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법관들, 美日이 주적(主敵)이라는데...
사법시험 면접위원으로 나섰던 모 변호사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29일자 중앙일보). 50명을 인터뷰했는데, 한국의 군사상 주적(主敵)이 북한이라 답한 이는 1~2명에 불과했다는군요. 대부분이 대한민국 주적은 미국, 일본이라 말했답니다!
『미국과의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강정구에 대한 기소는 잘못됐다』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모 변호사는 다른 위원들의 면접결과를 종합해 『응시자 80%가 국가관이 뚜렷하지 못해 충격적 이었다』고 합니다.
절망스럽다 못해 아찔한 느낌마저 받습니다. 사시 합격자들은 대한민국 주류에 편입돼 사회를 이끌게 될 것입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국회의원이 되고, 장·차관이 되고, 교수가 됩니다. 잠재적 오피니언리더들이 反美·反日 그리고 親김정일 성향을 가졌다는 것은 한국사회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이 인터뷰가 정확한 것일까」하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그러나 분명 이것은 현실이고, 사실입니다. 좌경화된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죠.
저도 법대를 나왔습니다. 몇 년 고시공부도 했습니다. 고시생이란 법률 外 지식습득이 원천적으로 금기시됩니다. 북한의 핵무기·미사일, 이라크戰...국가운명이 걸린 주요 정보는 대부분 좌경화된 TV나 기타 매체를 통해 단편적으로 얻게 됩니다. 사회 지도층을 양산하는 제도가 고시제도인데 사실은 세상과 담 쌓은 무식한 법률기술자, 의식 있는(?) 좌파 지식인을 키워냅니다.
논리적으로 명쾌한 좌파이론에 비해 우파는 「경험(經驗)」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좌파가 한권의 책을 읽고 태어난다면, 우파는 그보다 몇 배되는 책을 읽어야 비로소「탄생」합니다.
두루두루 책 볼 시간도 없고, 좌경화된 TV나 잡지·신문 몇 줄 읽으며 머리를 식혀야 하는 고시생들은 골수 주사파가 되진 않아도 얼치기 反美주의자가 되긴 쉽습니다.
이런 현상엔 법학교육도 한 몫 합니다. 대다수 법대교수들은 독일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독일에서 배워 온 법학이 자유주의가 아닌 주변부 좌파이론들이죠. 교수들이 이런 성향이니 강단도 소위 ‘진보적’입니다.
저는 법대와 법대대학원에서 10여 년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헌법적 정체성의 중요성은 교육받은 적이 없습니다.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제3조 영토조항은 사문화(死文化)조항이라 알고 컸습니다. 그것은 법학계의 소위 「통설(通說)」이기도 하죠. 헌법 제3조가 죽은 것이니 당연히 북한은 「대한민국 未수복지역」이 아닌 「대등한 외국」이 됩니다.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 인정에도 소극적이 됩니다. 정통성, 정체성 그런 주장을 법대에서 하면 완전 꼴통으로 찍히죠.
「체제를 지키는 법학」이 아니라 「체제를 비웃고, 깔보고, 욕하는 법학」이 한국의 현실입니다. 이러다보니 盧씨의 거듭된 헌법(憲法)파괴 언동에 국회가 「탄핵」을 결정해도, 법학교수들은 盧씨가 아닌 국회의 「탄핵」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는 것입니다. 이런 좌파적 「불씨」에 외눈박이 기술자를 키워내는 고시제도는 「기름」을 붓는 격입니다.
저는 법대 동문회나 동창회에 나가는 게 불편합니다. 사시·행시·외시를 붙고 기득권을 얻은 이들이 하는 말은 反美, 親北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상식적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잘해봐야 양비론(兩非論)입니다. 저 같은 사람은 외계인(外界人) 취급을 받죠.
몇 년 전 법대출신 쟁쟁한 선배들이 모인 동문회장 나갔습니다. 당시 저는 한 달에 생활비 백만 원도 못 벌던 처지였습니다. 그런데 고급차 몰고 다니는 선배들은 하나같이 「진보(?)」더군요. 『무얼 향해 진보하는 진 모르겠지만, 당신들은 기득권을 지키려고 좌파권력에 빌붙은 반역자들』이라곤 발을 끊었습니다.
법대출신으로 고시에 떨어진 사람이 법학교육과 고시제도를 비판하면 힘이 실리지 않습니다. 법학교육 10년 동안 산천을 떠돌며 수행에 전심했던 입장에서 더욱 면구스런 주장입니다. 그러나 법학교육, 고시제도는 분명 탄력성을 잃었습니다. 국가지도자들을 키울 요량이면 3년 정도 기관에서 걸러내야 합니다. 원하는 사람은 모두 입학시키되 3년 동안 국가관을 심어주고, 평가해야합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는데 눈을 감고 돈만 버는 법조인들, 간첩들 변호하는 데는 앞 다퉈 나서는 변호사들, 애국인사 변론에는 돈을 받고도 깽판 치는 율사출신들, 다 쓸데가 없습니다.
사관학교 같은 교육기관에서 애국심을 심어주고, 육체훈련도 시키면서 인재를 키워내야 합니다. 조국이 위기에 처할 때 제일 먼저 나가 죽을 화랑 같은 청년을 만들어야 합니다.
美日이 주적이라는 판사·검사·변호사들이 더 늘어난다면 나라는 정말 어둠으로 추락하고 말 것입니다. (출처:조갑제닷컴 http://www.chogabje.com/)
김성욱/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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