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군의 전작권환수 반대 기자회견은 정치활동 아니다"
법무법인 KCL 유권해석‥"회법3조 '정치활동 금지'조항 위헌소지" 제기
재향군인회가 전시작통권 환수 반대 서명운동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한 것은 향군 회법 제3조 1항의 '정치활동 금지' 조항에 위반되는 행위가 아니라는 법률적 검토 결과가 법 전문가들에 의해 공식적으로 나왔다.
법무법인 KCL(대표변호사 이건개)은 10일 대한민국 재향군인회(회장 朴世直, 이하 향군)가 지난달 26일 향군의 기자회견이 정치활동에 위배되는 것인지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의뢰한 데 대해 "국가안보를 위해 기자회견을 여는 것 조차 정치활동이라고 한다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행위를 정치활동으로 보아야 한다"는 해석을 내리며 이같은 검토결과를 이날 향군에 공식문서로 통보했다.
법무법인 KCL은 변호사 80여명이 함께하는 대형 로펌으로 향군회법 관련 법률 검토에는 이건개, 정동욱, 홍성진 변호사 등 3인이 참여했다.
향군은 지난달 12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자유총연맹, 성우회 등 11개 단체와 함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의 중단촉구 5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하기 위한 사전 기자회견에서 박세환 육군부회장이 "··· 국민의 뜻과는 달리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추진이 이뤄지더라도 내년에 재협상을 공약하는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하여 기필코 차기 정권이 재협상을 하도록 할 것이다"라는 회견문을 낭독했다.
이 대목을 한겨레 신문 등이 '정치활동'이라며 기사화 했고 정부와 여당이 문제화하기 시작하여 급기야 국회로까지 비화되면서 박유철 국가보훈처장이 정무위에서 '정치활동으로 생각한다' '(향군)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로 인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박 부회장은 "이 문제로 향군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없다"며 자진 사퇴하기에 이르렀고, 향군은 기자회견문 내용이 정치활동에 해당되는지, 향군법 제3조 제1항 '정치활동 금지'에 위반한 것인지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법무법인 KCL에 의뢰했었다.
KCL은 향군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기자회견 내용이 정치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치활동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며 사전적 의미와 일반적 의미의 정치활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정치란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의미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만 판단하면 정치활동이란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권력의 획득 및 유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국가 안보를 위하여 기자회견을 연 것이 정치활동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치활동이라 함은 정당에 가입하여 정당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지 개인적으로 투표행위를 하거나, 국가안보를 위하여 기자회견을 여는 것과 같이 기본권과 관련된 행위까지 정치활동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국가안보를 위하여 기자회견을 여는 것조차 정치활동이라고 한다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행위를 정치활동으로 보아야 합니다.』
KCL은 정치활동에 대한 정의를 이같이 해석하면서 "기자회견문이 전체적 내용은 국가안보를 위하여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를 강력히 반대하는 내용에 불과하며 일부 문구를 근거로 하여 정치활동으로 비약시켜 판단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KCL은 또 향군회법 제3조 '정치활동 금지' 조항에 대해서도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회법에)금지되어 있지만 정치활동과 무관한 언론, 출판, 및 집회와 관련 이러한 활동까지 금지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권력의 획득 및 유지와 무관한 언론, 출판 및 집회와 관련된 활동을 정치활동으로 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특히 KCL은 향군이 질의하지 않은 향군회법상의 '정치활동 금지'조항에 대해서 '단체활동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며 '위헌' 소지가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KCL은 "현행 공직선거법에 의하면 선거와 관련하여 제한되는 사항을 포괄적이 아닌 개별적·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제한되는 행위를 일반인들이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동법에 의하면 정치활동이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헌법상 보장된 여러가지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며 이는 "재향군인회로 하여금 정치활동과 무관한 단체활동 자체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고, 정치활동의 범위에 대하여도 전혀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KCL로부터 검토의견을 통보 받은 재향군인회는 이같은 내용을 감독관청인 국가보훈처와 국회 정무위원들에게 서면으로 통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향군과는 별도로 국가보훈처도 향군 회법상의 정치활동 금지 조항에 대한 유권해석을 법제처에 의뢰했으나 아직 회신을 받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법제처의 회신 결과에 따라 법 해석이 서로 달라질 수 있어 향군과 정부와의 갈등이 더 깊어 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konas)
김 철 기자 konasnet@korv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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