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정치권은 향군을 폄훼(貶毁) 말라

Written by. 김규   입력 : 2006-03-17 오전 10:54:00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세간(世間)에 한 법인체의 회장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많은 사람과 언론이 주목하는 특이한 현상이 급부상하고 있다. 다음 달 하순에 예정되어 있는 대한민국재향군인회(이하 향군) 차기회장 선출을 앞두고 예상되는 후보자들의 면면을 두고 벌어지는 누구, 누구는 현 정부의 핵심과 코드가 맞는다 는 등 정치적 해석이 가미되고 있기 때문이다.

 향군은 1963년 향군회법에 의해 설립되고, 2001년까지 10차례의 법률 개정을 하면서 불혹의 40돌을 훨씬 넘긴 비정치단체로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 회원은 육·해·공군 예비역, 보충역 또는 제2국민역으로 소집되어 군복무를 마친 자 그리고 퇴역 또는 병역이 면제된 장교 준사관 부사관 및 병 출신(제5조 회원자격)자 들이다. 향군은 현재 약 750만 명이 회원 대상이며 이들 중 약 170만 명이 정회원으로 등록한 정치적 성향을 달리하면서도 국가안보에는 의견을 같이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안보세력(安保勢力)의 핵심 법인 단체다. 이제 그들의 친목과 권익증진을 위해 봉사할 새로운 대표자를 선출할 조촐한 축제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권이  비정치 친목단체를 막무가내로 정치세력의 외곽 단체화 하려고 회장 선거에  구태적 치졸(稚拙)한 개입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언론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 같다.

 그 흔적은 작년 10월에 있었던 향군에 대한 이례적인 국정감사와 사업 실태조사라는 명목하의 10년만의 감사원 감사에서 더듬어 볼 수 있다. 특히 국정감사 시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 등은 “국고 지원을 받는 향군이 안보를 명분으로 시민 대상의 대규모 집회를 열어 반정부 운동이나 하는 정권퇴진 운동을 벌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 졌다. 이는 향군이 2003년 3월 ‘반핵 반김 궐기대회,’  2004년 10월 ‘국가보안법사수 국민대회,’ 그리고 지난해 2월 ‘북한해방을 위한 3?1절 국민대회’ 등을 주관 내지 참가한 것을 두고 한 말 같다. 그러나 이것은 향군회법에 보장된 대국민 ‘호국정신의 고취 및 함양(제 4조 2항)’에 근거한 합법적 활동인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은 한국안보에 치명적 위협임을 정부도 동의하고 ‘절대 불용’이라고 천명하지 않았는가. 체제 수호법인 ‘국가보안법 개?폐’문제는 향군의 의견 표출이 당연히 요구되는 사안이며, 기아에 굶주리고 인권이 유린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왕조적 독제체제로부터 구출하자는 극히 소박한 국민 개몽운동 등이 왜 반정부 정권퇴진 운동인지 되묻고 싶다. 이는 마치 북한 대변인이 우리를 향해 발표한 대남 성명서 같아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미국도 재향군인회(The America Legion)를 법적으로 비정치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전쟁참전자회에 정치활동위원회(Political Action Committee) 구성을 예외로 인정하여 그들의 권익과 국가방위에 관한 입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근거하여 향군은 의원들의 안보관련 의정활동도 평가하고 그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정치인을 국회로 진출시키기도 한다.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이러한 선진국의 법적 제도적 향군 보호 활동을 벤치마킹 하려고 했어야 옳을 것이다. 정치권은 더 이상 향군을 폄훼하지 말았으면 한다.
 향군도 이제 연륜에 맞게 더욱 성숙해져야 한다. 철저한 정치적 중립과 회원들의 권익 증진 활동을 ‘회원에 의한, 회원을 위한, 회원의 활동’에 맞추라는 것이다. 또한 금번 사태를 거울삼아 회장 출마 자격을 정관에 더욱 구체화하고, 원로들로 구성된 사전심의위원회 제도 도입도 고려했으면 한다. 회장의 자격은 봉사정신, 확고한 안보관, 정치적 중립성, 안보외교 활동 수행 능력과 향군 업무수행 능력을 구비조건으로 하면 어떨까 한다. 미국 향군은 각급 회장들에게 향군활동에 개인 생계를 제쳐 두고 몰입할 것을 요구하고, 정치적 위상을 과시하고 회장 자리를 바탕으로 정치권을 넘볼 가능성이 있는 자는 자격을 주지 않는다. 또한 법에 명시된 국제군인회와 친선유지 및 유대강화 활동을 할 수 있고, 향군업무에 풍부한 식견도 구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금번 회장 선거에 투표권을 가진 370여명의 대의원들에게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당부한다. 과거 ‘나의 사업 혹은 나의 입지에 누가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과거의 관행적 후보 판단 기준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 있다면 과감하게 버리라는 것이다. 이것은 향군의 중요한 개혁 과제다. 과거 어느 때 보다 750만 회원이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을 촉구한다.

김  규(공군소장(예). 성우회 안보평론위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