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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안보협의회 '추가파병 규모' 협상난항 전망

Written by. 중앙일보   입력 : 2003-11-14 오후 5: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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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 의제와 쟁점..미군 재배치.이전비용도 '핫이슈' 

 

조영길(曺永吉)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오는 17일 제35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머리를 맞대고 양국 간 안보현안들을 조율한다.



이번 SCM에서는 21세기 한미관계 재정립을 목표로 금년 초부터 진행돼 온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 회의'를 마무리하고,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여 그 어느 때보다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SCM의 주요 의제로는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이전과 미2사단 재배치, 대테러전, 이라크 추가파병, 북한 군사상황을 포함한 양국 간 주요 안보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 등이다.



양국은 그동안 5차례에 걸친 미래동맹 회의와 한미연례안보협의회 사전회의(PRE SCM)를 통해 이들 의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으나 일부 문제는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미국이 최근 한국군이 구상하고 있는 이라크 파병 규모와 성격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이번 SCM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 용산기지 이전= 양국은 그동안 미래동맹 협상에서 용산기지를 오는 2006년까지 오산과 평택으로 이전하고 주둔지를 반환키로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으며, 30억달러 수준의 이전비용은 전액 한국이 부담키로 했다.



반환부지 관련해 78만평에 달하는 용산기지 가운데 서울에 잔류하는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 건물 및 근무요원 숙소, 복지시설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약 23만평을 제외한 55만평을 한국에 돌려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미국은 서울 정동 덕수궁터의 미대사관 청사 및 직원숙소 신축계획이 문화재 보호 문제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지난 달 5차 협상에서 돌연 8만여평에 달하는 기지내 미대사관 숙소 및 부대시설 부지를 반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은 이들 시설이 군사시설이 아니므로 부대 이전 시기에 맞춰 부지를 되돌려줘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미국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미국은 이들 시설이 들어선 '역사적 배경'과 대사관 직원들의 숙소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수용불가 입장을 피력했다.



한국은 덕수궁 터의 대체부지 확보와 용산기지내 비군사시설 반환문제를 연계해 해결하자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나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서울 도심 땅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번 SCM에서 이 문제가 쉽게 타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지난 90년 체결한 것으로, 그동안 불평등 논란을 빚었던 용산기지 이전관련 합의각서(MOA) 및 양해각서(MOU)를 대체할 포괄협정안 서명작업도 진통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 미2사단 재배치= 양국은 그동안 한강 이북에 흩어져 있는 미2사단 군소기지들을 오는 2006년까지 동두천과 의정부 지역으로 통합하고, 한반도 안보정세 등을 고려해 오산과 평택으로 재배치키로 합의했다.



또 주한미군이 맡아온 기상예보, 공지사격장 관리, 신속 지상지뢰설치 등 8개 임무를 한국이 인수키로 했다.



특히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적정 규모의 미군만 남기고 한국군이 경비임무를 떠맡고, 북한 장사정포 공격에 대비한 대화력전 수행도 2005년 8월부터 평가를 거쳐 그 임무를 순차적으로 넘기기로 의견일치를 보았다.



미국은 미2사단 재배치와 관련해 병력을 한강 이남으로 옮기더라도 한반도 안보에 아무런 악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군전문가들은 재배치전략을 주한미군의 단계적인 철수와 임무 전환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이 급격히 변화하는 21세기 국제 안보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군대의 기동화, 경량화가 필수라고 판단, 한반도 안보를 전담해 온 주한미군의 재배치와 지역군으로 역할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



주한미군 감축과 역할 변화 가능성은 그동안 여러차례 언론에 보도됐으나 최근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발언으로 구체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13일 "연구 끝에 (미군 재편에 관한) 예비적 결론에 도달했으며, 우리의 동맹국 및 미의회와 논의를 시작할 단계에 와 있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둔 미군의 구조와 기지를 변화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시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용산기지 이전과 2사단 한강이남 재배치 수준을 넘어 주한미군의 감축 과 동아시아 지역 기동타격대로 역할 전환을 포함한 전면 개편안을 적극 고려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한국은 주한미군의 역할이 바뀔 경우 한반도 안보 전담을 전제로 합의한 주둔군지위협정(SOFA)과 용산기지 이전비용 전액 부담 약속을 백지화하라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나 이 문제가 이번 SCM에서 불거질 경우 저지할 묘안이 없는 실정이다.



▲ 한국군 이라크 추가파병 규모 및 성격= 이번 SCM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의제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최근 안보관계 장관회의에서 지시한 3천명 이내 추가파병 규모와 재건 위주의 부대 편성은 미국의 요구 수준과 차이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5, 6일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한미 파병협의 당시 독자적 작전 능력을 갖고 한 지역의 치안을 책임지는 5천명 수준의 전투병 파병을 강력히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미 파병협의단과 이라크 2차 조사단이 3천명 규모의 비전투병 파병안을 제시하자 "그럴 바에는 파병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럼즈펠드 장관이 한국 방문을 며칠 남겨둔 시점에서 한반도 주둔 미군의 재배치 가능성을 공개 언급한 것은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미국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일종의 압력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한국군이 특정지역의 치안임무를 독자적으로 맡아달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이는 데 반해 한국은 노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터키를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최근 이라크 치안불안이 격화되자 파병계획을 철회하거나 철수를 고려하고 있음에도 한국이 기존의 서희,제마 부대와 별도로 3천명 수준의 군대를 추가로 파병하려는 데 대해 미국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견해도 적지않다.



따라서 국방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방한하는 럼즈펠드 장관과 조 장관의 이번 SCM 협상이 어떻게 매듭지어질 지 향후 한반도 안보 및 한미동맹관계 변화와 맞물려 주목된다.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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