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통일축전' 이대론 안된다
6·15 민족통일대축전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고 17일 폐막됐다. 이제 차분히 이번 행사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개선책을 마련할 때다. 이대로는 ‘통일’이란 미명 아래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부정되는 일들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행사 개최의 목적이 불투명했다. 진정한 남북화해와 신뢰구축이었는지, 아니면 ‘우리 민족끼리’를 내세운 북한식 반미 민족공조 노선에의 동조, 확산이었는지 분간이 안 된다. 상대방 체제를 존중하고 서로 내정간섭을 하지 않을 때 상호간에 신뢰와 화해 분위기가 싹트는 법이다.
하지만 북한이 6·15 행사를 계기로 우리의 자유민주체제를 흔들고 간섭한다면, 이런 행사를 지속할 이유가 없다. 그런 점에서 안경호 조평통 서기국장의 내정간섭적 폭언에 대해선 반드시 사과와 재발방지를 얻어내야 한다. 행사 목적의 불투명성과 파행적 진행은 주최측 구성에 근본원인이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고 준비한 기구는 6·15민족통일대축전행사위원회이다. 여기에는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규정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간부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번 6·15 공동행사 역시 반쪽 행사였다. 우리쪽에서는 범민련과 한총련에 가입한 친북반미 성향의 인사들이 주축을 이루었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축전의 공식행사에 범민련과 한총련이 소속단체 이름으로 참가하는 것이 아니어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적단체 다르고 그 구성원 다르다는 희한한 이분법을 동원한 것이다.
그런 반면, 안보와 협력의 병행을 주장하는 신중 통일론자들은 거의 다 배제됐다. 남북협력에 치중하며 감상적 통일론을 주창해 온 사람들이 행사를 주도하다 보니, 이번 행사를 두고 남과 북, 해외의 친북사회주의 세력들만의 ‘통일 굿거리’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해할 만하다. 행사 내용은 ‘자주’와 ‘반미’ 일색이었다. 참가자들은 정체불명의 한반도기를 흔들며 주한미군 철수, 한미 FTA 체결 반대를 주장하는 등 한국 정부의 대외정책 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번 행사에 정부가 지원한 남북협력기금 규모는 14억원이었다. 그 대부분이 특급호텔에서의 숙박과 식사, 장소임대 비용 등에 쓰였다. 국민의 혈세를 이런 초호화판의 친북반미 행사 개최에 써도 되는지 의문이다.
그간 민족통일대축전이 남북공동의 민간행사로 치러졌었는데, 작년 8·15 행사 때부터 당국대표단이 참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를 볼 때 정부당국이 꼭 참여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게다가 정부가 북한과 국내 친북세력에 의한 국가정체성 훼손행위를 시정하기보다 도리어 이를 감싼다면 이는 자신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 하겠다. 이상의 점에 비춰 향후 6·15 민족통일대축전 등 남북공동행사는 다음의 방향성을 갖고 열려야 한다.
첫째,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헌법이념을 유지·존중하는 기초 위에서 개최해야 한다. 둘째, 행사주최측 구성에 있어 좌우를 아우르는 균형을 맞추고, 민족화해와 신뢰조성을 목표로 추진해야 한다. ‘자주통일, 반전평화, 민족대단합’이란 북한식 3대 애국운동에 영합하는 것이어선 안된다. 셋째, 참여의 편향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시정·개선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그들만의 행사’가 아니라, 민족 성원 모두의 축복을 받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 되게 해야 한다. 넷째, 굶주리는 남북한의 동포를 생각해서라도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검소하게 행사를 치러야 한다. 또 친북반미 일색의 행사에 정부가 참여하는 것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출처: 세계일보)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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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9 오후 5:1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