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파병' 국제적 기여와 국익의 함수 관계
정부의 레바논 파병 동의안이 지난해 12월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화함으로써 한국군의 레바논 파병이 조만간에 실현될 예정이다. 이로써 1964년부터 시작된 국군의 해외 파병사에 열두 번째 기록을 남기게 되며 특전사 병력을 중심으로 350명 규모의 평화유지 부대가 레바논에 파병된다. 정부의 레바논 파병 결정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이스라엘-헤즈볼라의 분쟁으로 야기된 레바논 지역의 불안을 해소함으로써 사태의 안정화와 중동 지역의 궁극적인 평화 달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또한 그동안 꾸준히 신장되어 온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국력을 세계에 재확인시키는 데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레바논 파병을 바라보는 국내의 시각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제기되어 온 파병 반대론은 현시점에서도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 파병 반대론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대별된다. 첫 번째 논리는 레바논 파병은 명백히 전투병의 파병이며, 이는 특전사 병력이 파병 부대에 참여하는 정부 안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쟁 지역인 레바논에 병력을 파병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스스로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두 번째 논리는 이것이 사실은 유엔의 결의를 가장한 '타국의 전쟁' (보다 확실하게 규정할 경우 결국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이라는 것이다. 미국 주도의 이스라엘에 편향된 중동 질서 재편을 위한 '침략 전쟁'에 끼어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세 번째 논리는 파병에 앞서 정부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없다는 점을 든다. 즉, 레바논 파병에 앞서 충분한 공청회나 시민 사회와의 협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파병 논란의 문제점
이미 이라크 파병 연장 시부터 일종의 단골 메뉴로 제기되어 온 이런 주장들은 보다 효율적인 정부 정책의 형성과 추진을 위한 시민 사회의 목소리라는 점에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듯하다. 또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하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민주 체제라는 점에서 정부의 방침과 상반되는 주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파병 반대론에 입각한 주장들이 상당 부분 사실을 왜곡하고 있거나 각종 개념을 전후 맥락의 고려없이 편의대로 차용(借用)하고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즉, 논쟁이 전체 시민 사회에 정확한 정보와 분석 결과를 전달하기보다 잘못된 편견을 심어주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레바논 파병이 전투병의 파병이라는 주장은 레바논 사태 해결을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1701호의 기본 취지를 잘못 해석한 것이다. 지난해 8월 11일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한 이 결의안은 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적대 행위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② 최대 1만 5000명 규모의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을 레바논 정부군과 함께 레바논 남부 지역에 배치하며 ③ 이 평화유지군으로 하여금 휴전감시와 레바논 정부군 배치 지원, 레바논-이스라엘간 조정 임무, 인도적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케 하고 ④ 평화유지군 배치와 동시에 레바논에 진입한 이스라엘군이 철수토록 촉구하며 ⑤ 레바논의 모든 정파에 대해 비무장화를 요구한 2000년 결의(1559호)를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레바논 평화유지군의 기본 임무는 특정 세력을 공격하거나 점령하기 위한 전투가 아니라 안정의 회복에 있는 것이다.
특전사 병력의 파견이 바로 전투병의 파견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주장 역시 군대의 양성 및 운용 개념을 의도했건 아니건 간에 곡해한 것이다. 소말리아·코소보 사태 등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평화유지 임무를 담당하는 부대는 때로는 해당 지역에서의 무장 세력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자위권만이 허용되는 평화유지군이 고도의 자제력과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이는 자칫 대규모 군사 충돌이나 민간인 살해와 같은 인도주의적 참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이는 평화유지군에 참여하는 부대의 가장 큰 덕목이 대민교육을 충실히 받은, 자제력과 냉철한 판단력임을 의미한다. 우리의 특전사 병력은 전투력에 있어서도 세계 최정예 수준이지만 대민교육과 자제력 수준에서도 정상급임을 자랑할 만한 부대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레바논 파병이 미국의 침략 전쟁이라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우리 사회 일각에서 언제부터인가 뿌리깊은 고질병으로 자리잡아 온 탈미(脫美) 강박 관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문제를 보다 솔직히 다루어 보자. 만약 레바논 지역 파병에 미국의 대중동 정책이라는 변수가 개입되지 않았다면 파병 문제에 대해 이렇게까지 시끄러운 논란이 벌어졌을까. 우리 국민이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현재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국제 기구가 내린 결의를 미국의 침략 전쟁에 대한 동참 수준으로 격하하는 것은 일종의 자학이자 우리 자신이 극복해야 할 내면의 못난 모습은 아닐까.
