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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론 통일은 대북 정책의 전제 조건

Written by. 김규   입력 : 2003-08-26 오후 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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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목표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으로 명명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하여  투명성과 폭넓은 국민참여를 통한 합의를 형성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끝나고 난 지금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미녀 군단이라고 하면서 연일 TV화면을 장식한 북한 응원단과 넘실대는 인공기에 비해 사라진 태극기와 그자리를 메운 한반도기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혼란하게 만드는데 충분하였다. 또한 북한 선수 단장 장정남은 "우리는 정치적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간다. 조국통일을 위한 애국애족의 길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하면서 당당하게 대구를 떠났다. 북한이 세계 대학생들의 순수한 스포츠 축제를 정치적 선전장화 하는 전술에 대한민국이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꼴이 되었다. 이것은 '국민참여를 통한 합의 형성' 이라는 국민과의 약속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고 있는 결과가 된 것이다. 우리는 내적으로는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보유 욕(慾)이 가져오고 있는 민족 공멸의 핵 위기와 급격한 반미 정서 확산에 따른 한미동맹체제의 심각한 균열 조짐, 어느 때 보다도 첨예화한 진보와 보수층 간의 갈등으로 인한 심각한 안보 위기를 맞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일본은 군사력을 정치력화하려는 체제변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를 견제하려는 중국의 행보는 직·간접적으로 한반도 안보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러한 내적 갈등, 분열, 불안은 자칫하면 지도력 상실과 신뢰의 실종,  그리고 국가 균열과 파멸로 연결 될 수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통령의 책무 중 국가 안전 보장과 사회 통합이 분단상태에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다. 차제에 대한민국의 안위(安危)를 걱정하는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에게 몇 가지 고언(苦言)을 하고자 한다.

 첫째, 대북 정책은 반듯이 국민의 동의와 합의 하에 추진하여야 한다. 국민의 정부가 남북 화해·협력의 기반을 조성하고도 비난받는 것은 이러한 국민 정서를 경시했기 때문이다. 오자(吳子)는 "국가가 화합하지 못하면 군을 내보내지 말라고 하였다".(不和於國, 不可以出軍)  여기의 '군'(軍)은 통일을 목표로 한 '평화공존 대북 정책'이라고 해석 할 수 있겠다. 통일을 포기하고 평화공존을 버리란 뜻은 아니며, 대북 정책은 서두르지 말고 먼저 국민화합을 이룩한 후 추진하자는 것이다.

 둘째, '남·북 화해를 위해서는 국가의 위신(威信)과 국민의 자존심(自尊心)은 잠시 접어두자'는 협상자세를 더 이상 견지해서는 안 된다. 대북 저자세와 국민의 자긍심을 훼손하는 행태가 누적될 경우 이는 촛불시위와 같은 대규모 국민저항의 빌미가 될 수 도 있다.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해서는 상호 체제 인정과 신뢰 구축이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북측체제의 존중은 안 된다. 참여정부는 '북측을 바로 알자'는 원칙 논리 하에 '북은 우리와 다른 체제인 만큼 우리 잣대로 보지말고, 북쪽의 국가 이념과 그들의 가치관 및 사회체제에서 보아야 한다 '는 소위 '내재적 접근' 논자들의 비판 없고 암묵적인 북측 체제 옹호, 존중세력이 내부에 없는지 경계해야 한다. 이들은 내부의 적이기 때문이다.

 셋째, 대책 없는 '평화' 절대주의는 우리에게는 안보태세를 잠식하는 바이러스가 되고, 적에게는 전략적 거점을 내주는 꼴이 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1870년 보불전쟁에서 패한 프랑스는 전쟁배상으로 알사스로렌 지방을 프러시아(독일)에 할양(割讓)하였다. 이러한 치욕의 역사를 가진 프랑스는 40년 세월 후에 전쟁을 겪은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로 나뉘어 국론이 분열되었다.  전자인 우파는 독일에 대한 복수를 위한 전쟁준비를 주장하였고,  후자인 좌파는 전쟁 가능성을 우려하여 평화주의, 국제주의를 외쳤다. 프랑스 내부사정을 간파한 독일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을 유발하였고, 프랑스는 또다시 독일의 점령지가 되었다.

 평화는 인류의 여망이지만 항상 강자의 논리가 지배해 왔음은 평범한 진리다. 평화는 힘의 기교에 의해서 쟁취된다. 안보세력은 '대한민국은 목숨 바쳐 지킬 가치가 있다'는 신념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참여정부는 진보와 보수 층 모두가 공감하는 '한반도에 체제경쟁은 끝났다'는 공통분모를 확장하고,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이념성 논쟁의 근원은 제거하여 국론을 결집하면서 대북 평화 번영정책을 추진하기 바란다.

김   규(예) 공군소장   아태전략 연구회  연구위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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