頂上會談보다 時急한 일
頂上會談보다 時急한 일은 6.15 선언 ②항의 無效를 宣言하는 일이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하는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북한측이 판문점 근처에서 남북으로 연결된 철도의 북쪽 구간을 점검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아무래도 김대중 씨는 남쪽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북쪽의 독재자 김정일(金正日) 사이에 ‘정상회담’을 성사(成事)시키기 위한 ‘바람잡이’ 역할(役割)을 스스로 떠맡고 나섰음이 틀림없어 보인다.
결국, 김대중 씨는 오는 6월 소위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7주년에 즈음하여 기차를 타고 그 자신이 평양을 다녀 올 모양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오는 8.15에 즈음하여, 어쩌면 또 다시 평양에서, 노(盧)ㆍ김(金) 양자 사이의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지도록 멍석을 까는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정일의 북한이 금년에 있을 ‘남북공동행사’ 장소로 6.15 때는 서울을, 그리고 8.15 때는 평양을 제안했다는 최근의 보도는 그런 뜻에서 음미(吟味)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김대중 씨가 다시 ‘남북정상회담’을 집요하게 거론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 보다 근본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를 발견하고 있다. 그것은 그가 2000년6월 평양에서 김정일과 합의하여 공표한 소위 ‘615 남북공동선언’이 과연 대한민국 헌법과 합치(合致)하는 것이냐의 여부에 관한 문제다.
그 동안 대한민국에서 ‘6.15 남북공동선언’에 관해서는 주로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과 관련하여 위헌론(違憲論)이 제기되어 왔었다. 그러나 ‘6.15 남북공동선언’은 헌법 제3조의 ‘영토조항’과의 갈등보다 더욱 심각한 헌법상의 문제를 안고 있는 문서다. ‘6.15 남북공동선언’은 대한민국 헌법의 특정 조항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 그 자체와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제1조①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제1조②항)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은 전문(前文)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이념이 ‘자유민주주의’임을 명시하고 제4조에서는 앞으로 실현될 통일조국의 국가이념도 ‘자유민주주의’로 못 박아 놓고 있으며 이와 아울러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제11조①항)는 것과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않는다”(제11조②항)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어서 헌법은 제8조①항에서 대한민국이 채택하고 있는 정당제도는 ‘복수정당제’임을, 그리고 ②항에서 모든 정당은 “목적ㆍ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함을 명시하는 한편 ③항에서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解散)을 제소”하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대한민국 헌법의 여러 조항들은 한 가지 사실을 명백히 하고 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 헌법체제 하에서 ‘계급주의’에 뿌리를 둔 공산주의 정당의 존재는 ‘위헌(違憲)’이며 ‘불법(不法)’이라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에서 공산주의 정당은 ‘창설’될 수도 없고 만의 하나 ‘창설’이 된다 하더라도 헌법 제8조③항에 의거하여 당연히 “정부의 제소”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떠한 존재인가? 이에 대한 해답은 북한, 즉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에서 찾아야 한다. 북한 헌법은 제1조에서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그리고 제3조에서 북한의 주권이 “노동자, 농민, 근로인텔리와 근로인민”이라는 ‘특정 계급’에게 속한다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다. 북한 헌법에 의하면, 북한은 “계급노선을 견지”(제12조)하고 “인민민주주의 독재를 강화”(상동)하며 “군중노선을 구현”(제13조)하고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건설”(제29조)하며 “모든 사람을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자로 만들고”(제40조) “사회주의 교육을 통하여 후대들을 공산주의적 새 인간으로 키우는”(제43조) 나라다. 이 헌법에 의한다면 북한은 한 마디로 ‘계급주의’에 기초한 전형적인 공산주의 국가다.
북한 헌법에는 보통 사람들에 의하여 흔히 간과되고 있는 조항이 있다. 북한 헌법 제11조다. 이 조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 위에 조선노동당이 군림하는 이상한 나라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의 실체를 이해하려면 조선노동당이 어떠한 정당인가를 알 필요가 있다.
조선노동당은 ‘규약’의 ‘전문(前文)’에서 조선노동당이 “마르크스-레닌주의 정당”임을 명시하고 있다. ‘규약’에 의하면 조선노동당은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실시하고 “모든 당사업의 기본원칙으로 계급노선과 군중노선을 관철”하며 “온 사회의 혁명화, 노동계급화, 인테리화를 추진”하게 되어 있다. 나아가서 조선노동당의 ‘당면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의 승리를 이룩하여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 혁명과업을 완수하는 것”이고 ‘최종목적’은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고 공산주의 사회로 건설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적화통일(赤化統一)’이 조선노동당의 ‘최종목적’인 것이다. 조선노동당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공산주의 정당이다. 북한은 바로 이 같은 조선노동당의 일당독재(一黨獨裁) 체제 하에 있는 나라인 것이다.
6.15 선언 제2항에서 김대중 씨는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과 이른바 ‘낮은 단계의 연방제’ 통일에 합의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높은 단계의 연방제’나 마찬가지로 ‘낮은 단계의 연방제’도 ‘연방제’라는 사실이다. ‘연방제’에 관하여 북한과 남한의 친북세력(親北勢力)들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권한배분”에 관한 둔사(遁辭)(가령 “과도적으로 국방권과 외교권을 지방정부가 행사하게 한다”는 식으로)로 분식(粉飾)과 호도(糊塗)를 시도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경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북한이 말하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서도 남-북한은 ‘하나의 국가’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단일화된 주권’을 행사하는 ‘중앙정부’가 창립되고 남-북한은 ‘주권이 박탈된 지방정부’로 지위가 전락(轉落)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연방제’ 하에서 남-북한은 별개의 ‘주권국가’로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로 통합되어야 하는 것이다.
