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유화(宥和)' 선회와 北核 향배
"北이 核포기해도 평화보장 못해"
Written by. 박용옥
입력 : 2006-12-13 오후 5:34:40
지난 달 18일 하노이에서 있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현 한반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할 것을 제의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한국전쟁의 종료를 공식 선언하고 북한과 유대관계도 강화할 용의를 표명했다. 미국도 이제는 북한 김정일 정권의 완강하고 끈질긴 핵.미사일 개발 의지와 외부 압력에 대한 ‘초강경’ 대응자세에 질린 것일까.
5년 전에는 북한정권을 ‘악의 축’으로 단정하고 양자간의 직접적인 대화마저 거부해 오던 미국이 이제는 북한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와 협상의 상대로 삼을 수 있다는 새로운 입장을 내 비친 것이다. 이에 대한 반응이라는 듯, 중국의 적극 중재와 북한의 전격 제의로 이달 중 베이징에서 6자회담이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쟁의 종료 선언’과 그 후속 조치인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은 한반도 안보상황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1992년 2월 19일부로 발효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 제5조는 “남과 북은 현 정전상태를 남북 사이의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며 이러한 평화상태가 이룩될 때까지 현 군사정전협정을 준수한다”라고 명기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종전선언과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은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상태’가 이루어진 상황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부시 대통령이 지난 달 한미정상회담에서 피력한 유화(宥和) 성격의 새로운 대북 핵협상 자세는 중대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종전선언의 전제조건인 ‘북핵폐기’가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상태’를 보장하느냐라는 문제가 있다. 현실적으로 북핵폐기는 한반도 평화상태 조성의 필요조건은 될 수 있으나, 충분조건일 수는 없다. 한반도의 군사긴장과 불안정이 북한의 핵개발 때문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북핵문제가 있기 전에도 지난 반세기 동안 북한정권은 한반도 공산화 혁명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군사적으로는 대남기습공격태세를 강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생화학무기.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대량 확보, 부단한 군사침투.도발, 간첩남파, 지하 동조세력 구축.확대, 테러, 납치 등 각양각색의 대남위협.도발 행위를 자행해 왔다. 주한미군의 주둔과 한미연합방위태세 유지도 바로 이러한 북한의 대남군사위협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남북 사이에 공고한 평화상태’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북한 핵무기의 폐기는 물론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 다른 모든 대량살상무기도 완전히 폐기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 혁명을 ‘최종목표’로 추구하는 북한 노동당의 대남혁명노선 자체가 소멸되어야 한다. 단지 핵 폐기만을 전제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로의 전환이 시도된다면, 오히려 한반도 평화기반만 무너트리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또한 북 ‘핵폐기’가 과연 미.북 간에 주고받는 식의 협상과 타협으로 실현될 수 있는 것이냐라는 문제도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북한 노동당은 올해 10월 9일 핵실험 직후 향후 국가정책의 중점방향을 제시하면서 “이번 핵실험으로 생존 위협을 제거한 만큼 앞으로는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강조했다고 한다. 즉, 핵실험 성공으로 미국 위협이 제거됐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런 논리하에 북핵폐기를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이 폐기되고 미.북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부시 대통령의 ‘대북 유화(宥和)’로의 선회도 이런 맥락에서 시도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북한이 자신의 요구를 충족시켜 준다고 해서 핵을 포기하리라고 생각한다면, 이 보다 더한 착각도 없을 것이다.
