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이적활동으로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의해 해산되었음에도 여전히 온·오프라인을 통해 반국가적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잔존 세력들의 실태에 관한 토론회가 자유민주연구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 주관으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소재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구 통진당 세력의 재건실태’ 발표에서, “통진당이 해산된지 1년 9개월이 넘었는데, 통진당은 간판만 내렸을 뿐 구 통진당에서 반헌법적 활동을 주도한 핵심세력과 당원세력들은 아직 건재하며 종래의 투쟁을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대표적 사례 중 하나로 민중연합당을 들었다.

 유 원장에 따르면 민중연합당은 구 통진당 세력이 주도가 되어 2016년 2월 27일 결성한 이후, 제20대 총선에 구 통진당 출신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2명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웃지 못할 풍경이 연출되었고, 당시(2016.3.28.)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민중연합당에게 여성추천보조금 9,100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통진당을 ‘폭력혁명으로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정당’이라고 결정했는데, 구 통진당 출신들이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고 통진당의 아류격인 민중연합당을 창당하고, 총선에 출마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된 것은 위헌정당 해산의 취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며,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정확히 말하면 검찰 등 사법당국)의 직무유기 행위라는 것이 유 원장의 주장이다.

 자유민주연구원 분석 결과 민중연합당 총선출마자(총60명) 중 92%에 해당하는 55명이 통진당 활동 경력자이며, 이중 이석기 내란선동사건(일명 RO)사건시 비밀회합에 참석한 실질적인 RO성원도 12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특히 통진당은 헌법재판소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결정 전인 2014년 11월 23일 개최한 ‘임시 전당대회와 당사수 결의대회’에서 당시 원내대표인 오병윤이 “해산결정이 나오면 다시 당을 만들겠다”라고 발언하며 재창당 의지를 명백히 한 바 있다.

 유 원장은 이어 “민중연합당 관계자들은 자신들은 통진당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진보정당이라고 강변하지만 민중연합당 지역당 책임자들이 100% 통진당 출신임이 확인할 수 있다”며, 구 통진당과 민노당 출신의 민중연합당 1기 광역시도당 주요 인물을 열거했다.

 또 민중연합당 창당초기 통진당 세력이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 이들이 공개했던 흙수저당 청년창당추진위원 103명은 이른바 ‘이석기 키즈(KIDS)’로 불리던 ‘21세기 청소년 공동체 희망’과 이석기의 CNP전략그룹으로부터 선거자문을 받은 한대련 및 그 산하단체인 대학생문화연대 출신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유 원장은 헌법재판소에서 통진당을 폭력혁명으로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정당이라고 결정했음에도 구 통진당 세력들에 의해 정당이 재건되는 것은 위헌정당 해산의 취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으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에 반하는 행위이며, 이를 막지 못하는 것은 국가시법기관이 헌법체계의 훼손를 방치하고 있는 행위라고 민중연합당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때문에 유 원장은 후속조치로 국무총리 소속 하에 「(가칭) 반헌법 통진당세력 청산특별조사위」를 한시적으로 설치해 통진당 관련자 소환조사와 수사지침, 사법처리지침, 관련 백서(반헌법행위백서) 발간, 법제정비 제도개선책 등 반헌법 행위자 처리에 대한 기본정책을 수립․실행해야 하고, 사법기관은 우선적으로 중앙당 및 지방당 핵심간부들을 반국가단체 구성․가입죄 등을 적용해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통진당 국고보조금 환수문제, 정당해산제도의 헌법정신을 실효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입법보완이 필요하며, 통진당 해산 이후 사법기관(경찰, 검찰) 및 관련 부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대로 사법절차 및 후속조치를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해 전면적인 감사원의 국정감사를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김상겸 교수는 ‘통진당 잔존세력 활동의 반헌법성’ 발제에서 “구 통진당이 위헌정당으로 헌재에 의하여 해산결정이 났다면, 구 통진당의 소속 구성원들도 위헌활동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당해산심판에서 해산된 정당의 주요 구성원이 선거에 출마하고 국정에 참여하는 것은 헌법수호제도인 정당해산심판제 도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독일의 사례를 들었다.

 독일은 소속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지만, 1952년 사회주의제국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에서 위헌결정을 하면서 위헌정당의 의원들이 의원직을 유지한다면 실질적으로는 그 정당이 존속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아 소속 연방의원과 주의원에 대해 자격상실을 함께 결정하고 이를 법제화했으며, 1956년 독일공산당 정당해산심판에서는 위헌 결정 후, 당원과 관련자 전체를 수사하여 형사처벌하고 의원직을 상실한 자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피선거권을 제한해 헌법에 적대적인 활동을 한 자에 대해서는 공무담임권을 제한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헌법에 위헌정당해산심판제도를 도입했지만 해산과 함께 후속조치에 대한 입법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위헌정당으로 해산된 정당 뿐만아니라 정당의 구성원으로 활동한 당원이나 관계자에 대해서는 그 정도를 수사하여 선출직 공무원의 경우 자격상실과 피선거권 제한 및 공무담임권 제한 및 형사처벌을 구체화하여 법제화하는 것이 헌법상 정당해산심판제도의 목적이나 취지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토론에서 이동호 사무총장은 “헌법재판소가 판결문에서 통합진보당의 활동과 강령이 명백히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인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론에 입각한 활동이었고, 이들의 활동을 반국가·이적활동이라고 판시했기 때문에 통합진보당과 그 활동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통합진보당 활동가들의 유사정당 활동을 근원적으로 봉쇄하는 후속 법률조치로 지난 19대 국회에 제안되었다 실현되지 못한 범죄단체해산법이 20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옥남 바른사회 정치실장은 “통진당 해산 전에도, 해산 후에도 반국가이적단체로 법원의 판결을 받은 단체 40여개가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으나 이들 단체들에 제도적인 조치는 물론 심지어 이들 단체들에 대한 정보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이적단체들에 대한 당국의 홍보가 부족함을 지적했다.

 제19대 국회에서 이적단체로 판결 받은 안보위해세력을 저지하는 ‘이적단체 해산법’, 선거에서 강제해산정당 출신 후보자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등 법적인 제도장치 마련이 논의 되었지만 야당의 반대로 진전된 것이 없다면서, 안보위해세력에 대한 법적인 장치 마련이 당장 어려우면 당국에서는 일본 공안조사청의 연간보고서와 같이 국가안 보와 국민안위를 위해 안보위해세력의 실상을 알리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