‘연방제’ 하에서는, ‘낮은 단계’이건 ‘높은 단계’이건, 북한도 ‘하나’가 된 ‘연방국가’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연방국가’에서는, 공산주의 정당인 조선노동당이 상부구조가 되는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이 남한과 함께 최소한 대등한 ‘지방정부’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더군다나 ‘연방국가’의 ‘중앙정부’에도 북한은 최소한 1/2 또는 그 이상의 지분(持分)과 권한을 가지고 그 구성에 참가하게 된다. 당연히 공산주의 정당인 북한의 조선노동당이 ‘연방국가’ 안에서 합법적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문제는 이것이 대한민국의 헌법체제 하에서 허용될 수 있는 것이냐의 여부다. 이에 대한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앞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이 같은 일은 대한민국의 현행 헌법체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현재의 시점에서 공산주의 정당을 불법화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제4조를 통해 향후 통일이 이루어질 때도 공산주의 정당은 불법화시키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헌법체제 하에서 남-북한의 ‘연방제’ 통일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중의 한 가지 일이 발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 가지는 대한민국의 헌법이 먼저 개정되어 대한민국 안에서 공산주의 정당이 합법화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북한의 공산체제가 무너져서 북한에서 먼저 공산주의 정당이 불법화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가까운 시일 안에 이 두 가지 일 중에서 그 어느 하나도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 최소한 그 같은 일은 아직까지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면 문제는 분명해 진다. 대한민국 헌법이 먼저 개정되지 않거나 북한체제의 변화가 먼저 발생하지 않는 상황 하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제2항은 대한민국 헌법을 명백하게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김대중 씨는 2000년6월15일 대한민국 헌법 하에서는 김정일과 결코 합의할 수도 없고 또 합의해서는 안 되는 일을 가지고 합의한 것이 된다. 따라서 ‘6.15 남북공동선언’의 제2항은 원천적으로 무효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2000년6월15일 평양에서 김정일과 문제의 6.15 선언에 합의했을 때 김대중 씨의 신분은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인 그에게는 헌법이 부여하고 있는 책무가 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제66조②항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국가의 독립ㆍ영토의 보전ㆍ국가의 계속성”과 함께 “헌법을 수호”하는 책무를 부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은 제69조에서 대통령에게 취임에 즈음하여 “헌법 준수”를 선서하게 하고 있다. 비록 헌법이 같은 제66조③항에서 대통령에게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그 같은 의무는 어디까지나 “헌법 준수”의 테두리 안에서만 정당화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6.15 남북공동선언’ 제2항에 관하여 현직 대통령의 입장에서 김대중 씨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가 굳이 문제의 제2항을 김정일과 합의하기를 원했다면 그는 마땅히 그에 앞서 대한민국 헌법을 개정하여 대한민국 헌법이 공산주의 정당을 합법화시킬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어야 했었다. 대한민국 헌법이 사전에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김정일과 문제의 제2항을 합의하는 것이 불가능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대중 씨는 현직 대통령으로 헌법위반이 명백한 ‘6.15 남북공동선언’ 제2항을 김정일과 합의함으로써 그가 “수호”하겠다고 “선서”한 헌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위헌행위를 저질렀다. 이는 형법 제91조1항의 “국헌문란죄”를 범하는 행위다. 국가반역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후 6년이라는 긴 세월이 경과하는 동안 이 같은 중대한 문제가 대한민국 헌법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은 물론 헌법학자들에 의하여 전혀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일 정도로 놀라운 일이다. 헌법의 핵심이 되는 토대가 이렇게 유린되었는데도 말이다. 지금이라도 늦은 일이 아니다. 김대중 씨의 ‘바람잡이’ 역할을 통해 김정일과의 또 한 차례의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골몰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 차원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민간의 헌법학계에서는, 그보다도 차기 집권정당으로의 부상(浮上)을 준비하고 있는 한나라당으로서는, ‘6.15 남북공동선언’ 제2항이 공산주의 정당을 불법화시키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과 양립(兩立)할 수 있는 것인지의 여부를 공론화하고, 필요하다면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통해, 이 문제가 매듭지어질 때까지는 새로운 ‘남북정상회담’의 추진은 중단하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헌법을 살리는 것이 먼저다. 분단된 조국을 통일하는 일도 현행 대한민국 헌법이 먼저 개정되지 않는 한 현행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만이 가능하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분단관리 차원에서 거론되는 다른 문제라면 몰라도 통일 문제에 관한 한 새로운 ‘정상회담’이 시급한 것이 아니다.
만약 헌법학계의 공론이, 그리고 종국적으로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6.15 남북공동선언’의 제2항은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김대중 씨가 김정일과 이에 합의한 것은 형법상의 ‘국헌문란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데로 모아진다면 무엇보다도 시급한 일은 먼저 ‘6.15 남북공동선언’의 제2항이 ‘무효’임을 ‘선언’하고 김대중 씨에게 이 같이 중대한 국가반역 행위에 대한 법률적 책임을 묻는 것이 일의 올바른 순서다. [끝]
이동복 / 전 명지대 교수(http://www.dblee2000.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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