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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에 보내는 노병들의 당부

Written by. 김규   입력 : 2005-01-10 오전 10: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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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에 있었던 ‘대한민국을 태어나지 말았어야할 집단’으로 모욕하고, 맥아더를 전쟁광으로 몰면서 동상을 끌어내리겠다고 자행했던 폭력 시위, 군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 마다 ‘명령과 절대 복종’이라는 인권을 무시하는 군사문화가 발생 원인이라고 몰아붙이면서 군을 무지한 폭력 집단 정도로 매도하는 세태 그리고 군을 재개발지역 세입자만도 못하게 취급한 송파지역 군부대의 일방적인 이전 명령인 왜곡된 문민 우위정책 등이 울화의 원인이었을 것이다. 

 군은 사기를 먹고 살며, 명예를 위해 싸우고, 노년에는 조국의 품에 안겨 안식을 취하는 것을 삶의 가치로 여긴다. 그러나 ‘05년에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이렇게 싸늘한 냉소뿐이었다. 하지만 정권은 유한하고 대한민국은 영원하다는 데에 위안을 삼고  지난해의 역겨움 들을 보냈다.

 하지만 신년 벽두에 보도되는 소식들은 벌써 군에 대해 실망의 한숨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현역 병사 10명 중 6명이 앞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가능성은 없다고 믿는다”는 여론 조사 결과와 “기존 사병이 하던 최전방 경계근무를 최첨단과학전자감시시스템이 대신하는 것을 확대 시행에 앞서 시범 운용한다”면서 “이는 국회에서 논란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첨언한 국방일보의 기사다.

 이제 우리 군에게는 싸워야 할 직접적인 적도, 잠재적 가상적도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의(戰意)가 없어지면 군의 무형전력은 무력화되고, 이는 유형전력까지 고철덩어리로 만들고 만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군이 왜 이 지경이 되고 있는지 안타깝다. 장병들에게 확고한 안보관을 심어주는 것은 군의 평시 사명 중 하나이며 전역 후 재사회화에 연결하도록 할 소명이 주어졌다.

 또한 군이 특정 정치환경에 영합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허탈할 뿐이다. 군의 첫째 임무인 경계는 어떠한 악조건 하에서도 완수해야할 지상명령인데 위험천만한 대책으로 대치하려고 하여 어이가 없다. 우리는 그동안 효율적 경계를 위해 많은 감시체계를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아무리 첨단과학화된 감시장비를 구비하더라도 완벽한 경계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어떠한 과학장비도 항상 기술적 한계를 가지고 있어 인간의 지능을 완벽하게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계를 보완해주는 보조 수단인 감시장비를 경계병을 대신하여 운용하겠다는 발상은 버려야 한다.

 혹시 병사들의 근무를 좀더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사기를 앙양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여 골치 아픈 인권문제 소지를 없애줄 수 있다는 안이함이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원칙을 적당함으로 얼버무려서는 안 된다. 이를 초기에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는 대공 경계, 해상경계에 까지 번질 것이고, 곧바로 대한민국 경계울타리를 총체적으로 무너뜨리는 단초가 될 것이다. 군이‘경계임무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지 않으면 앞으로 정치인들이 군 작전까지 간섭하는 해괴(껄)한 작태가 만연될 공산이 크다. 이는 국가안보에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이러한 사태는 결단코 막아야 한다.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자는 용서할 수 없다’금언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작년 한 해 동안(05.1.1~05.12.9) 총 121회의 대외 공개활동을 하였다. 이 중 약 50%(62회)를 군부대 방문에 할애했는데 이는 가볍게 볼 사안이 결코 아니다. 작년 2월 선언한 ‘핵무기’보유선언 이후 군의 사기 고양 실태,‘군이 주체가 되어 사회주의 혁명을 선도한다’는 선군정치(先軍政治) 시행 상태 그리고 수령에 대한 절대충성을 다지는데 목적을 두었을 것이다. 이러한 북한군최고사령관 김정일의 노력으로 북한 군부는 현재 어려운 경제상황 하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이고 대미, 대남 적개심으로 똘똘 뭉친 군대가 되어있다. 이는 탈북자들의 증언이나 인민군 정신교육 교재 그리고 여러 내부 문건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남북한 체제경쟁은 이미 끝났고, 북한은 전쟁할 능력도 의도도 없다. 따라서 우리는  ‘안보 예산을 줄여 복지예산으로 돌려야 한다’는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언동을 군은 경계해야 한다. 아무리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 편안하다고 외환(外患)에 대비하지 않으면 필히 국가 안보 위기는 온다는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의 교훈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또한 훈련을 게을리 해서도 안 된다. 군 복지 증진과 강한 훈련의 양 날개를 확고히 할 때 진정한 군의 사기 앙양과 기강이 확립된 강군이 될 수 있다. 군은 어제든지 조국의 부름에 자신 있게 출전할 수 있는 천일양병 일일용병(千日養兵 一日用兵)이라는 무언의 명령 수행에 한 치의 허점이 없도록 항상 진력해야 한다.     

김  규( 예)공군소장. 성우회 안보평론위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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