終戰 선언, 북 '핵포기'만으로는 안 된다
미국 부시정부도 이제는 북한의 강력한 핵·미사일 개발 의지와 이와 관련한 ‘초강경’ 자세에 질린 것 같다. 5년 전에는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그 후 직접 대화마저 거부하던 미국이 이제 와서는 북한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와 협상의 상대로 삼으려는 모양이다.
지난 18일 베트남 하노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자”고 제의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제의를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미국은 정전상태에 있는 한국전쟁의 공식종료를 선언하고 경제협력과 문화, 교육 등 분야에서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브리핑을 통해 부연 설명했다.
미국은 마치 북핵문제만 해결되면 북한의 대남군사위협도 사라지고 한반도 군사긴장도 완화되어 평화가 뒤따를 것으로 생각을 바꾼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북한의 핵포기 만으로 지난 반세기동안의 휴전체제를 갑자기 평화체제로 바꾸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한편 우리정부는 물론 여야(與野) 모두 미국의 이런 발상의 전환(?)을 무조건 환영하는 분위기다. 벌써 종전(終戰)과 평화라는 말에 들떠서 ‘북핵포기’라는 전제조건에 대해서는 눈을 돌릴 틈도 없어 보인다. 이것이 더 걱정된다.
북한의 핵포기가 진정으로 실현된다면 이는 분명히 한반도 평화와 군사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포기 자체가 반드시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지 않는 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은 핵위협 말고도 방대한 재래식 군사위협 능력과 그 밖에 다량의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의 대량살상무기(WMD)와 10 여만 규모의 특수부대를 포함하는 소위 ‘비대칭’(非對稱) 위협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즉, ‘핵’위협만이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재래식’ 및 ‘비대칭’위협이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안보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해 왔고, 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 양국은 종전이 아닌 정전체제 하에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왔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 마디로 북한의 핵포기 만을 전제로 한 전쟁종결 선언은 사려 깊지 못한 위험한 발상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모든 대남위협 요소들이 해소된 후에야 취할 수 있는 조치다.
또 하나의 문제는 전제조건인 북한의 핵포기와 그 후속조치인 미국의 종전선언 및 대북유대강화 조치는 앞으로 북한과의 양자회담이나 6자회담이 열리는 경우 협상과정에서 선후(先後) 관계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한국전 종결선언이나 대북 관계개선은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문제인 반면, 북한의 핵포기는 결코 쉽게 기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미국이 대화와 타협을 통한 북핵해결에 집착하게 되는 경우, 미국이 먼저 종전선언과 미북관계개선을 추진하고 북한의 긍정반응을 기대하거나 또는 북한 요구대로 ‘동시행동’ 원칙을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체제의 속성상, 북한이 먼저 핵포기할 가능성은 결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가시적 회담성과에 매달리는 쪽이 양보할 가능성이 크다.
어떤 경우든 북한은 다시 한번 핵억제력을 강화하고 협상입지를 공고히 하는 시간을 벌게 될 것이다. 지난 수십 년에 걸친 북한의 핵개발은 철저하게 ‘기만’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여야는 무조건 한반도 전쟁종결을 환영할 것이 아니라 종전선언 후의 한반도 상황에 관해 미국과 보다 높은 차원의 전략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핵포기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미국 측에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노무현 정부가 그렇게 할리는 없을 것이다. 다음 정부를 기대할 수밖에···(Konas)
박용옥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부총장, 前 국방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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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전문가다운 관찰이고 전문가다운 분석입니다. 북핵이 없었을 때는 북한의 대남위협이 없었느냐는 반문으로 글의 의미를 함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당한 말씀이고 우리 정부 안보관계자들과 국민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입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6-11-25 오전 8:4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