충분한 국내의 의견수렴이 없었다는 점 역시 원론적인 문제를 들어 전체의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나 다름 아니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의 기관인 국회가 정부와의 협의 및 내부 토의를 거쳐 동의안을 통과 시켰다면 일단 그 정책 결정 과정은 정당성을 부여받았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국제적 노블레스 오블리주
물론 레바논에 파병될 우리 병력의 완벽한 안전을 담보하기란 어려운 것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활동 지역을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 부대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사실이 평화유지를 위한 해외 파병의 의미와 정당성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국가들의 정서야 어떻게 돌아가든, 우리와는 떨어진 지역에서 벌어진 전투 행위로 인해 해당 지역의 민간인들이 어떤 고통을 받건 간에 우리만 무사하면 된다는 태도는 경제력에서 세계 10위권을 넘나들고 정보기술(IT)등 특정 분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의 신장된 국력을 보유하게 된 국가가 택할 책임 있는 태도는 아니다.
사회 지도층이 그에 걸맞은 최소한의 도덕성과 덕목을 지녀야 한다는 뜻의 용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다. 이러한 도덕적 기준은 국내 차원을 넘어 국제적인 측면에서도 그대로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 상위권에 드는 선진국들의 국제 평화유지 활동에의 기여는 그 국가들의 국력 수준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2004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2004년 11월을 기준 삼아 102개 유엔 회원국으로부터 파견된 6만 6300여 명의 군 및 경찰 요원이 라이베리아·그루지야·인도·파키스탄 등 16개 지역에서 유엔 평화유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레바논 사태 해결을 위한 유엔 결의안 통과 이후 벨기에·불가리아·중국·덴마크·핀란드·프랑스·독일·가나를 비롯한 21개국이 총 1만 490명의 병력을 이미 파견했거나 파견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350∼400명의 평화유지 부대 파병(이는 과거 동티모르 평화유지 활동 규모와 유사하다)을 놓고 논란을 벌이는 것이 과연 그 동안 한국이 이룩한 국력 신장에 비춰 적절한 것인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동안 축적되어 온 해외파병의 노하우와 우리 군의 국제적 평판을 감안할 때 평화유지 활동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나친 우려 일변도의 접근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한국군은 유엔의 요청에 따라 1993년 소말리아에 공병대대를 파견한 이래 앙골라·서부사하라·동티모르 등 10개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바 있다. 특히 1999년 10월 동티모르에 파병된 상록수부대는 현지 파견 이후 책임 지역에 대한 치안 유지, 국경선 통제 및 민사 작전 등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함으로써 지역 주민들로부터 '다국적군의 왕' (말라이무띤)이라는 호칭을 받기도 했다.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 잡기
혹자는 북한 핵실험 등으로 인해 한반도 정세가 결코 안정적이라고 볼 수 없는 시기에 우리의 정예 병력을 해외 파병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 정책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핵을 비롯한 북한의 비대칭 위협은 한미간의 공조와 국제적 연대를 바탕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지 병력 350명의 증감에 따라 그 안정성이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또 레바논 평화유지 활동에 대한 한국의 파병은 북핵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그만큼 안보 문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국제 여론에 심어 줄 수 있다. 물론 명분이 반드시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국제적 평판이나 명성은 그 국가의 실리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한국의 특정 민간 기업이 지닌 브랜드 가치가 국제 사회에서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성과 지명도를 높여 주고, 이로 인해 거래상 보다 유리한 조건을 점하는 사례와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즉, 평화 애호국이자 국제 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한국의 인식이 각인(刻印)되면서 얻어지는 이익은 단순한 명분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유엔차원의 결의에 대한 동참이라는 의미와 함께 레바논 파병은 한미간의 신뢰와 공통 이익의 확장에도 명분과 실리 면에서 적지 않은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는 현재 한미동맹의 유명한 구호 중 하나다. 한국의 해외에서의 기여, 특히 미국이 대외 정책 구사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동 지역에서의 평화유지 활동은 미국의 이익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결국 미래의 포괄적·역동적·호혜적 동맹을 향해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도 한미가 '같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며 보다 형평성 있는 진정한 동반자 관계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는 우리도 해외 파병에서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추구할 때가 된 것이다.(konas)
차두현(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출처:국방저널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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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유엔사무총장도 배출할만큼, 회원국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한다고 본다. 세계의 이목이 한반도에 집중이 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자체의 국가안보도 중요하지만 국제적인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하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7-01-15 오전 10:17:14대한민국도 유엔회원국으로써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세계적으로도 무시못할 국력의 소유자가됐고, 유엔의 도움으로 공산침략을 막아냈던 은혜을 생각해서라도 분쟁지역에 유엔국가로써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활동하는 만큼 국가의 이미지는 제고될 수 있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
2007-01-14 오후 9:05: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