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사 해체, 얻을 것과 잃을 것
Written by. 박용옥
입력 : 2006-09-25 오후 3:35:53
9·14 한미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마침내 한미연합사령부의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을 한국군 단독행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전작권의 한국군 단독행사는 바로 한미연합사의 해체를 의미한다. 두 정상의 이번 연합사 해체 합의가 과연 서로 상대방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인지, 아니면 각각 자신의 군사적 입장이나 정치적 의지를 일방적으로 관철한 결과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 합의에 따른 양측의 득실은 따져봐야 할 것 같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이번에 “군사 문제가 정치적 문제가 돼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했다. 군사 문제를 군사적으로 다뤄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렇다면 먼저 군사적 측면에서 한미 양측의 상대적 득실부터 따져보자.
우선 미국 측의 입장에서 볼 때, 한미연합사 해체는 모든 면에서 플러스 요인이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보장, 한국 방위의 한국화 촉진 및 미국 방위부담 경감, 전작권의 정치 이슈화 차단 등 불리할 게 하나도 없다. 반면, 한국 입장에서는 득될 게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미연합사의 강력한 전쟁 억제 기능을 대체할 수도 없고, 07-11 국방중기계획 목표 달성 여부도 장담할 수 없으며, 유사시 미 증원전력 전개, 주한미군 주둔 전망 등은 모두 그때 가 봐야 알 수 있는 문제들이다. 한마디로 군사적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은 득이고 한국은 실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미연합사 해체’와 같은 중대한 국가안보 관련 사안을 단순히 군사 차원의 문제로만 다룰 수 있을까. 특히 그런 군사적 조치가 중대한 정치적 파급 영향을 수반하게 된다면, 이는 군사적 판단과 군사적 조치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연합사 해체 결정 과정에서의 군사적 득실 계산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해체후 야기될 수 있는 한반도 정치 상황이다.
지난 2월17일 노 대통령은 직접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2006년도 안보정책 목표’를 ‘한반도 평화의 제도화’로 설정했다. 통일·외교·국방 고위 당국자들이 ‘남북관계 차원에서, 또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여건 조성 차원에서’ 전작권 환수를 추진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즉,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의 전쟁 억제 역할을 희생해서라도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시 행정부는 한국 정부의 이런 정치적 의도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만일 당장의 군사적 득실에 집착한 나머지 연합사 해체의 정치적 파급 영향에 대한 판단을 소홀히 했거나 간과했다면 이는 미국 측의 전략적 과오다. 즉, 정치적 측면에서는 미국 측의 실(失)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측의 득(得)일 수도 없다. 한반도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 사회 건설’을 최종 목표로 하는 북한 정권의 속성에 비춰볼 때, 남북 화해를 통한 한반도 평화의 제도화는 본질적으로 탁상공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연합사 해체의 정치적 파급 영향은 한미 양측에 실(失)이 될 뿐이다.
중대한 정치적 파급 영향에 관한 사전 대비에 실패한 군사적 판단과 조치는 마치 ‘전술적으로 성공하고 전략적으로 실패하는’ 용병술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어쨌든 한미 두 정상은 연합사 해체 원칙에 이미 합의했다. 따라서 두 정상의 합의를 존중하면서 상호 국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오는 10월 개최될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연합사 해체 ‘시기’를 못 박지 않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을 것 같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극우화 조짐 등 안보상 매우 취약한 상황에서 연합사 해체 업무로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득이 될 수가 없다.(konas)
박용옥(한림국제대학원대 부총장, 전 국방부 차관)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이번에 “군사 문제가 정치적 문제가 돼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했다. 군사 문제를 군사적으로 다뤄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그렇다면 먼저 군사적 측면에서 한미 양측의 상대적 득실부터 따져보자.
우선 미국 측의 입장에서 볼 때, 한미연합사 해체는 모든 면에서 플러스 요인이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보장, 한국 방위의 한국화 촉진 및 미국 방위부담 경감, 전작권의 정치 이슈화 차단 등 불리할 게 하나도 없다. 반면, 한국 입장에서는 득될 게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미연합사의 강력한 전쟁 억제 기능을 대체할 수도 없고, 07-11 국방중기계획 목표 달성 여부도 장담할 수 없으며, 유사시 미 증원전력 전개, 주한미군 주둔 전망 등은 모두 그때 가 봐야 알 수 있는 문제들이다. 한마디로 군사적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은 득이고 한국은 실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미연합사 해체’와 같은 중대한 국가안보 관련 사안을 단순히 군사 차원의 문제로만 다룰 수 있을까. 특히 그런 군사적 조치가 중대한 정치적 파급 영향을 수반하게 된다면, 이는 군사적 판단과 군사적 조치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연합사 해체 결정 과정에서의 군사적 득실 계산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해체후 야기될 수 있는 한반도 정치 상황이다.
지난 2월17일 노 대통령은 직접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2006년도 안보정책 목표’를 ‘한반도 평화의 제도화’로 설정했다. 통일·외교·국방 고위 당국자들이 ‘남북관계 차원에서, 또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여건 조성 차원에서’ 전작권 환수를 추진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즉,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의 전쟁 억제 역할을 희생해서라도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시 행정부는 한국 정부의 이런 정치적 의도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만일 당장의 군사적 득실에 집착한 나머지 연합사 해체의 정치적 파급 영향에 대한 판단을 소홀히 했거나 간과했다면 이는 미국 측의 전략적 과오다. 즉, 정치적 측면에서는 미국 측의 실(失)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측의 득(得)일 수도 없다. 한반도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 사회 건설’을 최종 목표로 하는 북한 정권의 속성에 비춰볼 때, 남북 화해를 통한 한반도 평화의 제도화는 본질적으로 탁상공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연합사 해체의 정치적 파급 영향은 한미 양측에 실(失)이 될 뿐이다.
중대한 정치적 파급 영향에 관한 사전 대비에 실패한 군사적 판단과 조치는 마치 ‘전술적으로 성공하고 전략적으로 실패하는’ 용병술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어쨌든 한미 두 정상은 연합사 해체 원칙에 이미 합의했다. 따라서 두 정상의 합의를 존중하면서 상호 국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오는 10월 개최될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연합사 해체 ‘시기’를 못 박지 않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을 것 같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극우화 조짐 등 안보상 매우 취약한 상황에서 연합사 해체 업무로 시간을 낭비한다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득이 될 수가 없다.(konas)
박용옥(한림국제대학원대 부총장, 전 국방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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