안정 기조를 흔들기보다는 법 집행의 메커니즘(인사·예산·기구·권한 등)을 무력화시킴으로써 사실상 국보법을 ‘식물화’시키겠다는 전략, 곧 우선순위의 전도가 바로 그것이다.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우선, 검찰의 지난 번 정기인사 때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다. 강정구 교수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와 관련해 고위층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결과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고 보는 게 외부의 유력한 관측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의 보안부장도 최근 인사 때 속칭 ‘물’을 먹었는데, 그 역시 강 교수 수사와 관련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처럼 검·경에서 공안통이 대접을 받지 못하면, 또 ‘뼈 빠지게 일해 봐야 보상이 없는 부서’가 돼 버리면, 어느 유능한 수사관이 체제 안보의 파수꾼이 되려 하겠는가.

 경찰청은 최근 백수십 명의 보안경찰 인력을 다시 감축했다. 김영삼정부 말기(1997년)에 대공수사를 담당한 전국의 보안경찰 인력은 4500명에 달했다. 그러나 지금은 2000명 선에 겨우 턱걸이 할 정도다. 인력 부족으로 서류 처리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니, 안보수사에 제대로 전념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구 보안수사대도 계속 감축 혹은 통합되는 추세라고 한다.

 인원 감소는 예산 감축의 당연한 결과다. 노무현정부에 들어와 대공수사 예산은 계속 줄고 있다. 가령 2004년 국정원 안보수사국의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무려 15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여당은 지금 국가정보원법을 개정해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까지 폐지하려 하고 있다. 만일 그렇게 되면 국보법은 십중팔구 자유민주체제 수호의 보루로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사문화될 게 분명하다.

 혹자는 2000년 이후 조성되고 있는 남북 화해 무드에 맞게 ‘남북관계 개선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국보법이나 국정원의 수사권 폐지는 이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개혁과제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같은 분단국이었던 동서독은 통일 전에 우리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다방면에서 교류·협력을 했었다. 다양한 교류·협력을 진행하면서도 동독은 통일 직전까지 서독에 2만∼3만명에 달하는 간첩과 협조자를 두고, 배후에서 반체제활동을 사주·선동했다. 우리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남북관계는 외형적인 화해·교류의 관계와 이면(裏面)의 체제경쟁 및 이념전쟁의 관계로 나눠진다. 국보법과 대공 수사권은 후자의 측면에서 북한의 대남전략을 무력화시키는 한편, 공식적인 대북 화해·협력을 간접 지원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라 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다곤 하지만, 북한의 집요한 사상전과 체제전복 전략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체제안보에 구멍을 낼 수 있는 조치는 삼가야 한다.

 2000년 이후 검거된 간첩은 고작 7명에 지나지 않는다. 남파간첩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반대로 안보 전문가들은 예전보다 대남 공작원이 훨씬 더 많이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평시에는 전방의 군사안보보다 후방의 체제안보가 더욱 중요하다. 지금은 우리의 안보전선에 경보음이 울리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할 때다.(끝)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좋은사람    수정

    경보음이야 오래전부터 들려오던 소리이고... 이제부터라도 단단하게 해야할듯한데 요란한 소리만 내고 실속은 없으니 누굴믿고 살아야 하는걸까요..</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6-04-25 오후 2:20:03
    찬성0반대0
  • cyber    수정

    허허~ 지금 정권이 안보 같은 것 생각하나요, 어디.! 한심한 정권이라구..</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6-04-20 오후 12:51:51
    찬성0반대0
  • 노병    수정

    사실 경보음 들린지가 수삼년 되었지요. 온 국민이 듣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정작 들어야 할 정부여당과 정책당국에서는 귀를 틀어막고 있으니... 아무리 경종을 울려도 듣지않으려는 이 정권이 문제올시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6-04-20 오전 11:16:48
    찬성0반대0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