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 '민족공조'의 음흉한 책략을 벗긴다.
1. '민족공조'에 대한 남과 북의 서로 다른 해석
한마디로, ‘민족공조’란 “민족의 공동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남과 북이 한민족,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서로 돕자”는 것이다. 궁핍한 북한을 위해 식량을 포함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도와주다 보면 언젠가는 북한이 스스로 그들 정치체제와 사회제도를 개혁하고 통일의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고 우리 남한은 희망적 관망을 하고 있는 데, 북한정권은 2000년 6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줄곧 평양발 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민족공조’라든가, ‘민족은 하나’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대남선전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우리민족끼리’라는 인터넷 사이트(www.uriminzokkiri.com)까지 동원해 ‘민족공조’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북측이 주장하는 민족공조는 우리 남한의 순수한 해석과는 전혀 다르다는 데 있다. 그들이 말하는 민족공조는 다름 아닌 ‘외세배격’과 ‘선군정치 찬양’이다. 여기서 외세배격은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한다. 또 선군정치 찬양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위대한 영도력을 칭송하는 것으로, 그들 부자(父子)를 잘 모셔야 한다는 의미가 암암리에 내포되어있다. 실제로 북한에서 ‘한민족’ 개념은 ‘김일성 민족’ 혹은 ‘김정일 민족’과 동일시되고 있다.
한국의 우익세력들은, 북한식 민족공조는 핵개발을 원치 않는 미국 부시 행정부의 압박 포위망을 벗어나기 위한 북한 측의 궁여지책이며, 결국은 남북한의 ‘공멸(共滅)’을 자초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북측은 미국, 일본 등과 같은 외세공조는 한반도에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민족 파멸의 길이라고 남측을 계속 위협하고 있다. 이런 북측의 선동선전에 순진하게 속고 있는 많은 한국인들은 “민족공조”냐, “외세공조”냐의 선택을 놓고 극심한 심리적 혼란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2. 민족공조의 역사적 사례
보다 설득력을 얻기 위해, 아시아권의 다른 역사적 사례를 통해서 살펴보고자 하는데, 다음의 몇몇 사례는 북측의 민족공조가 얼마나 엉뚱하고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인식하게 해 준다. 평화시에는 민족공조, 전시에는 민족통일전선으로 전개되는 이 두 가지 책략은 공산진영에서 썼던 상투적 수법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으면서 전쟁과 권력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편으로 충분히 활용되어 왔다. 아시아에서 민족통일전선으로 승리한 대표적인 역사적 사례가 바로 중국의 오랜 내란과 베트남전쟁의 공산화 과정이다.
민족통일전선은 같은 민족이 하나로 뭉쳐서 통일전선을 구축하여 외세를 타도하자는 것인데, 중국과 베트남에서 공산주의의 투쟁은 민족통일전선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중국대륙의 장카이섹(蔣介石) 국민당 정부와 마오쩌뚱(毛澤東)이 이끄는 공산당간의 피비린내 나는 내전에서 민족통일전선의 기치(旗幟)를 내건 마오쩌뚱의 공산당이 중국대륙을 석권하였다. 중국에서는 20년대부터 국민당과 공산당이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렸다. 마오쩌뚱의 공산주의 세력은 장카이섹의 북벌과 일본군의 공격으로 점차 취약해졌으나, 1936년 서안사변 이후, 국공내란이 중지되고 민족통일전선을 구축하여 회생에 성공하였다. 일제가 중국대륙에서 물러나자 곧 장카이섹은 북벌을 감행했으나, 미 국무장관 마셜은 장카이섹에게 공산당과의 협상을 주장하면서 내란종식을 요구하였고, 미국은 전쟁중지를 강요했다. 결국 전세가 역전되어 1948년 중국대륙은 공산화되고 말았다. 이렇게 중국의 공산당은 힘이 약해졌을 때에는 대중들에게 단결을 호소하며 외세에 대항하자고 외치면서 힘을 축적하다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 통일을 무자비하게 쟁취했다.
