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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거듭 태어나야 한다

Written by. 김규   입력 : 2005-06-23 오후 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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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최전방 대북경계초소(GP)에서 발생한 무력 난동 군기문란 사고는 많은 국민들을 경악하게 하고, 유족들에게는 평생의 한을 그리고 군에는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적을 향해 투척되어야 할 수류탄이 잠자는 전우의 가슴을 향했고, 적을 조준해야할 총구가 상관과 전우를 겨누었으니 ‘적도 교육할 줄 모르는 군(軍)을 어떻게 믿나’하고 항의해도 할말 못할 입장이 군이다. 한명의 정신 파탄 병사가 저지른 사고지만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나 군복무 대상자들은 나도 그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군을 비하하고, 국방의무 자체를 기피하려고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한 공영 TV는 “그런 상황이라면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라는 여과 없는 길거리 인터뷰를 방영하고, 모 중앙 일간지는 “육군의 기강 갈 때까지 갔다. 이런 군에 자식 맡길 수 있나”라는 사설을 그리고 사건 조사과정에 참가했던 한 공직 인사는 “목덜미를 잡고 흔든 가혹 행위가 있었는데도 군은 사건을 은폐 축소하고 있다”고 하는 등 여기저기서 군을 비난하고 있으니 군의 사기는 뿌리째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충격적 사건일수록 냉정해야 사고를 원만하게 수습할 수 있다. 군은 국민들의 의구심을 한점 남기지 않도록 철저하고 투명하며 전문가답게 사고의 원인, 배경, 정황, 문제점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다행히(?) 사고자가 생존해 있어서 문제는 쉽고도 명확하게 밝혀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국민들과 언론은 사건 관련 유가족들과 군에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도록 군의 처리 경과를 냉정히 지켜보는 성숙한 시민정신을 발휘했으면 좋을 것 같고, 유가족들은 국방의무 수행 중 발생한 숭고한 희생을 값지게 승화 할 수 있도록 국가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대책을 모색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국민의 의무와 권한은 서로 보상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국방의무는 국가 존립에 직접 참여한다는 값진 측면이 있는 반면 위험하고 비인도적이며 나의 삶을 빼앗긴다는 부정적 이미지의 이중성을 가지고 있어 후자에 비중을 두면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건은 군의 존재 가치 판단에 또 하나의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군은 이러한 악재를 명예로 대체하는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 같다. 이 노력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칙에 바탕을 두고 추진하였으면 한다.

 첫째, 군은 대한민국의 절대 국익인 자유, 민주, 인권 및 번영을 수호하고 신장하는데 어떠한 고난이 있더라도 흔들림 없이 신명을 다 바쳐야 한다.
이는 헌법에 명시되어 있고, 6·25전쟁, 4·19혁명, 6·10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과 산업화세력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숭고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리들의 지고한 가치를 북쪽의 유교적왕정사회주의 세력들은 선군정치의 기치 아래 가공할 위력을 가진 유도탄과 핵탄을 가지고 파괴하려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의 북핵 사태와 탈북자 공개 총살 및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정치범 수용소(부시 대통령이 탐독한 ?평양의 어항?은 산 증거) 운용이 실증 자료로 웅변하고 있다.

 둘째, 이러한 국익을 수호할 수 있는 강군 육성이다.
강군의 요건은 강인한 체력과 필승의 신념에 찬 사기 충천한 정신전력과 최첨단의 강력한 유형전력 및 이 양자를 유기적이며 즉응성 있게 결합하는 지휘·동제·통신·정보·감시·정찰체계(C4ISR)의 확립이다. 이 중 정신전력은 고도의 리더십과 실전적 훈련을 통하여 육성되는  분야로 이번 사고의 교훈을 살려서 병영관리체제와 잘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평시에는 선진시민 양성의 한 기능을 담당하는 부차적 임무를 수행했으면 한다.
그동안 군은 이러한 부가적 임무를 보이지 않게 잘 수행해왔다. 그 결과 “군대갔다 오면 사람 된다”는 보편적 국민 정서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한 대학교의 석사학위 논문 “군 복무경험이 한국 남성의 의식에 미친 영향”에서 객관적이며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이 논문은 강한 규율 속에서 군 생활을 한 사람일수록 군에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 젊은이 들은 군 생활을 통해 의리(원만한 인간관계; 더불어 사는 정신), 협동심, 강한 정신력(인내심), 책임감, 리더십 등 긍정적인 인성을 내면화 하여, 전역 후 사회화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결론을 맺고 있다. 무한 경쟁의 21C 국제화 시대에 필요한 민주시민의 인성인 것이다.

 한 군기사고가 숭고한 군의 사명을 다하는데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되며, 국민들의 가슴에 멍만 남기는 한으로 남아서도 안 된다. 군은 허탈하고 한스러운 국민의 가슴을 치유하는데 내 가슴의 멍을 치료하듯 정성을 다하여 치유해야 한다. 또한 국민들은 이러한 군의 노력에  호국보훈의 달에 보내려고 하였던 성원과 격려를 함께 보내 주었으면 한다. 이러한 성원을  받은 군은 용기백배하여 국가가 부여한 사명을 완수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더욱 신명을 바칠 것이다.

김  규(성우회 안보평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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