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지역 미사일 보유경쟁과 안보적 영향
북한이 7월 5일 미사일 7발을 발사한 것을 기화로 해 동북아 지역에 군비경쟁, 그것도 전략적 전투능력을 한꺼번에 지닐 수 있는 미사일의 보유를 위한 경쟁이 촉발되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의 사생아라고 불리는 미사일의 보유경쟁이 역내에 확대되면 한반도 안정과 남북한 평화공존은 외부여건에 더욱 취약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MD) 구축을 위한 계획이 역내 미사일 군비경쟁을 직간접적으로 자극해온 점이 사실이지만, 이것은 역내 미사일 경쟁이 대표적으로 미국과 중국 및 미국과 러시아의 양자적 수준에 머물게 하였다.
양자적 군비경쟁이 나선형 군비경쟁으로 발전
오래 전의 세계차원 냉전종식에도 불구하고 동북아는 역내국가간 역학상 대륙세력과 해양세력간의 대립과 갈등이 잔존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한 국가의 군비증강은 다른 국가의 군비경쟁을 쉽게 자극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북한의 미사일 다량 발사는 미국의 MD계획 필요성을 재확인해 줌과 동시에 지금까지의 역내 양자적 군비경쟁(dyadic arms race) 유형이 북한으로부터 시작하여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 및 한국 등을 차례로 연쇄적인 군비증강 - 군비경쟁의 루프에 포함시켜 나선형 경쟁(spiral arms race)으로 발전할 개연성을 더 높였다. 그렇잖아도 동북아 지역은 군사비 증가율 측면에서 탈냉전 이후 4-5%에 불과한 다른 지역에 비하여 지속적으로 10% 이상이 되는 등, 이미 군비경쟁이 내재화되어 오고 있는데, 이번에 보다 구체적 무기체계로서 장거리 미사일은 물론, 각종 중․단거리 미사일 개발 및 보유가 역내 노골적인 군비경쟁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언급한 바에 의하면, 대규모 군사력 운용체제인 항공모함보다 정밀 군사력 자체의 투사능력, 특히 장거리 미사일의 전략적 가치가 오늘날 더욱 강조되고 있다. 무기체계의 전략적 전투능력 면에서 보면, 대체적으로 장거리 ICBM(6500Km 이상) 또는 잠수함 발사 장거리 SLBM 1기가 가지는 전략적 효과는 병력1만 명을 기준으로 한 재래식 병력의10배, 최신예 전차의 20배, 이지스 구축함의 16배, 그리고 공격헬기의 18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장거리 미사일은 이와 같은 전략적 전투능력을 제공하기 때문에 첨단 미사일 경쟁이 곧 군비경쟁의 요체가 되지 않을 수 없으며, 역내 각국은 이를 이미 인지해 경쟁에 돌입한 셈이다.
주요 역내국가의 보유경쟁 동향
우선, 미국은 2008년까지 다단계 지상 및 해상 복합방어체계의 실전 배치를 완료하는 계획을 위해 추진 중인 미사일 방어체제를 보다 강력하게, 그리고 보다 신뢰성 있게 실전 배치하고자 한다. 이미 알래스카 포토 그릴라 9기, 반덴버그 공군기지 2기의 방어용 지상 미사일체제를 실전 배치한데 이어 2008년까지는 15척의 이지스 구축함과 3척의 이지스 순양함을 배치하여 사실상 지구 어떠한 곳으로부터도 날아오는 탄도 미사일에 대한 요격 가능한 체제를 구축할 계획을 3단계 사업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미국은 40기 이상의 지상 및 해상 미사일 방어체제를 배치해 우주에 배치된 위성에 의한 감지 및 통신 지원 하에 적이 발사하는 미사일의 어떠한 비행단계에서도 요격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이 추진 중에 있는 미사일 방어동맹(MDA)은 SM-3 및 PAC-3의 실전 배치를 완료하는 경우 북한의 노동 미사일을 무력화시킴과 동시에 중국의 미국 본토 타격능력을 무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미국의 MD계획에 대해 중국은 예민하게 반응하여 2000년에 미사일 부대를 창설해 미국 본토를 공격 가능한 ICBM 수 백 기와 130 -2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고, 사거리 8000km가 되는 東風31호 미사일을 최대 10 개까지의 탄두로 재분리되는 다탄두 재돌입
미사일(MIRV)로 미국 MD체제에 대응 발전시키고 있는 중이다. 특히, 東風31호 미사일을 잠수함 발사용으로 개량한 사거리 8,000km의 巨浪2호와 사거리 12,000 내지 14,000km로 연장한 동풍 41호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東風41호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3단계 확대 로켓엔진을 장착하도록 해 지구상 어느 지점도 가격 가능한 것으로 언급되고 있으나, 동풍 41호 미사일의 제원이나 배치 여부 등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의 첨단 미사일 개발은 미국MD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
이외에 유사시 미국의 대대만 군사력 지원을 억제하도록 하는 한편, 대만의 군사력 증강을 부정하려는 조치의 일환이기도 하다.