인도차이나에서 벌어진 베트남 전쟁에서 호치민의 주도로 북베트남 공산정권이 사용한 전략도 다름 아닌 민족통일전선 전략이었다. 호치민은 미군을 몰아내기 위해서 남베트남에서 베트남 민족해방전선을 구축하도록 하여, 베트콩으로 하여금 베트남정권에 대한 지속적인 테러를 감행하게 하고, 또 학생, 종교인, 지식인들에게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어서는 안된다는 민족주의 정서를 호소하며 남베트남의 정권을 부패한 독재정권으로 몰아붙였고, 전쟁의 원인은 미국의 개입 때문이라는 반미감정을 고양시켰다. 그러다 보니 베트남에서는 자국민보다는 미군이나 한국군과 같은 외국 군대가 베트남을 위해서 열심히 싸워주는 꼴이 되었다. 1973년 전쟁에 지친 미군은 철수하였고, 그로부터 2년 뒤 베트남은 결국 공산화되고 말았다.
중국대륙의 공산화와 베트남의 공산통일에는 공통점이 있다. 공산당 측의 민족통일전략이 민중들의 마음에 파고들어, 장카이섹이 이끄는 국민당 치하의 대중들과 베트남인들에게는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주적’ 개념이 설정되지 않아 자연히 전투의지를 상실한 것이다. 또 공산주의자들은 미국의 원조를 받은 기업가들을 매판자본가로 매도하기 일쑤였고, 미국의 각종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받은 국민당, 남베트남 정권을 모두 부패한 정치세력으로 몰아붙였지만, 외국으로부터 자신들이 받은 원조에 대해서는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거나 민족의 자주권을 위한 것으로 정당화했다.
3. 북한의 민족공조 전략의 저의(底意)
공산주의자들의 술책은 힘이 약해졌을 때 민족공조 전략을 약방의 감초처럼 들고 나와 대중의 민족주의 감정을 호소하다가 힘이 축적되면 상대방을 집어 삼키는 것인데, 북한 김정일의 책략은 그의 정권 유지와 더불어 미국 부시행정부에 저항할 목적으로, 남한을 인질로 만들고 미국의 방패막이로 삼으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정일은 남한의 민족주의 정서와 자신에게 동조하는 남한 땅의 친북세력들을 적절하게 이용하면서, 남북한이 합쳐 외세인 미국과 일본에 저항하고, 자주적으로 민족의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일종의 궤변이다. 아니 망언이다. 북한의 핵개발이 과연 민족의 문제인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통제와 핵개발 문제는 국제적 차원의 문제이지, 단순한 민족문제나 한반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외세의 개입 없이 민족의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자고 주장하면서, 미국과의 회담을 고집하며 한국정부를 대화의 파트너로조차 생각하지 않았던 그 많은 전례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민족의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자는 또 다른 저의는 주한미군의 철수와 관련되어 있다. 북한의 김정일은 주한미군만 없으면 남한을 손아귀에 넣어서 마음대로 해 볼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10년 전만하더라도 김정일의 이같이 방자한 언행은 우리에게 대단히 미련해 보이는 김정일만의 환상으로 보였지만, 2000년 6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한에 불어 닥치고 있는 광기(狂氣)어린 ‘평양 러시’ 현상을 지켜보면 김정일의 대남 통일사업의 전망은 전혀 불가능한 과업은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김정일로부터 초대장을 학수고대하고 서로 앞 다투어 평양행 열차를 타려고 아우성치고 있는 철딱서니 없는 이 나라의 정치인들, 북한에 그토록 막대한 원조를 해주고도 정작 김정일에게 맞서 북한의 인권이나 강제 납북인사들 문제에 대해서는 당당히 의사를 표명하지 못하는 이 나라의 정부고위층 인사들, 해외 순방을 하면서 “남한과 중국이 북한을 도와주기 때문에 북한은 결코 망하지 않을 거라”며, 북한 대변인 노릇까지 해주는 이 나라의 대통령을 TV에서 어이없이 바라보고 있노라면, 남한은 북한에게 남북문제에 있어 외교적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제 남한 고위층 관리들에게는, 김정일이 “평양으로 오라”하면 열심히 달려가고, “식량, 비료, 달러를 달라”하면 아낌없이 퍼주는 친북(親北) 사대주의 조공외교의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은 것 같다. 평양의 김정일과 나란히 사진을 찍고 돌아오면 본인은 마치 차기 대권 도전에 유리한 입지라도 차지한 듯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뻐서 정신을 못 차리고, 혹은 대박이라도 터트린 것처럼 떠들어주는 얼빠진 매스컴들이 있는 한, 그리고 이를 관대히 용납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계속되는 한, 대한민국은 김정일의 인질 상태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뿐만 아니라 인질상태가 더욱 심해질 것 같다.
