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완전폐기 갈 길 멀다
작년 12월 중에 있은 제5차 2단계 6자회담 이후 동 회담의 무용론이 확산되던 중, 지난 2월 8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3단계 회담에서 북한이 취할 ‘9·19 공동성명’ 초기 이행조치와 이에 대한 5개국의 상응조치를 합의한 문서가 발표되었다.
이번 합의로 북한 핵문제 해결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완전 해결까지는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
동결-신고-검증-폐기 순으로 단계적 진전이 있을 수 있고, 점진적으로 악화되거나 비확산 조건부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가 기정사실화되는 파키스탄 포뮬라가 될 수도 있으며 남아프리카 포뮬라처럼 체제변화(regime change)에 따라 자연적으로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군사적 긴장 고조ㆍ대결로 인한 전쟁과 같은 파국적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6자회담은 참가국들의 이해관계가 다양하고 책임회피가 가능한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북한과 이루어진 양자회담들과는 달리 북한에 다자적 압력을 넣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이 북한 핵 해결을 위하여 적극 참여하고 있는 점도 있다.
한편 북한은 핵무기가 체제와 정권의 보호ㆍ유지 수단이 되고 한반도에서의 무력균형에서 우위를 획득하며 핵무기 보유국을 기정사실화 하는 이득이 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임기 말 성과에 급급하여 금융제재 해제와 에너지 지원에 대폭 양보하는 모습이다. 또 그동안 폐연료봉 재처리 금지 → 핵실험 금지 순으로 금지선(Red Line)을 후퇴해 왔기 때문에 북핵이 북한 밖으로 이전되지만 않으면 핵보유를 인정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기정사실화와 북한 핵문제의 점진적 악화로 인한 전쟁 등의 최악의 경우에도 대비하여 북한의 핵무기 관련 활동을 감시하고 선제공격과 방어를 할 수 있는 군사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 당국자와 국민의 일치단결된 안보태세 결의 등 비군사적 조치를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 핵문제 해결은 ‘산 넘어 산’의 난제다. 향후 북한 핵문제의 해결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사항을 요약하면, (1)북한이 제5차 3단계 6자회담에서 합의를 하고 이를 이행할 것인지, 가동중지(동결)-신고-검증-폐기 단계별로 어떠한 보상을 요구할 것인지, 또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의 군축 협상을 요구할 것인지, (2) 미국이 “모든 북한 핵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CVID)’ 원칙을 고수할 것이지, 또 북한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할 것인지, (3)중국이 6자회담에 두는 우선순위가 북한정권 체제 유지, 한반도의 비핵화 또는 전쟁방지에 두는지, 또 이를 위해 충분한 역할을 하는지, (4) 직접 핵심 당사국인 한국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비용 부담만 하고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인 파국에는 대비하지 않는지, (5)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상응조치, 특히 북한에 제공할 중유 등 에너지의 종류, 양과 시기와 관련하여 각기 역할과 비용을 적극적으로 분담하는지, (6)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에 의한 북한 핵개발에 어떻게 대처할지 등으로 압축된다.
북한 핵문제는 우리의 생사와 존망이 달린 문제이다. 전체 국민이 북한 핵문제 협상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정부가 핵심 당사국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비용 부담에만 주도적 역할을 하는지 또 국가안보를 위하여 군사적으로, 비군사적으로 만전을 기하는지를 냉정하게 평가·비판함으로써 주권자가 할 몫을 다하여야 한다.(Konas)
송종환(명지대 북한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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