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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기지는 없어도 되는가!

Written by. 김규   입력 : 2005-03-10 오후 2: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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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인 김한길 의원이 8일 “수도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성남기지) 이전을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알려지자 민(民)과 관(官)은 반색하고, 군(軍)은 "검토한 바 없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하였다.
 
 이 이면에는 서울공항이 이전된다면 공항 인근 주민들은 소음 공해에서 벗어나고 건축물 신·개축 규제가 풀려 재산 증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관은 70여만 평 부지에 신도시 개발 등과 같은 현란한 청사진을 내놓아 표의 민심을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군은 선거철 때마다 단골 메뉴로 떠오른 공항이전 공약으로 사기 저하와 마음고생을 많이 했던 것이 상기되기 때문일 것이다. 몇 년 전 송파구 일대에는 ‘성남기지를 쫓아내야한다’는 대형 현수막이 곳곳에 상당 기간 내걸린 적이 있었다. 군부대를 혐오시설 내지는 잡범들의 집단 정도로 매도한 듯한 특정 이익 집단들의 처사가 군의 가슴을 메이게 한 것이다. 더욱 아연실색케 한 것은 그 주체가 사회 지도층인 구의회 의원들이었다는 점에 더욱 허탈감을 가누지 못했던 것이다.
  
 국가안보 태세는 어느 특정 정파나, 지역 주민들 이해(利害) 판단 기준에 따라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성남기지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에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수행하는 군사전략기지로 군사시설보호 관련법의 하나인 군용항공기지법에 의해 보호를 받고 있다. 즉, 항공작전임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보안 대책과 임무수행을 위한 군용기 이?착륙 시의 비행안전 보장이다. 여기에는 비행활주로를 중심으로 6개 구역을 기지 외곽까지 연장 설정하여 건축물의 고도를 차등 제한하는 규정이 있는데 이것이 주민 재산권 행사와 주된 마찰 요인이 되고 있다. 

 공군은 이러한 마찰을 최소화하고 주민 권익 신장을 위한 규제 완화를 위해 항공기 기종의 변화 내지는 최신기종의 도입, 항공통제 시스탬의 최신화 등 노력을 지속 추진해왔고 또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기지 이전만은 범 국가차원에서 검토해야할 사안으로 공군 임무 수행 상 이전은 절대불가 하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바 있다. 왜냐 하면 군사전략 상 다음과 같은 성남기지의 중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대체 기지가 없기 때문이다.

 첫째, 유사시 합동작전의 최대 허브기지로서 기능을 수행할 입지 조건을 갖추었다. 이는 비 군사전문가도 알 수 있는 사실로 성남기지는 공군 최 전방기지로서 현대전의 특성인 공격하는 적의 주 전력을 즉각 타격할 수 있는 즉응성(卽應性)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또한 지속 증가하는 민수 육로 물동량 증가로 육로 수송이 제한 받는 상황 하에서 야전군에 대량 병참물자와 병력 소요를 적시에 신속하게 공중지원할 수 있는 신속성(迅速性)을 충족할 최적의 위치에 있다.

 둘째, 평상시 전쟁 억제의 핵심기능을 수행한다. 이는 군사기밀에 속하는 영역으로 서술이 곤란하다. 그러나 “서울 불바다”를 공식회담장에서 호언한 북측이 불바다 사정권 밖에 있는 성남기지의 파괴 공작을 집요하게 추진해왔던 사례는 기지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임을 간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셋째, 군 최고통수권자의 통치활동에 대한 안전보장 기능 수행이다. 모 구청의회 의원은 기지이전 당위성을 주장하면서“대통령 전용기가 김포공항에서 이착륙하면 될 것 인 데, 왜 서울공항을 고집하는가?”라고 한 적이 있다. 국가 원수가 민항공항을 이용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민항기 운용에 제한을 준다는 이유도 있지만 신변의 안전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신변은 100% 이상의 안전보장이 요구되기 때문이며 9/11테러 이후 국가 원수의 안전 보호는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한반도는 세계 유일의 현실적 냉전지대로 남아 있다. 군은 평시 전쟁 억제와 유사시를 대비해 항상 물적(유형전력), 정신적(무형전력) 전비태세 확립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지는 물적 대비태세이며, 훈련은 정신적 대비태세로 항공기지법은 훈련 시 조종사들에게 안전과 효율성을 보장해주기 위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전쟁 억제력 핵심이기 때문이다. 군은 1980년 이후 2004년 사이에 14억5천 만평을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해제하거나 규제등급의 완화 등의 조치로  작전에 제한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국민들의 재산권 보호와 도시개발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러한 조치들이 대선과 새로운 정권 출범 초기에 집중되어 있었음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스위스는 국토 면적이 작고,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안보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영세중립국 체제를 표방하고 있으며 이를 견지하기 위해 전 국토의 5.5%를 군용지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과 같은 군사시설 이전 문제에 직면하여 이전대책이 진행 중이다. 기지이전 원칙을 보면 핵심 군사시설은 유지하고 기타 시설은 교외로 이전하되 이전된 부지는 공원, 체육, 문화 시설을 조성하여 유사시에는 군용으로 쉽게 용도 변경할 수 있게 하고, 평시에는 민,관,군의 공동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는 영세 중립국 스위스의 군사시설보호 정책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   규(성우회 안보평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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