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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核문제 해결의 교훈

Written by. 이서항   입력 : 2003-11-10 오전 7:4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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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핵개발이 동북아에서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면 최근 중동지역에서는 이란의 핵개발 문제가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이란의 반정부단체가 자국의 핵개발과 관련한 2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신고 시설의 존재를 폭로함으로써 자세히 밝혀지기 시작한 이란 핵개발 상황은 북한 핵문제와 함께 국제 핵확산금지체제를 위협하는 최대의 도전요인으로 간주돼 왔다.



이란의 핵시설은 핵무기 제조가 언제라도 가능한 ‘핵연료주기’의 완성에 매우 근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IAEA가 미신고 시설에 대한 엄격한 사찰을 요구하고 거부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에 제재를 경고하자 이란 정부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이란 정부는 10월 말 IAEA 경고시한을 10여 일 앞두고 핵개발과 연계된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활동의 중단을 결정하고 추가사찰에 응하겠다는 계획을 밝힘으로써 이란 핵문제는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물론 이란 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란 정부 당국자도 IAEA의 강화된 사찰이 이란의 안보와 이익, 그리고 자존심을 위협해서는 안되며 우라늄 농축 중단은 국제사회와의 신뢰 구축을 위한 ‘한시적 조치일 뿐’이라고 말해 핵연료주기의 완성에 근접한 핵시설의 재가동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자발적으로 핵무기개발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활동을 중단하고 IAEA 사찰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으로써 외교적 수단에 의한 핵문제 해결의 물꼬를 튼 것이다.



사실 그동안 이란의 핵개발이 국제사회의 관심사가 돼 온 것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첫째, 이란은 이른바 핵연료주기의 완성을 통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이용의 핵개발 방식을 동시에 추구해 왔다.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두 가지 경로를 모두 추진해 왔다는 사실은 그만큼 급속한 핵무기 확산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둘째, 이란은 그동안 IAEA의 제한적 사찰수용 및 우라늄 농축 시설의 방문 허용 등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NPT-IAEA 체제상의 의무를 최소한 지키면서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핵연료주기의 완성을 추진해 왔다. 이란의 이러한 ‘비록 비밀적이기는 하나 불법적이지는 않은’(clandestine but not illegal) 핵활동방식은 IAEA 사찰거부와 함께 비밀리에 핵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북한의 ‘비밀인 동시에 불법적인’(clandestine and illegal) 활동방식과 뚜렷이 비교될 수 있다.



셋째, 이란의 핵개발은 전략적으로 다른 중동국가는 물론 이스라엘의 경계를 불러와 이 지역에서 큰 무력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소지를 제공해 왔다. 1981년 6월 이스라엘에 의한 이라크 오시라크 원자로 공습사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란의 핵개발 진전은 이스라엘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중동지역은 또다른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뿐만 아니라 만성적 분쟁지역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여러 이유 때문에 이란의 핵개발 문제가 국제사회의 중요한 이목을 끌어왔는데 마침 이란 정부의 결정으로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은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란의 결정으로 NPT를 근간으로 한 국제 핵확산금지체제가 어느 정도 신뢰성을 유지하게 된 것도 국제안보와 관련해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핵문제의 평화적 또는 외교적 해결에 단초를 제공하는 것은 당사자의 의지와 결정밖에 없음을 이란의 사례는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란의 핵개발 중지와 IAEA에 대한 사찰협력 결정은 국내적으로 개혁파와 보수 신정파 세력 간의 다툼에서 개혁파가 승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하여간 이란의 결정은 핵문제 해결에 있어 당사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이서항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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