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회는 전쟁 억제력에 관심을!
국회는 예결위에서 2006년도 예산안에 대해 계수조정 활동을 진행 중이다. 법정시한을 넘긴 국회 심의는 지난주의 감액 부분 1차 검토에 이어 금주에는 증액 부문 검토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한 넘긴 책임 공방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핵심이 국익, 효율성 및 불요불급(不要不急)에 있는 것이 아닌 당리당략에 치우쳐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 안보분야의 국방예산 소요가 경시 당하여 예산 조정소위 과정에서 우선순위도 무시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방위력 개선분야의 SAM-X사업(도태되는 나이키 대치 및 대탄도유도탄 방어)이다. 북한이 ‘80년대 중반 스커드BㆍC(사거리 300~500km)를 작전 배치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92년도를 목표로 추진하였고, ‘93년도 북핵 1차 위기가 터지면서 그 전력화의 시급성이 더욱 공감을 얻었던 사업이다. 그러나 매년 예산상의 문제와 효율성에 대한 공론(n�으로 13년째 지연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90년대 중반에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신형 노동미사일(사거리 1,300여 km)을 개발, 작전 배치하는 등 총 800여발이 넘는 탄도미사일을 남한을 향해 겨냥해놓고 있다. 또한 ‘98년 8월에는 대포동1호를 시험 발사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지금은 대포동2호(사거리 5~6,000km)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세계 최대의 생ㆍ화학 무기와 핵탄을 이러한 탄도미사일에 장착했을 때 남한 전역이 초토화될 수 있는 위력이 된다.
국방부는 협력적 자주 국방의 기조아래 “국방개혁2020”을 수립하고 있다. 여기에는 산업화 시대의 군 전력과 병력집약형 군 구조를 정보 과학화 시대에 맞는 첨단과학화 장비와 정보 기술로 무장한 기술집약형의 군 구조로 바꾼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SAM-X(페트리아트미사일)사업은 북한이 절대적 우위에 있는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이다.
걸프전 시 “이동식 스커드 발사대를 찾아낸다는 것은 덤불 속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고 술회하면서 항공기에 의한 탄도미사일 제압은 곤란하다고 한 공군사령관의 후일담이나, 이라크전 중 가장 위협적인 무기는 탄도미사일이었으며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페트리아트 뿐이었다는 미국의 전후 분석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아무리 남ㆍ북 교류ㆍ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다 하더라도 현실적 남북 분단과 실체적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는 억제력을 보유하고 유사시에 대비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다.
우리의 협력자요 경계의 대상인 일본을 보자. 일본은 자위라는 명목으로 우리가 SAM-X사업으로 추진 중인 페트리아트(Patriot Missile: 최신예 고고도 장거리 대공미사일)를 19년 전인 1986년부터 도입 및 면허생산 하여 전력화해왔다. 특히 북한이 1998년에 발사한 대포동1호 미사일 사건과 9/11테러 사태 이후에는 미국의 미사일방어계획(MD)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테러리스트나 그들을 지원하는 집단 혹은 불량국가가 탄도미사일 등 대량파괴무기로 불특정 목표물을 언제나 공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이유를 유사 시 일본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하여 미ㆍ일의 한국 지원을 차단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비를 한 것이다. 금년부터 페트리아트를 최신형인 PAC-3(Patriot Advanced Capability: 대탄도탄 요격 능력을 향상시킨 것)로 개량하여 일본형MD의 기본체계로 구축하려는 것이다. 이는 2004년 12월 발표한 ‘신방위대강’의 가장 핵심적인 사업으로 ‘탄도미사일 방위시스템’ 구축을 제시한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 같다. 또한 지난 10월 말에는 미ㆍ일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참여하는 미ㆍ일 안보협의회의에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조기경보하는 레이더 기술을 공유하기로 합의했다”고 11월 1일 UPI통신이 전하고 있다. 이렇게 일본은 미국의 MD계획에 자국 방공태세를 접목하면서 미ㆍ일동맹체제를 실질적으로 공고화하고 있다.
일본이 위협으로 상정하고 있는 북한의 대포동1호미사일이 ‘인공위성 발사체’냐, 지대지 공격용인 ‘탄도미사일’이냐 라는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 국방성은 그해 9월 14일 “대포동1호는 위성발사를 시도하다가 실패한 것 같다”고 발표하였지만, 일본은 동해상에서 대포동1호를 탐지, 추적하였던 자국의 호위함 묘고호(みょぅこぅ: 대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구비한 이지스함)가 획득한 자료를 근거로 “탄도미사일이다”라고 분석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위성 발사체와 탄도미사일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어느 것이나 조금만 개조하여 탄두를 장착하면 군사용 탄도미사일이 되고, 위성을 탑재하면 위성발사체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SAM-X사업의 대상무기로 페트리아트 PAC-3를 요구하였다가 정부가 예산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자 가격이 30%정도 저렴하고 성능이 한 단계 아래인 PAC-2를 소요제기한 상태다. 그러나 이것마저 지난주 예결위 소위원회에서 사업을 또다시 연기할 수밖에 없는 규모로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군은 더 이상 유지가 불가능한 나이키 고고도 장거리 방공미사일을 대체 전력 없이 폐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한심한 사태가 지난 11월 1일 폐기 후 운반 도중 화재가 발생하여 만천하에 공개되는 안타까운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는 이해가 되지 않는 정부의 방위력 개선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SAM-X사업 소요예산의 3.5배에 달하는 5조3,000억원의 예산을 요구하는 ‘비행장 소음 피해 보상’ 입법안을 발의하는 국회의원은 있어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 억제를 하자는 의원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이를 교모하게 대미 문제화하여 본질을 희석시키면서 뒷전에서는 핵무기 운반체인 탄도미사일을 대량 생산하여 완벽한 위협체제를 구축해가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이에 대응할 군의 요구를 외면하거나 냉전적 사고로 치부하면서 대비태세를 무용지물(無用之物) 정도로 폄훼하는 것 같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2월 10일 “우리는 자위를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 고 선언하여 북한군의 사기를 한껏 올려놓고, 지금은 대포동2호의 시험 발사시기 선택을 숙고하고 있는 것 같다. 즉, 남한에서 ‘북한을 자극해서는 더욱 안 된다’는 분위기가 성숙될 시기를 적기로 판단할 것이다. 남한으로부터 더 많은 경제적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는 군이 한반도 전쟁 억제를 위해 무엇을 대비해야한다고 소망하는지 경청하기 바란다. 특히 소외된 곳에서 소수의 목소리밖에 내지 못하지만 진지함과 태산 같은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영공방위 전사들에게 예결위는 SAM-X사업을 증액부문으로 검토하고 성원해주기 바란다.
김 규(성우회 안보평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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