4. 결론
현재 노무현 정권은 북한의 민족공조 전략에 말려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방부장관의 지시로, 이 나라 국방백서에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주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해 버렸으니, 최전방에 있는 우리 국군들은 총부리를 어디로 겨누어야할지 모르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주적이 북한이 아니라면, 주적은 누구란 말인가? 우리의 독도를 넘나보는 일본, 아니면 걸핏하면 제국주의라고 비난하는 미국인가? 결국 이러한 혼돈 속에서 우리 군의 정신상태가 해이해지고 군의 기강이 무너지면서, 아군한테 총질하고, 수류탄까지 까 던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국가안보를 위기 상태로 빠트릴 수 있는 이런 자중지란(自中之亂)은 이미 예상된 것이 아니었을까? 문제는 이런 비극적 사건이 끝이 아니라 겨우 시작이라는 데 심각성이 더한다. 중국의 내란과 베트남전쟁에서 민족통일전선 전략이 승리를 거두었고, 이를 깊이 연구한 김일성-김정일 부자는 대남공작 전략으로 군사적 공세보다는 민족공조 전략을 채택하여 남한의 청년, 노동자, 지식인들에게까지 파고들어와 소기의 목적을 이루고 있다.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대를 이어서 열심히 씨를 뿌리고 투자한 대남공작 전략이 지금 그 개화기를 맞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정일의 민족공조 전략의 차기 목표는 바로 자신들의 말을 잘 듣고 언제든지 대북 원조를 아끼지 않는 제3차 친북 좌익정권의 수립이며, 최종 목표는 남한에 공산정권을 수립하는 것이다. 그 중간 단계가 그가 배후에서 지원한 남한의 친북, 좌익정권을 슬며시 등장시켜 연방제를 수립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미동맹을 파기하면서 주한미군을 한반도에서 축출하여 마침내 남한을 완전히 접수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정일의 핵카드는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해서 그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협상무기가 되는 것이다.
북한은 그들의 경제력이 남한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치지만, 모든 재원을 군사력에 집중하여, 대량살상무기를 만들어내고, 남한이 가지고 있지 않은 핵을 개발했다. 그리고 남한에 흡수 통일되는 것에 완강히 반발하면서 남한사회를 뿌리채 뒤흔들고 있다. 현재 남한에서 지속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북한식 민족공조의 선동선전은 김정일 수령 독재체제를 공고히 해 줄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앞날에 먹구름을 끼게 하는 것이다. 북한식 민족공조에 대한 얼빠진 동조 분위기는 한미동맹관계를 균열시키고 있으며 워싱턴에 실망과 불신감만 잔뜩 안겨준 채, 주한미군의 철수까지 야기될 수 있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에게는 북한의 민족공조 전략에 강력하게 맞설 수 있는 대항적 논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konas)
이주천(원광대 사학과 교수,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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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공조는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이다. 민족을 내세워 자신들의 불리한 상황을 피해가려는 술책이다. 그들의 민족 속에는 지주, 자본가, 군인, 경찰, 공직자 등은 제외돼 있다. 그들은 노동자, 농민 만을 진정한 민족으로 생각한다. 속지말아야 한다. 그런데 멍청한 집권세력들이 속아넘어가고 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
2006-05-29 오후 3:59: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