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정보통제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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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6시 숙명여대 명신관에서는 2006년 제3기 북한인권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은 북한민주화네트워크와 NKnet이 공동으로 후원하고 숙명여대 북한인권동아리 'H.AN.A(하나)'가 주최했다. 초청강사는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였다. 김성민 대표는 예술선전대에서 일하다 탈북, 1999년 우리나라로 왔다. 김성민 대표는 강연을 통해 "북한이 주민들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외부의 정보를 철저하게 차단하기 때문"이라며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의 정보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을 지원해 우리 수준으로 끌어올린 다음 통일하겠다'는 지금의 통일정책은 김정일 정권의 특징에 비추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강연에 앞서 북한의 실상을 다룬 15분 길이의 다큐멘터리 상영이 있었다. 다큐멘터리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현실과 무고한 사람들이 어떻게 정치범으로 몰리는가, 그리고 납북자들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어떤 대우를 받는가에 대해 실제 북한의 화면과 탈북자들의 증언으로 구성돼 있었다. 다큐멘터리 상영이 끝나자 포럼 진행자인 김익환 북한인권학생연대 대표의 인사말이 있었다. 김익환 대표는 "올해는 7월의 미사일 발사, 10월의 핵실험 등 한반도에서 굵직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다"며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나라가 원조해주는 것으로 주민들을 먹여 살리기 보다는 김정일 정권을 유지하기에 급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우리들의 작은 관심과 참여가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학생들의 보다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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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성민 대표의 강연이 시작됐다. 김성민 대표는 식량 문제와 외부정보의 차단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나눠준 자료에 실린 통계를 지적하며 "94년부터 99년까지 약 300만 명이 굶어죽었다는 여러가지 객관적인 자료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럼에도 모든 사람들이 굶어죽지 않은 이유를 배급제 붕괴 후 주민들이 정부를 믿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봤다. 김 대표는 1956년부터 시작된 식량배급제가 어느날부턴가 중단되면서 배급소가 처음으로 문을 닫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부를 믿지 않고 알아서 식량을 구하러 다녀 그나마 살아남았지만 '배급소가 곧 정상화된다'는 정부의 말만 믿던 사람들은 거의 죽었다고 증언했다. 이때 정부의 말을 믿지 않았던 사람들은 가전제품, 식기 등을 농촌이나 군대로 가져가 식량과 맞바꾸면서 살아남았다고 한다. 소위 장마당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되었다고 했다. 김성민 대표는 "이때 수많은 사람들이 굶어죽었는데도 당원과 군인들에게는 배급이 꼬박꼬박 이뤄졌고, 그때 김일성의 시체를 보존한다고 8억 9000만 달러를 썼다"며 김정일 정권이 주민들을 배려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증언하는 정보 통제의 수준도 심각한 것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지난 대구 유니버시아드 당시 북한 응원단들이 김정일의 초상화가 비에 젖는다고 버스를 세우고 플래카드를 가슴에 안고 울었던 것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정보통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북한의 공중파 방송 채널은 세 개라고 한다. 중앙방송과 중앙방송을 지역으로 전파하는 방송, 그리고 평양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만 볼 수 있는 만수산 방송이 그것이다. 모든 채널의 방송 내용은 동일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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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북한 방송은 뉴스를 하면서 사건사고를 보도하지 않는다고 한다. 김정일과 김일성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범죄가 일어나느냐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인터넷, 라디오 등을 통해 해외의 정보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인터넷이라는 것은 국내용 뿐이며 라디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때문에 식량과 외부 정보를 기다리던 북한 주민들에게는 2001년 중단된 대북 선전물과 라면, 라디오, 과자 등이 실린 선전물자가 큰 선물이었다고 한다.
그는 끝으로 '20~30년 동안 북한을 지원해 대등한 수준에서 통일을 하자'는 현재의 대북정책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김정일을 추종하는 자들의 시각으로 펴는 정책은 잘못된 것"이라며 대학생들에게 "진정한 친북은 반김정일을 통해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는 것이지 지금과 같은 친북은 친김정일에 불과하다"며 "나중에 김정일 세력을 제거해 북한이 자체적인 민주정권을 세우고 주민들의 생활이 나아질 수 있도록 여러분들도 애써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강연은 두 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강연이 끝난 후 학생과 김성민 대표 간의 질의응답이 있었다. 한 고려대 재학생이 "김성민 대표께서는 과연 북한체제의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김 대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예전에는 자체적인 붕괴 가능성이 낮았지만 식량위기 이후 북한은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고 설명하고 이를 잘 활용하면 북한 군부에 의한 쿠데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몽헌 추모단체 회원이라는 사람이 '왜 북한에 대해 편향된 정보만 전달하느냐, 내가 북한에 갔을 때 인터넷도 되고 잘 살더라'는 요지의 질문을 던지자 김 대표의 강연을 들으러 왔던 대학생, 대학원생들이 이에 맞서 반박하기도 했다.
이번 강연을 주최한 'H.AN.A(하나) 북한인권 동아리'는 숙명여대 정외과 학생들이 만든 북한 인권 스터디 모임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북한인권의 심각함에 너무 무관심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이들은 동아리 결성 후 북한인권상황을 학생들에게 알리는 언론의 역할을 하는가 하면 국제인권대회 등에 참석해 북한의 현실을 알리고 있다. 다음 주 목요일에 있을 강연에는 강철환 조선일보 기자를 초청할 예정이라고 한다.(konas)
전경웅 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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