북한정권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존재 자체를 위협으로 간주한다. 북한의 핵무장도 노동당 규약에 “최종목표”로 명시된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건설”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로의 전환이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한다고 해도, 북한정권의 기만적 속성에 비추어 볼 때, 그 전제조건이 충족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북한은 앞으로 6자회담을 최근 부시 대통령이 피력한 종전선언을 새로운 핵협상 제의 등으로 역이용하려 할 것이다. 핵시설 동결 등 핵폐기 관련 조치들을 부분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미.북 양자 대화체제를 한반도 평화.안보문제 협의채널로 굳히려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핵폐기가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종전선언과 미.북관계 개선이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결과가 주한미군 철수 등 동맹체제 약화로까지 이어진다면, 이는 북한의 대남공산화정책을 도와주는 것은 물론, 남한 내에서의 국론분열, 남남갈등 현상 심화 등 한반도 정세는 극도로 혼미한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아예 한반도를 포기할 생각이 아니라면 종선선언과 평화체제 전환을 단순히 북핵폐기와 연계시키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며 또 북한의 회담지연 책략에 말려들어서도 안 될 것이다. (konas)
박용옥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전 국방부 차관)
5년 전에는 북한정권을 ‘악의 축’으로 단정하고 양자간의 직접적인 대화마저 거부해 오던 미국이 이제는 북한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와 협상의 상대로 삼을 수 있다는 새로운 입장을 내 비친 것이다. 이에 대한 반응이라는 듯, 중국의 적극 중재와 북한의 전격 제의로 이달 중 베이징에서 6자회담이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쟁의 종료 선언’과 그 후속 조치인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은 한반도 안보상황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1992년 2월 19일부로 발효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 제5조는 “남과 북은 현 정전상태를 남북 사이의 공고한 평화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하며 이러한 평화상태가 이룩될 때까지 현 군사정전협정을 준수한다”라고 명기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종전선언과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은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상태’가 이루어진 상황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부시 대통령이 지난 달 한미정상회담에서 피력한 유화(宥和) 성격의 새로운 대북 핵협상 자세는 중대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종전선언의 전제조건인 ‘북핵폐기’가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상태’를 보장하느냐라는 문제가 있다. 현실적으로 북핵폐기는 한반도 평화상태 조성의 필요조건은 될 수 있으나, 충분조건일 수는 없다. 한반도의 군사긴장과 불안정이 북한의 핵개발 때문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북핵문제가 있기 전에도 지난 반세기 동안 북한정권은 한반도 공산화 혁명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군사적으로는 대남기습공격태세를 강화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생화학무기.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대량 확보, 부단한 군사침투.도발, 간첩남파, 지하 동조세력 구축.확대, 테러, 납치 등 각양각색의 대남위협.도발 행위를 자행해 왔다. 주한미군의 주둔과 한미연합방위태세 유지도 바로 이러한 북한의 대남군사위협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남북 사이에 공고한 평화상태’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북한 핵무기의 폐기는 물론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 다른 모든 대량살상무기도 완전히 폐기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 혁명을 ‘최종목표’로 추구하는 북한 노동당의 대남혁명노선 자체가 소멸되어야 한다. 단지 핵 폐기만을 전제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로의 전환이 시도된다면, 오히려 한반도 평화기반만 무너트리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또한 북 ‘핵폐기’가 과연 미.북 간에 주고받는 식의 협상과 타협으로 실현될 수 있는 것이냐라는 문제도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북한 노동당은 올해 10월 9일 핵실험 직후 향후 국가정책의 중점방향을 제시하면서 “이번 핵실험으로 생존 위협을 제거한 만큼 앞으로는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강조했다고 한다. 즉, 핵실험 성공으로 미국 위협이 제거됐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런 논리하에 북핵폐기를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이 폐기되고 미.북 평화협정이 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부시 대통령의 ‘대북 유화(宥和)’로의 선회도 이런 맥락에서 시도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북한이 자신의 요구를 충족시켜 준다고 해서 핵을 포기하리라고 생각한다면, 이 보다 더한 착각도 없을 것이다.
북한정권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존재 자체를 위협으로 간주한다. 북한의 핵무장도 노동당 규약에 “최종목표”로 명시된 “온 사회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사회건설”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로의 전환이 북한의 핵폐기를 전제로 한다고 해도, 북한정권의 기만적 속성에 비추어 볼 때, 그 전제조건이 충족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북한은 앞으로 6자회담을 최근 부시 대통령이 피력한 종전선언을 새로운 핵협상 제의 등으로 역이용하려 할 것이다. 핵시설 동결 등 핵폐기 관련 조치들을 부분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미.북 양자 대화체제를 한반도 평화.안보문제 협의채널로 굳히려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핵폐기가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종전선언과 미.북관계 개선이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결과가 주한미군 철수 등 동맹체제 약화로까지 이어진다면, 이는 북한의 대남공산화정책을 도와주는 것은 물론, 남한 내에서의 국론분열, 남남갈등 현상 심화 등 한반도 정세는 극도로 혼미한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아예 한반도를 포기할 생각이 아니라면 종선선언과 평화체제 전환을 단순히 북핵폐기와 연계시키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며 또 북한의 회담지연 책략에 말려들어서도 안 될 것이다. (konas)
박용옥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전 국방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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