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통권 환수에 맞장구 치는 북한
주한미군 철수 압박···관영매체 통해 對南선전전 강화
지난 9일 노무현 대통령이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작통권이야말로 자주국방의 핵심"이라며 지금 환수되더라도 국가안보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피력한 이후 정당·사회단체 간의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작통권 환수에 맞장구를 치며 대남 선전전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시 작통권 환수논의 중단을 요구하는 전직 국방장관들의 요구에 대해 "전쟁 머슴꾼들의 반역적 망동", "전쟁밖에 모르는 호전광들" 등 극단적 표현을 사용하며 독설을 퍼부었다.
또 지난 11일에는 조선중앙텔레비전방송은 시사해설을 통해 "전시작통권 환수 논의를 그만둘 것을 요구하는 것은 미제 침략군을 계속 남조선에 붙들어두고 그들의 힘을 빌려 기어이 북침 야망을 이루어 보려는데 그 속심이 있는 것"이라며 작통권 환수 논의 중단 주장을 반박했다.
반미(反美)를 부추기고, 민족공조를 강조하며 반전평화를 외치는 관영 언론매체들의 보도는 하루에도 4∼5건에 달하고 있다. 북한은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주한미군 철수와 작통권 문제를 일관되게 거론해 왔지만 남한에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계기로 관영 매체들을 통해 작통권 문제를 상세히 보도하면서 남측의 환수 여론 확산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94년 한국군이 평시 작전권을 환수하자 "작전 지휘권이란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평시에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며 그동안 "연합사령부를 해체하고, 미군이 철수하는 것이 통일과 세계평화, 안정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요구"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면서 작전통제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를 평화협정 체결의 당사자로 인정하지 않아 왔다.
이런 입장은 작전권 환수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를 이끌어내겠다는 심산이 다분히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13일 논평을 통해 "미군이 남아있는 한 남조선은 불행과 재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북한은 또 미국이 작통권을 남한에 넘기려는 의도에 또 다른 배경은 없는지에 대한 경계감도 나타내고 있다.
대남방송인 평양방송은 13일 "미국의 전시작통권 반환 놀음은 남조선에서 자신들의 군사적 지배체제를 더욱 확대, 강화하기 위한 책동"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은 또 "미국이 작통권을 남한에 반환하려는 것은 주한미군 재배치와 개편을 더욱 합리화하고 여기에 남한 군을 깊숙이 끌어들이기 위한 의도에 따른 것"이라면서 "미국은 작통권 반환을 미끼로 남조선에 대한 대대적 무력증강도 노골적으로 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작통권 환수 반대' 여론몰이 집회, 세미나 잇따라 개최
한편 작통권 환수 반대에 대한 남한내 여론도 이번 주를 계기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서울역 광장에서 역대 국방장관들과 예비역 장성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작통권 환수 반대 집회에 이어 이번 주에는 자유진영 시민단체들과 한나라당이 각각 거리집회와 세미나 등을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반핵반김국민협의회'(운영위원장 박찬성)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2시, 서울 종묘공원에서 '북핵, 미사일도발 규탄·한미동맹강화 8.14국민대회'를 개최한다. 주최측은 이날 집회에서는 작전통제권 조기환수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광복절인 15일 오후 2시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라이트코리아'(공동대표: 강승규, 봉태홍)가 주최하는 '광복61주년 및 건국58주년 8·15국민대회'가 열린다.
이들은 집회에서 '한미동맹 파괴, 경제파탄, 교육파탄 책임지고 노무현 정권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시청광장에서 을지로2가 삼거리를 지나 청계천 삼일빌딩 앞까지 거리행진도 벌일 예정이다.
한나라당 통일안보전략특위(위원장 이경재)는 16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강재섭 대표와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와 한미 군사동맹'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박승부 예비역 장군과 정옥임 선문대 국제유엔학과 교수가 각각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와 문제점', '미일 군사동맹과의 비교적 관점에서 본 한미 군사동맹의 변환'이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한 뒤 국방안보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나라당내 개혁·소장파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도 이날 오전 여의도에서 국제문제조사연구소와 국방연구원 관계자를 초청, 작통권 환수에 대한 의견을 듣고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또 14일 강 대표를 인사차 방문하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시 작통권 환수 및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관련한 당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작통권 환수 문제를 참여정부의 '국방·안보의식 부재'로 끌어감으로써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하는 동시에 당의 색깔을 분명히 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유기준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노 대통령은 작통권 단독행사 협상을 마치 독립운동하듯이 투쟁적으로 하고 있다"며 "조용하게, 미국과의 충분한 협의하에,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konas)
정미란 기자 sori@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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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4 오후 4:2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