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 운명` 北태도에 달렸다
(::카트먼 KEDO총장 15일 방북 중단통보::)
북한 경수로 건설사업이 최대 고비를 맞았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21일쯤 1년간 한시중단 방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찰스 카트먼 KEDO사무총장이 15~18일 평양을 방문, 이같은 결정을 통보한다. 94년 북·미 제네바합의에 따른 경수로사업은 그동안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96년 강릉잠수함침투, 98년 대포동미사일 시험발사, 핵시설의혹 등으로 중단위기를 겪었으나 이번 경우는 지난해 10월 터진 핵개발 문제와 맞물려 심각성이 비할 바가 아니다. KEDO 비공식 집행이사회에서 논의된 대로 과연 1년안에 공사재개 결정이 이뤄질 수 있을 지 경수로의 운명이 주목된다.
◈공사재개 가능성〓장선섭 통일부 경수로기획단장은 “주 계약상 명시된 유보(suspension)조항에 따라 한시중단된다”며 “이 용어 자체는 반드시 재개를 전제로 한다”고 강조했다. 장 단장은 1년내 공사재개를 위한 협의를 계속할 것이며 이르면 내년초에라도 재개될 수 있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그러나 경수로 운명의 최대 관건은 북핵 협상이 잘되느냐, 안되느냐에 달린 종속변수라는 점이다. 북핵협상의 경우 이제 두번째 6자회담이 힘겹게 이뤄질 예정이고, 1년내에 극적 타결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낙관하기만은 힘들어 보인다. 북핵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1년시한을 넘겨 재연장이 논의될 수 있으며 경수로 공급협정에 규정된 ‘서스펜션은 18개월을 넘길 수 없다’는 한도를 넘길 수도 있다.
◈경수로의 정치경제학〓북한이 경수로 완공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무엇보다 아직도 ‘김일성유훈통치’가 지속되고 있다. 이 사업 역시 핵심 유훈사업 중 하나다. 김 전주석은 80년대 현 남포지구를 부지로 직접 선정하고 미래의 발전소에 ‘동해발전소’라고 이름지어줬을 정도다. 이와 함께 경수로 2기가 완공될 경우 200만kW의 전력을 생산하게 되는데 이는 실질적인 북한의 1년 전력생산량(추산)과 맞먹는 수치다. 북한이 지난 8월 6자회담에서 동시행동원칙에 따른 포괄적 해법의 마지막 단계로 경수로 완공을 고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 정부도 경수로 완공에 막대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 현재 공정률 33.34%까지 공사를 진척시키는데 투입된 13억5500만달러 중 9억7800만달러의 분담금을 날릴 상황이다. 서스펜션의 경우 당장 사업자에 대한 KEDO의 위약금 지불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완전중단될 경우 최소 3억~5억달러의 추가지출이 예상된다. 때문에 정부는 경수로재개를 강력하게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이 협상과정에서 북한에 핵물질 추출이 가능한 시설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완강한 입장을 고수할 경우 1년6개월뒤 완전중단도 아닌, 그렇다고 재개를 결정하지도 않는 어쩡쩡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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