누구보다도 북한 미사일 개발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일본은 북한의 1998년 탄도 미사일 개발 및 시험발사를 계기로 하여 해상도 1m급 정찰위성 4기를 확보해 한반도 전역을 감시하는 독자체제를 구축한데 이어 2003년에는 탄도미사일 방어시스템(BMD) 도입을 결정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본래 2008년까지 탄도 미사일을 위한 신형 이지스함체계(SM-3)와 패트리어트체계(PAC-3)를 배치하려 한 계획을 가급적 최대한 단축하여 금년 중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또한 탄도미사일경계 레이더 FPS-XX 4대의 도입을 앞당겨 일본 전 해역에 배치해 미사일 비행경로를 포착하는 능력을 조기 대폭 향상시키도
록 하는 등, 당초 2011년까지 완성하려 했던 일본판 종합 MD체제를 그 이전 시기에 앞당겨 완성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일본은 2005년부터 대북한 탄도 미사일 요격을 위한 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한편, 일본은 단거리 미사일 위주로 보유하여 장거리 및 전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미국과의MD공동 개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대내외 지지기반을 확보한데 이어 기존 보유하고 있는 대함 미사일(ASM) 기술과 대전차 미사일 기술 등을 결합해 미사일 기술을 첨단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MD체제 개발과 관련해 이미 1994년 H-2 로켓발사체의 성공적 발사 이래 이의 후속인 H-2A 로켓 발사체 개발 및 시험 발사에도 성공하고 있어 차세대 장거리 전략 미사일과 우주 활용을 위한 진출은 정책결정 여하에 따라 즉각 가능한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일본은 중국의 神舟5호 및 6호 유인 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된 결과, 우주개발에 자극을 받고 있어 조만간 우주전력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가세할 것이다.
러시아 또한 미국의 MD체제 구축이 세계 미사일 개발 경쟁을 불러올 것이라고 반대하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첨단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1년에 6기정도 생산해 총 40기 정도를 실전 배치하고 있는 신형 미사일 TOPOL-M가 2005년 11월 6번째 발사시험에서 성공함으로써 생산량을 더 늘릴 예정이다. TOPOL 미사일은 러시아 전략군이 미국 MD를 무력화시킬 목적으로 1991년 시작해 꾸준히 발전시키고 있는 사거리 10,000Km의 최신 ICBM이다. 이 기종은 3단계 추진체로서 제1단계가 3개의 로켓 모터로 되어 있어 다른 기종보다 가속도가 커서 초당 7Km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자유비행이 부분적으로 가능하다. 특히, 수 십개의 보조엔진 장치와 필요시 3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게 되어 실제 탄두와 함께 탐지교란용 물체(decoy)를 운반할 수 있고 나아가 실제 탄두가 레이더 흡수 물질(RAM)로 포장되어 있어 미사일 방어망을 87% 확률의 관통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또한, 전략군은 2002년 SS-18 ICBM 4기를 신규 배치했고, 2003년 30기를 추가 배치한 바 있다. 러시아는 미국 MD를 무력화할 수 있는 개념의 신형 미사일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즉, 비행 중에 고도와 궤적을 자유롭게 변경함으로써 미사일 방어체제를 완전 관통할 수 있는 TOPOL 이후의 차세대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우주 대 우주, 우주 대 지상 공격체제 발전을 위해 ‘토파즈’ 핵 우주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탄도 미사일이나 대공 방어체계에 대응하기 위해 레이저 및 빔 무기, 프라즈마 무기, 초수평 레이다, 대정보전자체계 등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한국은 한국형 공중방어체계(KAD)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SAM, 패트리어트, BM/C4I체계, 그리고 무인항공체제 등 복합체계를 개발 중이다. 북한의 각종 탄도미사일 개발 및 배치에 비하면 한국의 독자적인 미사일 능력은 취약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미사일 기술통제체제인 MTCR에 2001년 가입한 이래 사거리를 180Km에서 300Km로 연장하여 실전용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동 규정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중거리 이상의 탄도 미사일을 실전 배치 목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제한되고 있다.
한반도 안보에 대한 중장기 영향
한국은 동북아에서 군비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므로 동북아 역내의 미사일 보유경쟁을 위시한 군비경쟁이 더 노골적으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국가안보에 바람직하지 않은 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 첫째, 한국이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차원에서 추진 중에 있는
냉전구조 해체 및 평화번영 노력이 무위로 돌아 갈 수 있다. 즉, 지역 전체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역내 여건이 한반도 차원의 긴장완화 노력을 압도할 것이다. 둘째,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과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포기를 지연하거나 결코 포기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북한은 이러한 군비경쟁의 파고를 역이용해 대미 관계 정상화 압력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대만해협의 양안간 갈등이 고조될 수 있으며,이러한 갈등은 동북아 긴장으로 확대될 소지가 있다. 이것은 특히, 미국이 중국에 대해 미사일능력이 취약하다고 판단하여 대대만 방어 및 공격 능력을 추가로 제공하는 경우 확대될 수 있다. (출처:K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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