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사령관 "양국군 독자사령부 창설전 연합사 해체 불원"
'미래지휘관계' 언급 의미와 전망
버월 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23일자 미 군사전문지 '성조'와 인터뷰에서 한미간 협의 중인 '미래 한미지휘관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해 관심을 끌었다.
벨 사령관은 연합사를 대신해 한국군과 미군이 각각 독립된 사령부를 창설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과 관련, 독자사령부가 출범하기 이전에 연합사령부를 해체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했다.
이는 연합사를 해체한 다음 각각 작전지휘권을 행사하는 한미 독자사령부를 창설하는 순서를 밟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과는 다른 시각이다.
특히 벨 사령관은 미군이 한국군 독자사령부가 창설되면 얼마나 지원할 수 있을지에 대해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 독자사령부 창설전 연합사 해체 불원 = 벨 사령관은 양국군 독자사령부(independent command)가 창설되기 전 연합사를 해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간접적으로 내놨다.
그는 "여러분은 한미가 양국을 위한 독립적 국가 연합전력 전쟁수행 본부를 준비하기 전에 연합사나 다른 연합기구의 해체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로 이런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벨 사령관이 언급한 '독립적 국가 통합전력 전쟁 수행본부'(independent national joint-force war-fighting headquarters)는 그가 지난 13일 국회안보포럼 주최 강연에서 밝힌 '독자사령부'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벨 사령관은 한미가 당장(today) 독립적인 (전시 작전) 통제권을 가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군이 독립적인 통제권을 갖기 위해서는 한미 양국이 독립적인 통합 전쟁지휘통제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전시 작전통제권 회수를 위해서는 한국군이 통합 전쟁지휘통제 능력을 갖춘 독자적 사령부를 갖춰야 하고 독자 사령부 창설 이후 한국군의 통합 전쟁지휘통제 능력에 따라 연합사를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벨 사령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독자사령부 체제로 가더라도 유사시 연합작전을 협의·수행하는 기구가 존재해야 할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벨 사령관은 현 한미연합사와 관련, "우리는 연합 전쟁수행본부를 갖추고 있으며 서로 옆 자리에 앉아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연합사를 대신해 연합작전을 협조하고 수행하는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나 연합사를 언제 해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군 독자사령부에 대한 미군 지원 문제 = 전시 작전통제권을 단독행사하게 될 한국군 독자사령부가 창설되면 유사시 미군이 이 사령부를 얼마나 지원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벨 사령관은 설명했다.
그는 "중요한 문제는 주요 전쟁부담을 지게 될 한국군 독자사령부를 미군이 얼마나 지원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아직 이 모든 것을 명확히 한 상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은 한반도 유사시 해·공군력을 중심으로 한국군을 지원하는 역할로 그 임무가 변하게 되는데 이 때 병력과 장비 등을 어떤 수준에서 지원할 것인지를 신속히 결정하는 시스템이 중요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벨 사령관의 이런 언급은 그동안 미군이 전력기획 틀로 내세웠던 '1-4-2-1 태세' 개념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4-2-1 태세'는 본토를 방어(1)하고 4개의 전진배치된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4)하며 2개의 중첩된 군사작전 수행 때 적을 신속하게 격퇴해 결정적인 승리를 보장(2)하고 제한된 수의 우발사태에 대응(1)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유럽, 중동, 아시아연안, 동북아를 상정한 '4'가 사라지고 대규모 재래전을 상정한 '2'에 대한 비중이 낮아졌으며 제한된 수의 우발사태에 대응한다는 '1'도 특별히 강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국방연구원(KIDA) 박원곤 연구위원은 "미국은 전력규모를 2개 지역에서 동시 대처하기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테러전에 따른 순환기지 및 유지 소요 등을 고려해 운영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과거처럼 한반도와 중동의 유사시를 동시에 상정해 전력 소요를 산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한반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이전보다 적어지고 있는 만큼 미군의 군사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이)다른 세력(나라)과 경쟁할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며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에 전시증원군을 무조건 파견하지 않고 정치적인 고려에 의해 개입 여부를 조절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 주한미군 추가감축론 '쐐기' = 벨 사령관은 그동안 국내 일각에서 지상군의 추가감축을 우려해온데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쐐기'를 박았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측이 해·공군력 위주로 한국군을 지원하게 될 것임을 강조하면서 협의 중인 군사현안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은 것 등에 불만을 품고 지상군을 추가로 철수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벨 사령관은 '주한미군 재조정이 지상군 감축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해·공군이 오늘날 가장 강력하고 즉각적인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측도 해·공군력 위주로 한국군을 지원하는 역할로 임무가 변화하게 됨에 따라 전·평시 주한미군의 지·해상, 공중전력이 어떤 비율로 구성되어야 하는 지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만여명인 주한미군 가운데 육군은 2만여명, 공군 9천여명, 해군과 해병은 모두 300~400명 가량이다.
벨 사령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단독으로 행사하게되면 미군은 해·공군 전력 위주로 한국군을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지상전력은 줄고 나머지 전력은 늘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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